5월 7일 로마 시스티나 경당에서 첫 콘클라베 투표가 진행됐지만 새 교황은 선출되지 않았다. 성 베드로 광장을 찾은 수많은 신자들은 아쉬움의 탄식을 자아냈다 콘클라베에 참여한 133명의 80세 미만 추기경은 이날 오전 10시 새 교황 선출을 청원하는 미사에 참례한 후 오후 시스티나 경당에서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첫 콘클라베 선거를 진행했다. 선거 결과 누구도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해 새 교황 선출은 실패했다. 선거 결과는 밤 9시경(한국시간 8일 새벽 4시경) 시스티나 경당 지붕에 설치된 굴뚝의 검은 연기로 확인됐다. 추기경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 교황청 사도궁 바오로 경당에서 새 교황 선출을 위한 묵상을 한 후 성인호칭기도를 올리며 콘클라베가 열리는 시스티나 경당에 입장했다. 추기경들은 차례로 나와 ‘만약 자신이 선출되었을 때는 성좌의 자유를 수호할 것, 선거의 비밀을 지킬 것, 투표에 대해 외부 압력을 받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이어 교황청 전례원장 디에고 라벨리 대주교가 “Extra omnes”(외부인은 모두 밖으로)라고 외친 후 추기경단과 자신,교황궁내원 전 강론 담당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90)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내보낸 후 시스티나 경당의 문을 닫았다. 이날 첫 투표를 마친 추기경들은 숙소인 성녀 마르타의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뒤, 8일 오전과 오후 각 두 번씩 총 네 차례 투표를 한다. 선거에 참가한 추기경 133명의 3분의 2인 89명의 지지를 얻은 추기경은 교황으로 선출되며, 시스티나 경당 지붕 굴뚝의 흰 연기와 성 베드로 대성당의 종소리로 새 교황이 선출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교구는 5월 7일 오후 6시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교황 선출 기원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단에 지혜와 화합의 은총을, 그리고 온 세상과 교회를 위한 목자를 보내주시기를 청하고자 마련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봉헌된 미사에는 구요비(욥) 주교, 이경상(바오로) 주교와 사제단을 비롯해 수도자와 평신도 등 300여 명이 새 교황 선출을 염원하며 함께 기도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교황을 의미하는 라틴어 폰티펙스(Pontifex)의 어원은 ‘다리를 건설하는 사람’으로, 교황님은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피조물인 우리 인간을 연결하는 분이시고, 사람과 사람, 인류 공동의 집 지구와 인간을 연결하는 직무를 지닌 분”이라면서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신 교황님을 중심으로 세계 교회가 하나돼 하느님께 함께 나아가는 시노드 교회의 모습으로 복음을 전파한다면 세상의 더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분의 복음의 기쁨을 맛보고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새 교황 탄생을 향한 기대를 전했다. 또한 “새 교황님의 어깨에 지워질 무거운 십자가에 우리 기도가 많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목자를 기다리며 성령께서 함께하시기를 우리 모두 열심히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 교황 선출을 위한 기도 > ○ 오소서 창조주님 성령께서 찾아오사 창조하신 마음속에 천상은총 채우소서. ● 보호자신 성령님은 지존하신 주님선물 사랑의샘 불과사랑 우리영혼 축성기름 ○ 약속되신 성령님은 하느님의 손가락 일곱은혜 베푸시고 말씀능력 채우시네. ● 느낌생각 비추시고 마음속에 사랑부어 나약하온 저희육신 튼튼하게 고치소서. ○ 원수들을 멀리쫓아 참된평화 주옵소서. 성령님의 인도받아 모든해악 피하리다. ◎ 성령님은 아버지와 아드님을 알리시니 아버지와 아드님의 성령님을 믿나이다. ┼ 기도합시다. 주님, 교회를 다스리고 지켜 주시니 주님의 종들에게 지혜와 진리와 평화의 성령을 보내시어 주님의 뜻을 온전히 깨닫고 그 뜻을 온 힘을 다하여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1일 선종함에 따라 사도좌 공석(Sede vacante)이 된 교회는 추기경단의 주도 아래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황 선거 ‘콘클라베’는 어떻게 진행될까? ■ 추기경 선거인단 오늘날 콘클라베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6년 반포한 교황령 「주님의 양 떼」(Universi Dominici Gregis)에 따라 이뤄진다. 교황령에 따르면 사도좌 공석이 된 시점에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에게 교황 선거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전통적으로 교황 선출권 보유 추기경 수는 120명 이하로 제한돼 임명됐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중 80세 미만 추기경을 이 제한보다 더 임명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4월 21일 기준으로 135명의 추기경이 교황 선출권을 지니게 됐다. 135명의 추기경을 서임한 교황별로 살펴보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5명, 베네딕토 16세가 22명, 프란치스코 교황이 108명이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53명, 아시아가 23명, 북아메리카가 20명, 남아메리카가 18명, 아프리카가 18명, 오세아니아가 3명이다. 현재 교황 선출권을 지닌 추기경 전원이 참석하게 되면 역대 최다 인원이 참석한 콘클라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2013년과 베네딕토 16세가 선출된 2005년 콘클라베에서는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이 115명이었고,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출된 1978년 콘클라베에는 111명이 참석했다. 교황 선출권 지닌 추기경 현재 135명 교황청 공식 발표, 5월 7일 콘클라베 시작 5월 중순 새 교황 맞이할 듯 ■ 콘클라베 진행 과정 콘클라베가 개최되면 선거인 추기경들은 교황궁의 바오로 경당에 모여, ‘오소서, 성령님’(Veni Creator) 성가를 부르며 성령의 도움을 청하면서 행렬을 지어 시스티나 경당으로 간다. 시스티나 경당에 도착하면 추기경들은 한 명씩 복음서에 손을 얹고 서약문에 따라 맹세한다. 마지막 추기경의 맹세가 끝나고 외부인이 모두 퇴장하고 나면 새 교황이 선출되기 전까지 시스티나 경당은 봉쇄된다. 투표는 ‘나는 교황으로 뽑는다’라는 문구가 쓰인 투표용지 하단에 피선자의 이름을 작성해 반으로 접어 집표함에 넣는 비밀투표 방식으로 이뤄진다. 콘클라베의 비밀누설에는 파문 제재가 따를 정도로 엄격하게 비밀이 지켜진다. 추기경들은 “나를 심판하실 주 그리스도를 증인으로 삼아 나는 하느님 앞에서 당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는 사람을 선거합니다”라고 말하며 집표함 뚜껑 위에 투표용지를 올리고 뚜껑을 뒤집어 투표용지를 집표함에 넣는다. 선거인 추기경단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은 사람이 교황으로 선출된다. 만약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은 사람이 없으면 다시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투표를 마친 후에는 투표용지를 태워, 그 연기를 통해 외부에 결과를 알린다.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으면 검은 연기를, 교황이 선출됐으면 흰 연기를 피워 올린다. 그래서 신자들은 시스티나 경당 굴뚝이 보이는 성 베드로 대성당 광장에 모여 선한 목자의 탄생을 기도하며 흰 연기가 피워 오르길 고대한다. 콘클라베는 첫 날 한 차례 투표를 진행하고 다음 날부터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씩, 하루에 총 네 번까지 투표를 실시한다. 만약 이렇게 사흘 동안 투표가 이뤄졌는데도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루 동안 투표를 중단하고 추기경들은 기도와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이후 일곱 번의 투표 후에도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다시 하루 중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투표 끝에 교황이 뽑히면 선임 추기경이 피선자에게 교황직 수락 동의를 구하고, 피선자가 동의하면 콘클라베는 종료된다. 콘클라베가 종료되면 선거인 추기경들은 새 교황에게 경의와 순종을 표하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어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새 교황과 교황명을 발표하고 새 교황이 ‘로마와 온 세계에’(Urbi et Orbi) 사도적 축복을 내린다. ■ 언제 새 교황을 만날 수 있을까? 교황령 「주님의 양 떼」는 사도좌 공석이 된 순간부터 만 15~20일 사이에 콘클라베를 시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황청은 4월 28일 열린 추기경단 총회에서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5월 7일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콘클라베 기간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길어도 5일은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교황 선출 시에는 각각 5차, 4차에 걸친 투표로 이틀 만에 교황이 선출됐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경우 8차 투표로 콘클라베 기간이 사흘이었다. 20세기 이후 가장 길었던 콘클라베는 비오 11세 교황을 선출했을 때다. 1922년 열린 이 콘클라베는 5일에 걸쳐 14번의 투표 끝에 교황을 선출했다. 5월 7일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5일 이내에 투표가 마무리 되는 경향을 생각하면 늦어도 5월 중순에는 새 교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콘클라베는 콘클라베(Conclave)는 ‘열쇠로 걸어 잠글 수 있는 방’이라는 뜻의 라틴어 ‘쿰 클라비스’(Cum Clavis)에서 온 말이다. 초창기 로마의 주교, 즉 교황은 지역 성직자와 신자들의 선거로 뽑혔다. 그러나 교황이 그리스도의 대리자요, 보편 교회의 수장으로서 영향력이 커지자 교황 선출에 황제나 왕, 귀족들의 간섭이 커졌다. 이에 1059년 니콜라오 2세 교황은 선거권을 추기경들에게 국한시켰고, 1179년 제3차 라테라노 공의회를 통해 3분의 2 다수결 선출 방식이 결정됐다. 그러나 다수결 선출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1268년 비테르보에서 열린 교황선거는 1271년이 되도록 끝나지 않았다. 긴 선거에 지친 비테르보 시당국과 시민들은 성당 문을 잠그고 빵과 물만 제공하며 빠른 결정을 촉구했고, 결국 2년 9개월 2일만에 교황이 선출됐다. 바로 첫 콘클라베다. 첫 콘클라베로 선출된 복자 그레고리오 10세 교황은 1274년 콘클라베를 제도화했다. 이후 세부적인 규칙은 수정·보완돼왔지만, 추기경단이 문이 잠긴 성당에서 3분의 2 다수결로 교황을 선출하는 형태의 콘클라베는 계속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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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티나 경당, 콘클라베 준비 완료

교황청의 시스티나 경당이 제267대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를 앞두고 추기경 선거인단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교황청 공보실은 콘클라베 개막을 앞두고 5월 3일 시스티나 경당의 내부 준비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콘클라베는 5월 7일 시작된다. 현지 시각 5월 2일에는 교황청 소방대가 시스티나 경당 지붕 위에서 굴뚝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굴뚝에서는 교황 선출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게 되며, 이는 최소 89명의 추기경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교황이 추기경단의 투표로 결정됐을 경우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 전 세계에 새 교황 선출을 알리게 된다. 콘클라베는 5월 7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시작된다. 추기경들은 ‘교황 선출을 위한 미사'를 통해 성령의 인도를 기원하며 교황 선출을 위한 여정에 나선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추기경들은 파올리나 경당에 모여 성인 호칭기도(Litany of the Saints)를 바친 뒤 시스티나 경당으로 엄숙히 행진한다. 행렬 후에는 모든 추기경이 ‘보편 교회의 목자로서 베드로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선서를 한다. 이 선서는 선출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겠다는 다짐과 외부의 간섭을 거부하겠다는 서약도 포함된다. 이어 교황청 전례 담당 책임자는 콘클라베와 무관한 모든 사람에게 시스티나 성당을 떠날 것을 명령한다. 그 다음으로 교황궁내원 강론 담당이었던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90)이 추기경들에게 두 번째 묵상을 전한다. 이때 전례 담당 책임자가 함께 한다. 묵상이 끝나면, 칸탈라메사 추기경과 전례 담당 책임자가 시스티나 성당을 떠나고, 곧바로 첫 번째 투표가 시작된다. 한국시간으로는 8일 0시 이후에 첫 투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콘클라베는 매일 아침과 오후 두 차례씩, 하루 총 네 번의 투표를 이어간다. 모든 투표용지는 소각되며, 이때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통해 전 세계가 새 교황 선출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서울 생명위, 제19회 생명의 신비상 ‘프로라이프 유럽’ 등 선정

생명 문화 건설을 위한 ‘제19회 생명의 신비상’에 유럽 대학생 생명 운동 단체 ‘프로라이프 유럽’과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허준렬 교수,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장진아 교수, 안온북스 대표 서효인 시인이 선정됐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이하 생명위)는 5월 4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제15회 생명 주일 미사’와 행사를 열고 미사 중 생명의 신비 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맞춰 해외 청년까지 대상자를 넓힌 결과, 활동 분야 본상으로 프로라이프 유럽이 선정됐다. 2019년 유럽 각국의 24~30세 젊은이들이 모여 창립한 프로라이프 유럽은 공식 학생 봉사자 137명과 협력 봉사자 300명이 거의 매주 생명 교육을 실시해 약 4000명의 학생과 1000명 이상의 생명 운동 지도사를 양성했다. 이어 허준렬 교수는 자폐증 발병 원인을 밝히고 치료 가능성을 제시해 생명과학 분야 본상으로 선정됐다.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터루킨-17 수치가 높으면 자폐증 환자 행동이 개선된다는 점과 임신 중 감염에 의한 염증이 태아의 자폐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으며, 장내 세균이 면역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했다. 생명과학 분야 장려상은 조직 특이적인 바이오잉크를 제조한 장진아 교수에게 돌아갔다. 장 교수는 세계 최초로 바이오프린팅 기반 인공 심장의 개발을 위한 초석인 ‘좌심실 비틀림’ 현상을 구현해 주목받았다. 또한 인문사회과학 분야 장려상으로 선정된 서효인 시인은 생명의 소중함과 존재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작품활동 및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활발한 사회 활동이 인정받았다. 제19회 생명의 신비 상 시상식은 6월 17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수상자에게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상패와 본상 1억 원, 장려상 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생명 주일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이경상(바오로) 주교는 강론에서 “교회는 올해 20주년을 맞는 생명위를 통해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서 무엇보다도 앞세워 지켜야 할 가치는 생명이며, 예수님을 따라 생명을 수호하고 희망의 표식이 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알려왔다”며 “모든 인간 생명이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이 땅에 왔고 또 그분께 갈 것임을 굳게 믿고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사 전후로 주교좌명동대성당 앞마당에서 열린 생명 주일 행사에는 다채로운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생명위는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고 있는 생명의 수호성인 ‘과달루페 성모’ 성화를 중심으로 생명 Q&A 전시, 태아 모형과 아기 예수님 안아보기, 성 요셉 앞에 놓인 임종하는 이의 손 모형 잡기, SNS에 태그하고 상품 받기 등을 준비했다.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많은 이들이 평소 생명의 중요성을 막연하게만 생각하다가 막상 중요한 순간이 오면 실천하지 못한다”며 “이를 위해 체험 부스에서 여러 가지를 실제로 함께 참여해 봄으로써 점차적인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종합

[새 성당 봉헌 축하합니다] 서울대교구 항동본당

서울대교구 항동본당(주임 박명근 클레멘스 신부)은 5월 18일 오후 3시 서울시 구로구 연동로 170 현지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연다. 2023년 2월 1일 신설된 항동본당은 2024년 2월 3일부터 새 성당을 짓기 시작해 2월 11일 완공했다. 새 성당은 대지면적 960.2㎡, 건축면적 379.53㎡, 연면적 1663.21㎡,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주요 시설로는 지하 1층에 주차장, 지상 1층에 사무실과 만남의 방, 2층에 대성전, 4층에는 교리실과 사제관 등을 갖추고 있다. 교황청에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대리석상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한진섭(요셉) 작가가 항동성당 제대, 독서대와 성수대, 지붕 십자가 등을 제작했다. 박정석(미카엘) 작가는 유리화, 한창규(요한 사도) 작가는 십자고상과 성모상, 선종훈(프라 안젤리코) 작가는 십자가의 길 14처 성화 제작에 참여했다. 새 성당은 항동(航洞)의 의미를 살려 전체적으로 배 모양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본당 주임 박명근 신부와 사목위원들은 건축비용 마련을 위해 서울대교구 12개 본당에서 모금활동을 펼쳤고, 항동성당 건축 소식을 접한 재미교포 어르신이 미화 1000달러와 함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본당 신자들은 건축 기간 동안 묵주기도 100만 단을 바치며 정성을 모았다. 박 신부는 “항동본당 설립 2년여 만에 드디어 새 성당을 완공하고 성당 곳곳에 성 미술품을 설치한 것이 꿈만 같다”며 “성전에서 예수님 고상과 십자가의 길 14처 성화를 보며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북토크, “교황 방북 프로젝트 재가동, WYD가 기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다리를 놓는 사람’(Pontifex, 라틴어로 사제)으로서, 평화의 겨자씨 한 줌을 가톨릭 황무지에 가서 뿌리고자 하셨습니다. 선교 정신에서 방북 의사를 밝히셨죠.” 2018년 10월 18일 문재인(티모테오) 전 대통령이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저는 (언제든) 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Sono disponibile)”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답하자 교황청에서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 외교관으로서 교황의 평양 방문을 성사시키고자 노력했던 이백만(요셉) 전 주교황청 대사는 “방북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사제들에게 교황님은 ‘나는 교황이기 이전에 선교사’라고, ‘사제가 없으니 갈 수 없는 게 아니라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가야 한다’고 피력하셨다”고 회상했다. 국제가톨릭평화운동 단체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Pax Christi Korea, 상임대표 이성훈 안셀모)는 4월 2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이 대사를 초청해 북토크를 열었다. 북토크는 이 대사가 교황청에서 지켜보고 동참했던 교황 방북 프로젝트 과정을 기록한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를 주제로 열렸다. 이 대사는 “교황의 방북 의도는 자신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을 외교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유도해 북한 사람들을 구해 내려는 것이었다”며 “핵심 쟁점은 북한으로부터 선교의 자유를 받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북한에 ▲가톨릭 공동체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교황청이 인정하는 사제의 미사 집전을 허용하고 ▲북한 신자들이 탄압 걱정 없이 미사에 참례할 수 있게 하고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이들을 석방하고 ▲종교 단체의 인도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비오 11세 교황은 소련의 스탈린과 협상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단 하나의 영혼이라도 구원할 수 있고 더 큰 해악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면, 우리는 악마와도 협상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교황 방북 프로젝트는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후 결렬됐지만, 이 대사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가 다음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 재가동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북미 관계 회복 의지를 보이는 미국, WYD에 북한 청년들을 초대하고자 하는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가려는 교황청의 뜻이 답지하면 후임 교황이 평양과 서울을 잇따라 방문하는 미래는 얼마든지 상상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희망의 순례자’ 본당 공동체, 이웃에게 희망을] (1) 서울대교구 구의동본당 지역 사각지대 종합 돌봄 실현 사업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 이하 복지회)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서울대교구 내 본당들을 발굴해 매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을 열고 지원하고 있다. 가톨릭 사회복지의 풀뿌리 공동체인 각 본당은 복지회의 도움으로 어떤 발전적 사회복지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 올해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된 본당들이 지역사회에 희망을 심고 있는 모습을 소개한다. 서울대교구 구의동본당(주임 이종환 요셉 신부)은 ‘구의동 지역 사각지대 종합돌봄사업’ 통해 지역사회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이웃들을 보살피고 있다. 법적 문제로 수급권이 주어지지 않았거나, 정부와 민간단체로부터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없는 취약계층들을 발굴·지원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구호를 넘어 가난한 이웃을 스스로 찾는 ‘실천’을 행함으로써 가톨릭적 본당 사회복지사업의 표준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지역사회 복지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본당 각 구역 신자들이 공동체와 연결되기 어려운 취약계층 이웃들을 발굴하고 본당 사회사목분과에 지원 대상자로 추천하고 있다. 성당 주변에 분포한 노후 다세대주택에는 홀몸노인, 다문화가정, 취약계층 1인 세대가 많이 살고 있다. 특히 홀몸노인은 자녀(법적 부양가족)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민간 복지 단체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많다. 또 지역 복지시설의 후원을 받더라도 병원비와 약값 등 지속적인 큰 지출 때문에 더 큰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신앙 공동체이자 지역사회 일원이기도 한 본당이 이러한 이웃들을 찾아나서면, 최소한 그들이 고립과 단절로까지 고통받지는 않게 된다. 본당 사회사목분과 실무자 양정혜(베로니카) 씨는 “약소하더라도 면밀하고 지속적인 돌봄이 결국 심적으로도 힘이 될 것이기에 결국 일회성 지원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35개 복지 사각지대 가정이 사업을 통해 ▲격주 반찬 나눔과 두 달에 한 번 쌀 지원 ▲김장 나눔 ▲설·추석·어버이날 선물 지원을 받고 있다. 반찬은 본당 사회사목분과 반찬나눔팀 구성원들이 직접 만든다. 고기 및 생선 반찬과 국을 포함한 4가지 반찬을 보온·냉 가방에 담아 대상자들의 집을 찾아 손수 전달한다. 이는 대상자들에게 물질적 도움을 넘어 ‘나를 잊지 않은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심리적 지지 체계도 제공한다. 4월 24일 반찬 지원을 받은 장점자(83) 씨는 “고립된 나를 기억해 주고 계속 찾아와 주니 가슴속 먹구름이 한 꺼풀 걷힌 느낌”이라고 전했다. 시력이 온전하지 않은 장 씨는 “하느님을 잘 알지는 못해도, 나보다도 힘든 이웃을 위해 기도하도록 마음을 녹여주시는 분임은 똑똑히 안다”고 말했다. 이날 장 씨 등 복지사각지대 이웃들 집을 곳곳 다니며 반찬을 배달한 본당 신자 신혜선(사비나) 씨는 “그냥 밥과 반찬처럼 보일지 몰라도, 우리는 하느님 사랑을 지역사회에서 전파하며 ‘실천하는 신앙’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의동 지역 사각지대 종합돌봄사업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의 ‘2025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올해부터 더 큰 나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본당 신자들은 집수리와 청소 등 홀몸노인들의 주거환경 개선 활동과 매달 1회 미용 봉사도 펼칠 예정이다.

서울 개봉동본당, 유가족 회복 프로그램 ‘사랑골’ 마련

서울대교구 개봉동본당(주임 윤성호 아우구스티노 신부)은 사고사나 돌연사로 사별을 경험한 유가족의 회복을 돕는 ‘사랑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4월 23일 첫 모임을 시작한 ‘사랑골’ 프로그램은 6월 1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5시 개봉동성당 마리아홀에서 총 8회가 열린다. 총 7명의 유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사랑골’은 사별 유가족 돌봄 전문가인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손영순(카리타스) 수녀의 강의, 미술, 음악, 동작 테라피 전문 강사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손영순 수녀는 4월 30일 강의에서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겪게 되는 심리상태를 설명하고 자가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손 수녀는 “배우자나 자녀를 잃은 가족들이 가슴에 품는 아픔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거나 완전히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가족들이 그 아픔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기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울고 싶을 때 울면서 사별의 아픔을 인정하는 삶을 살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별 가족 중에는 술에 의존하거나 다른 가족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랑골’은 정상적이고 긍정적인 방법으로 사별의 아픔을 덜어내면서, 건강한 지지체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윤성호 신부는 개봉동본당에서 ‘사랑골’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가족을 잃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차라리 빨리 죽고 싶다’는 감정을 갖고 사는 분들도 많은데 본당 사목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면서 “‘사랑골’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가족들이 처음에는 흙빛 얼굴로 왔다가 5주차가 넘어가면 묵혔던 감정이 조금씩 풀리고 점차 얼굴에 웃음기가 생겨난다”고 밝혔다. 이어 “일주일에 하루 모임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본당 수도자가 모임이 없는 날에도 유가족들과 전화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모임이 모두 끝난 후에는 유가족들끼리 후속 모임을 하거나 같이 여행을 떠나는 등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