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마다 전례력을 통해 부활 후 처음 맞이하는 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보낸다. 이날은 성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가 환시를 통해 만난 예수님의 말씀에서 시작돼 보편교회가 함께 기념하는 축일로 자리 잡은 날이다. 그리고 파우스티나 수녀가 만난 예수님의 모습이 ‘자비로우신 예수님 성화’로 그려졌다. ‘자비로우신 예수님 성화’가 나타내는 하느님 자비와 하느님의 자비 주일에 관해 알아본다. “네가 지금 보는 모습대로 초상화를 그려라.” 1931년 2월 22일 폴란드 플로츠크의 자비의 성모 수녀회 파우스티나 수녀가 만난 예수님은 자신의 모습을 성화로 그리도록 지시했다. 흰옷을 입은 예수님은 한 손을 강복하듯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가슴께에 대고 있었는데, 그 부분에서 흰빛과 붉은빛, 두 개의 큰 빛줄기가 나오고 있었다. 우리가 ‘자비로우신 예수님 성화’라고 부르는 성화의 모습이다. 이 성화에서 가장 큰 특징이 두 빛줄기다. 이 빛줄기들은 각각 예수님의 심장에서 나오는 물과 피를 의미한다. 파우스티나 수녀가 그 의미를 묻자, 예수님은 “흰 빛줄기는 영혼을 의롭게 하는 물을 뜻하고, 붉은 빛줄기는 영혼의 생명인 피를 뜻한다”면서 “이 두 빛줄기는 십자가에서 고통당하는 나의 심장이 창에 찔려서 열렸을 때, 나의 자비의 깊은 심연에서부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빛줄기들은 내 아버지의 분노로부터 영혼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수님의 물과 피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파스카를 기억하게 해준다. 파스카 신비에서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가장 크게 드러나기 때문에 성화는 ‘하느님의 자비 성화’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0년 열린 파우스티나 수녀 시성식 강론에서 “피는 골고타의 희생과 성체성사의 신비를 떠올리게 하고, 물은 요한복음의 풍부한 상징에 따라 세례와 성령의 선물을 생각하게 한다”며 “이 상처 입은 성심의 신비를 통하여 하느님 자비의 빛은 계속해서 세상 위에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예수님은 파우스티나 수녀에게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도록 명하면서, 그 그림에 “예수님, 당신께 의탁합니다”라는 말을 넣으라고 했다. 이는 자비에 대한 우리의 실천이 의탁(신뢰)임을, 그리고 예수님께 의탁하면서 우리 역시 이웃에게 자비를 실천해야 함을 가르쳐 준다. 예수님은 파우스티나 수녀를 통해 “나의 자비에 의탁함으로써 솔선수범”하길 당부하면서 이웃에게 자비를 실천하는 세 가지 방법을 “첫째는 행동이요, 둘째는 말이요, 셋째는 기도”라고 가르쳤다. 예수님은 “그 초상화는 나의 자비가 요구하는 것들이 행동임을 기억시켜 줄 것”이라면서 “아무리 강한 신앙이라 할지라도 행동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예수님은 “이 초상화를 공경하는 영혼들은 절대로 멸망하지 않을 것”과 “특히 죽음의 시간에 원수들과 싸워 승리하게 될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이 초상화가 부활주일 후 첫 주일에 성대하게 축성되기를 바란다”면서 “그 주일은 자비의 축일이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마침내 1935년 부활 제2주일 자비로우신 예수님의 첫 성화가 리투아니아(당시 폴란드) 빌뉴스에서 공개됐다. 사실 파우스티나 수녀는 이 성화를 보고 자신이 본 예수님의 모습만큼 아름답지 못해 슬퍼했다. 경당에서 울며 “누가 주님의 있는 모습 그대로 아름답게 그릴 수 있겠냐”고 기도하는 파우스티나 수녀에게 예수님은 “이 초상의 위대함은 그 빛깔이나 붓으로 그린 아름다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은총 안에 있는 것”이라고 성화의 의미를 전했다. 이에 교회는 파우스티나 수녀 때 제작된 성화만이 아니라 화풍이 다른 성화들도 자비의 성화로 인정하고 공경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된 자비로운 예수님 성화는 폴란드 크라쿠프 라기에브니키의 하느님 자비 성지 성당에 걸린 성화다. 하느님 자비 성지는 파우스티나 수녀가 선종하고 묻힌 자리기도 하다. 빌뉴스의 첫 성화는 두 빛줄기를 흰색과 붉은색으로만 표현했지만, 라기에브니키 자비 성당의 성화는 흰 빛줄기에 푸른빛을 더해 물과 피의 상징을 더 뚜렷하게 드러낸다.

한국교회는 성주간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거룩한 전례를 거행하며 죽음과 악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한 마음으로 경축했다. 동시에 교회는 부활의 기쁨이 성당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외되고 상처 입은 이웃들에게도 전해지도록 거리와 삶의 현장으로 나아갔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권력자나 강한 이들이 아니라 눈물 흘리던 이들과 약한 이들에게 먼저 나타나셨듯,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곁에서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와 노동사목위원회 등 5개 단체는 4월 5일 서울역에서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 촉구를 위한 주님부활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빈민사목위원장 오주열(안드레아) 신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상훈(알렉산데르) 신부를 비롯해 동자동 사랑방 주민과 사제·수도자·활동가 등 100여 명이 참례했다. 이들은 공공주택 사업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로하며, 부활의 기쁨이 동자동 쪽방촌에도 깃들기를 기도했다. 박상훈 신부는 강론에서 “부활 신앙은 곧 다른 사람을 돌보라는 초대”라며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삶의 새로움이 허망한 것으로 남지 않게 하려면, 다른 형제자매들이 머물 ‘지붕’을 염려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려는 우리의 태도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고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자동 쪽방촌은 2021년 국토교통부에 의해 공공주택 사업지구로 선정됐으나, 주택 소유주들이 민간 재개발을 요구하며 갈등이 빚어져 5년째 재개발이 멈춰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사업이 중단되면서 5년 새 150명이 넘는 주민이 비좁은 단칸방에서 열악한 환경과 씨름하다 세상을 떠났다. 동자동 사랑방 대표 차재설 씨는 “씻는 것마저 불편한 공간에서 재개발이라는 ‘봄’을 기다리며 살던 한 할아버지가 ‘나도 살아생전 평온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라고 한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4월 5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운영하는 장애영유아 거주시설 ‘디딤자리’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시설에 선물을 전달했다. 구 주교는 이날 “디딤자리 어린이들의 영혼에는 사랑을 향한 의지가 담겨 있다”며 “디딤자리가 아이들이 사랑 안에서 애벌레에서 찬란한 나비로 자라나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돕는 하느님의 집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교회가 지닌 교육·의료 시설 등을 바탕으로 장애 아동의 전인적 구원을 돕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05년 개원한 디딤자리는 장애로 인해 가정 내 보호가 어렵거나 입양이 보류된 만 0~6세의 장애 영유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정공동체 형식의 소규모 거주시설이다. 현재 디딤자리는 전원해야 하는 아이들이 자립생활을 경험하고 훈련할 수 있는 ‘체험홈’ 마련이 과제로 남아 있다. 만 12세까지의 아동도 수용할 수 있지만, 공간이 부족하고 건물 증축도 어려워 외부 공간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디딤자리는 이를 위한 도움의 손길과 함께, 입소가 필요한 장애 영유아를 기다리고 있다. ※ 후원계좌 국민 487101-01-246065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디딤자리 ※ 문의 02-987-6009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디딤자리 ◎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월 5일 수원시 이목동에 자리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바다의 별’을 찾아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가 2003년 문을 연 바다의 별에는 현재 공동생활가정 몬띠의 집, 마르따의 집, 바르나바의 집 등에서 50여 명의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장애를 지닌 분들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수도회는 물론이고 이용자 가족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갖고 시작된 이곳은 하느님의 사랑이 가장 아름답고 눈부시게 빛나는 공동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의 별을 이용하는 분들과 봉사자, 직원 모두는 주님으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났고 이미 충분히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며 “부활하신 예수님의 평화와 기쁨이 여러분 모두의 삶 안에 따뜻하게 머물길 빈다”고 전했다. ◎ 제주교구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인 4월 3일 제주시 한림읍 성 이시돌 새미 은총의 동산 야외 십자가의 길에서 ‘4·3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봉헌했다. 교구는 올해 성금요일이 ‘제78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과 겹침에 따라 “나를 위해 울지 마라”(루카 23,28)를 이번 행사의 주제 성구로 정하고, 4·3이 단지 아픔과 슬픔에 머무는 기억이 아니라 희망과 생명으로 나아가야 할 여정임을 묵상하며 십자가의 길을 봉헌했다. 14처 기도를 마친 후 신자들은 새미소 대형 십자가 아래 모여 물과 피를 상징하는 대형 천을 들고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봉헌했다.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성체 강복을 하며 십자가의 길을 마무리했다. 앞서 교구는 4월 2일 서귀포시 강정천에서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주례로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봉헌했다. 문 주교는 강론에서 “갈등과 힘의 논리로 갈라진 공동체를 치유하는 길은 예수님처럼 서로의 발을 씻어 주고 보듬는 사랑, 빵을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을 선택하고 평화를 이루는 삶이 교회가 걸어가야 할 생명과 평화의 순례라고 전했다. 미사 중에는 발씻김 예식도 열렸다.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도 4월 2일 경남 함안의 지적장애인 생활시설 ‘로사의 집’을 찾아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봉헌하고, 시설 생활자들의 발을 씻어 주며 주님 만찬의 의미를 되새겼다.

서울대교구가 인공지능(AI) 시대 교회 사목을 위한 ‘카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프로젝트를 통해 교구 내 축적된 데이터를 통합·재구축해 향후 교회 AI 활용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은 AI 시대 가톨릭교회 정보시스템 혁신 사업인 카를로 프로젝트를 위한 컨설팅 업체를 최근 선정했다고 밝혔다. 카를로 프로젝트는 미래 사목 환경과 AI 시대에 대비해 분산된 교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AI 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 이름은 인터넷을 통해 신앙을 전한 가롤로(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처럼 교회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재 교구에는 굿뉴스, 본당 양업 시스템, 교구 양업 시스템, 각 부서 및 기관 홈페이지와 서버 등 여러 정보시스템이 별도로 운영되면서 데이터가 분산돼 있다. 이 때문에 신자 교육, 봉사활동, 사목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활동 정보가 통합 관리되지 못했고, 사목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활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AI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프로젝트 추진 배경이다. 최근 AI 기술은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여러 시스템을 연결해 사용자를 보좌하는 ‘에이전트 AI’로 발전하고 있다. 에이전트 AI는 데이터와 규칙을 기반으로 업무를 자동 수행하기 때문에, 교회 데이터가 정리돼 있지 않으면 향후 활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교구는 이번 사업을 통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홍보와 온라인 지원사업, WYD 묵주기도 10억단 운동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카를로 프로젝트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2027년에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굿뉴스·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에 들어가 굿뉴스 서비스 30주년인 2028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2029년부터 2031년까지 양업 시스템도 개편한다. 교구 전산정보실장 김광두(고스마) 신부는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교회도 자체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준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정리가 필수”라며 “그 준비를 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중요한 과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는 카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오는 5월 킥오프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컨설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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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자비 주일 특집] 왜 ‘자비’는 부활 다음에 오나

주님 부활 대축일 다음 주일인 부활 제2주일을 교회는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낸다. 이 명칭은 200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를 시성하면서 공식 선포했고, 같은 해 교황청 경신성사부 교령을 통해 전례력과 미사 경본 안에 명문화됐다. 그러나 이 주일이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 된 데는 단순히 전례력에 기념일 하나가 더해진 것이 아니라, 파우스티나의 신심과 부활 시기의 전례 그리고 이날 복음에 대한 교회의 이해가 서로 맞물려 있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의 기원은 20세기 초 폴란드 파우스티나 수녀의 영적 체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일기」에는 예수님께서 “부활 후 첫째 주일이 자비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는 기록이 있다.(299항) 이 요청은 49항과 570항 등에서도 반복된다. 그리고 699항에는 이 축일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예수님은 이 자비의 축일을 “모든 영혼, 특히 가련한 죄인들을 위한 피난처와 피신처”라고 부르시며, 그날 고해와 영성체에 오는 이들에게 특별한 은총을 약속하신다. 부활 제2주일이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자리 잡게 된 직접적인 영적·신심적 근거가 바로 이 기록들이다. 폴란드 크라쿠프대교구에서는 1985년 이 축일을 처음으로 전례력에 공식적으로 포함했고, 이후 폴란드 여러 교구로 확산됐다. 크라쿠프대교구장 시절부터 파우스티나 수녀의 시복·시성 절차에 깊이 관여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서임 뒤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Dives in Misericordia)」 등을 통해 하느님 자비를 교회의 핵심 주제로 제시해 왔다. 전례적인 면을 볼 때 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부활 제2주일까지 여덟 날을 하나의 큰 축일처럼 지내는 부활 팔일 축제로 거행한다. 그 마지막 날인 부활 제2주일은 축제의 절정을 이루며 주님 부활의 의미와 신비를 고양한다. 이날 미사에서는 전례력 가·나·다해 공통으로 요한복음 20장 19~31절이 봉독되는데, 여기에는 두 장면이 핵심으로 담겨 있다. 먼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닫힌 문안에 숨어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또 부활 소식을 믿지 못했던 토마스를 위해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상처 난 손과 옆구리를 직접 보여 주시며 의심 속의 제자를 믿음으로 이끄신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 전대사 교령 등은 이 복음에서 부활하신 주님께서 교회에 죄의 용서 사명을 맡기신 장면을 특별히 상기시킨다. 부활 사건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동시에, 상처 난 몸으로 다가오시는 주님 안에서 죄의 용서와 관계 회복이 열리는 사건으로 교회 안에서 묵상 돼 왔다. 부활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은 바로 그 자비가 교회의 사명으로 선포되는 날인 셈이다. 그래서 경신성사부 교령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부활 제2주일을 이러한 은총의 선물을 특별한 신심으로 기억하는 날로 정하고, 이 주일에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라는 이름을 주었다”고 밝힌다.

주교회의 SNS 콘텐츠 눈길…“엄숙한 기관에서 친근한 소통으로”

주교회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자들과의 소통을 넓히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공식 기구로 다소 엄숙하고 딱딱한 이미지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카드뉴스와 영상 콘텐츠, 참여형 이벤트 등을 통해 보다 친근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며 눈길을 끈다. 주교회의 인스타그램(@cbck_official)은 한국교회의 다양한 뉴스와 교황 메시지, 교회 문헌, 전례 시기 등 교회 소식과 신앙 콘텐츠를 카드뉴스나 짧은 영상 형식으로 꾸준히 게시하며 신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교회의 공식 발표 등을 문서 원본이나 공식 발표 형태로 그대로 전달하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핵심 내용을 간결한 문장과 이미지로 시각화해 신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교회의의 전국위원회 위원장 주교 담화와 교황 메시지를 소개하는 카드뉴스는 대표적인 콘텐츠다. 이동 축일과 특별 주일, 기도의 날 등에 발표되는 담화와 메시지의 핵심 문장을 정리해 게시하며 교회의 가르침을 더 쉽게 전달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내용을 가독성 있게 정리하고 신자들이 신앙생활 속에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SNS의 특성을 살린 참여형 콘텐츠도 눈에 띈다. 주교회의는 3월 3일 인스타그램 개설 1주년을 맞아 댓글 참여 이벤트를 마련했다. ‘주교회의’, ‘축복예식’, ‘매일미사’, ‘교황문헌’ 등 제시된 네 글자의 앞 단어로 사행시를 짓는 방식이었다. 신자들이 댓글로 직접 참여해 다양한 문장을 남겼고, 게시물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단순한 공지 전달을 넘어 신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SNS가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영상 콘텐츠는 주교회의 유튜브 채널(@cbck)을 통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회의 다양한 소식과 교회의 가르침을 설명하는 영상이 게시되고 있으며, 특히 홍보국장 임민균(그레고리오) 신부가 직접 등장해 신앙 상식이나 교리를 재미있게 설명하는 형식의 영상은 공식 기관의 메시지를 보다 친근하게 전달한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문서 중심 홍보에서 벗어나 영상으로 설명하고 소통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주교회의 홍보국은 주교회의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영상 제작에는 홍보국 구성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회의 가르침과 소식을 보다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민균 신부는 “모든 콘텐츠는 주교회의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신자분들이 교회의 가르침과 여러 소식을 지루하지 않게 접하실 수 있도록 하는 목표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목표가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결실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앞으로도 하느님 말씀이 한국교회의 토양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 유산 상처 보듬는 신앙 처방전 마련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유산(流産)을 경험한 신자와 가족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 ‘Plan ‘B’’(플랜 비)를 마련하고 관련 도서 4권을 출간했다. 플랜 비는 유산을 경험한 부모의 정서적·신앙적 치유를 돕는 프로그램이나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유산의 아픔을 겪은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희망을 발견하도록 돕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플랜 비는 유산(Abortion)의 아픔 이후에도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두 번째 계획(B), 즉 새로운 생명(Baby)을 의미한다. 유산의 경험을 끝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다시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으로 바라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생명위가 이번에 발간한 「유산을 애도하며」, 「상실을 품은 가족」, 「보이지 않는 생명」, 「불임여행」도 플랜 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도서들은 생명의 시작부터 상실 그리고 다시 희망을 향해 나가는 전 과정을 아우르며, 각자의 자리에서 아픔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또한 신앙 안에서 생명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보다 성숙한 사랑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길잡이가 돼준다. 「유산을 애도하며」는 유산이라는 깊은 상실의 아픔을 기도와 묵상으로 풀어낸 책이다. 슬픔을 신앙 안에서 치유와 회복으로 이끌어 주며, 단순한 위로를 넘어 상실의 고통을 기도를 통해 승화시키고 극복할 수 있도록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 「상실을 품은 가족」은 가족이라는 특별한 관계 안에서 유산의 슬픔을 이해하고 상처 입은 마음이 치유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부모, 형제, 조부모 등 가족 구성원의 애도 방식이 소개돼 있어, 서로 다른 슬픔을 존중하면서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이끈다. 「보이지 않는 생명」은 태아의 생명과 산전 검사에 대한 윤리적 성찰을 담고 있다. 현대 의학의 발전 속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생명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고, 생명은 조건이 아닌 존재 자체로 존엄하다는 진리를 전한다. 「불임여행」은 생명을 기다리는 여정 속에서 겪는 고통과 희망을 진솔하게 담아낸 이야기다. 불임이라는 현실 속에서 느끼는 좌절과 갈등,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하는 사랑과 신앙의 의미를 함께 나누며,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동행이 돼준다. 도서들은 자발적 후원금으로 발행됐다. 생명위는 도서들이 사목에 활용되도록 전국 교구 가정·생명 담당자들에게 100부씩 발송했다. 한편 생명위는 하반기에 유산 치유 프로그램 플랜 비를 운영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유산 경험의 아픔이 있는 신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하며, ▲나의 마음 마주하기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감정 쏟아내기 ▲자기 연민과 위로 ▲봉헌과 작별 ▲희망으로 나아가기 등 총 6회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 02-727-2350(도서), 02-727-2354(프로그램)

[신앙 속 예술, 예술 속 신앙] 샤르팡티에의 〈포르루아얄을 위한 미사〉와 포르루아얄 데샹 방문기(상)

17세기 프랑스 작곡가 마르크 앙투안 샤르팡티에(Marc-Antoine Charpentier· 1643?~1704)의 음악에는 두 가지 결이 존재한다. 하나는 루이 14세 시대 문화의 영향을 받은 장엄함이고, 다른 하나는 내밀하고도 영적인 교회음악을 향한 감각이다. 그 가운데 〈포르루아얄을 위한 미사(Messe pour le Port-Royal)〉는 후자에 속하는 작품이다. 이 미사는 1687년 7월 20일, 파리 포르루아얄 공동체를 위해서 작곡되었다고 추정된다. 병에서 회복된 프랑수아 드 알레 대주교를 위한 감사의 의미와, 대주교의 여동생이자 수녀원장이었던 마르가리타 드 알레의 영명 축일이 겹친 자리였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미사 구조에 있다. 입당송, 화답송, 봉헌송, 영성체송에 해당하는 부분이 두 세트로 제시되어, 상황에 따라 성 프란치스코 혹은 성 마르가리타를 축일별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오빠 프랑수아, 곧 프란치스코와 누이 마르가리타의 이름이 구조 속에 중첩된 것이다. 요컨대 하나의 미사가 복수의 의미와 용도를 수용하도록 짜여 있는 셈이다. 음악적 구성 역시 독특하다. 세 명의 소프라노와 여성 합창 그리고 통주저음으로 이루어진 편성은 극도로 절제되면서도 투명한 음향을 만들어낸다. 과시하지 않는 소박한 선율이 중심을 이루고, 오르간 역시 절제되어 사용된다. 이 곡의 배경으로 우선 ‘얀세니즘(Jansenism)’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는 벨기에 지역인 이프르의 주교이자 루뱅대학교 교수였던 코르넬리우스 얀센의 저작에서 출발한 신학적 흐름으로, 성 아우구스티노의 은총론을 강조하며 구원에 있어서 인간의 자유 의지보다 하느님 은총의 절대성을 부각했다. 얀세니즘은 교회와 왕권에 의해 반복적으로 단죄·탄압되고 18세기 해체되었지만, 그 엄격한 은총 중심의 영성은 사라지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잔존했다. 작품이 연결되는 지점은 흔히 떠올리는 얀세니즘의 본거지 포르루아얄 데샹(Port Royal des Champs)이 아니라, 파리 포르루아얄이다. 두 공동체는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1668년 이후 다른 길을 걷는다. 즉 우리가 기억하는 ‘얀세니즘’ 이미지는 포르루아얄 데샹에 더 강하게 남아 있지만, 미사가 울려 퍼졌던 파리 포르루아얄은 왕권과 교권의 질서 속에서 일정 부분 재편된 공간이었다. 그럼에도 음악에서 느껴지는 얀세니즘의 잔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성 수도회와 공동체를 염두에 둔 소프라노 중심의 편성, 과장되지 않은 음색은 당시 얀세니즘이 품고 있던 방향성을 조용히 드러낸다. 이제 그 이름이 남아 있는 장소로 시선을 옮긴다. 얀세니즘의 중심지 포르루아얄 데샹을 찾았던 것은 늦가을이었다. 파리 남서쪽, 베르사유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그러나 도시 경계가 끊기는 지점부터 풍경은 달라진다. 길은 조용해지고, 사람의 흔적은 희미해진다. 안내 표지조차 드물고, 주변은 지나치게 고요하다. 그렇게 홀로 걷다가, 확신이 사라질 무렵 포르루아얄 데샹 국립박물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편에서 계속〉 글 _ 박찬이 율리아나(음악 칼럼니스트)

종합

부활 기쁨 전하며 “가락시장 성당 알려요”

4월 2일 서울대교구 가락시장준본당(주임 조대현 바오로 신부)의 ‘하상바오로의 집’은 달걀을 포장하는 신자들로 북적였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가락시장 상인들에게 건넬 부활 달걀을 준비하는 현장이었다. 본당의 부활 달걀 나눔 행사는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가락시장에도 성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성당이 가락시장 청과동 3층에 위치해 있고, 눈에 띄는 십자가 등도 없는 탓에 성당의 존재를 모르는 상인들이 많았다. 본당은 행사 이후 상인들의 인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달걀 준비를 위해 신자들은 3~4일 동안 작업에 매달린다. 첫째 날에는 달걀을 삶고, 둘째 날에는 봉투에 성당 위치, 미사 시간, 부활 소식 등을 담은 안내지를 넣어 포장한다. 이후로는 상인들이 일하는 시간대에 맞춰 포장된 달걀을 직접 전달한다. 올해도 부활 달걀 약 5000개를 나눴다. 본당은 행사를 점차 확대해 달걀 1만 개를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당은 이러한 나눔이 선교로도 이어진다고 밝혔다. 냉담 교우인 상인이 달걀을 받고 성당에 다시 나가거나, 답례로 본당에 감사 예물을 봉헌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달걀을 보고 “이제 또 부활이네요”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행사는 신자들에게 선교의 보람도 주고 있다. 문병규(프란치스코) 씨는 “주변 상인들이 안내지를 보고 시장에도 성당이 있었냐고 물으며 신기해한다”며 “잘 보이지 않는 성당을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정명선(글라라) 씨도 “달걀을 나눌 수 있어 즐겁다”며 “나눔 이후 성당에 간다는 분들을 볼 때마다 선교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무악동 선교본당 “한옥 성당에 흐르는 우리 가락, 매주 만나요”

“주님 안에서 평화를 빕니다~. 주님 안에서 평화를 나눕니다~.” 서울 독립문 인근에 자리한 서울대교구 무악동 선교본당(주임 남해윤 요셉 신부, 예수회) 한옥 성당. 휘모리장단과 전통 악기 선율에 맞춰 국악 성가의 가락이 은은히 흘러나온다. 본당은 주님 부활 대축일인 4월 5일 가톨릭 우리맥소리 국악성가단(이하 국악성가단)을 중심으로 전례와 성가를 국악으로 봉헌하는 ‘국악 정기 미사’를 처음으로 거행했다. 이번 국악 정기 미사는 본당에서 매월 한 번 국악 미사를 봉헌해 온 국악 미사를 넘어, 앞으로 매 주일미사를 국악 전례로 봉헌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국악성가단 홍상진(시몬) 단장은 “현재 한국교회 안에서는 국악 전례 미사가 정기적으로 봉헌되는 사례가 드물고, 대부분 특별 행사나 기념 미사에 한해 이뤄지고 있다”며 “국악 정기 미사는 국악을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국악인들이 전례의 주체로 참여해 우리 전통 음악으로 미사를 봉헌한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전했다. 국악성가단은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에 등록되기 전인 2002년 3월부터 여러 본당과 성지 등에 초청돼 합창제, 독주 등 여러 방식으로 활동해 왔다. 또한 성경 구절을 바탕으로 장단과 가락에 맞춰 직접 작사·작곡한 곡을 모은 「가톨릭 국악성가」 를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가야금, 해금, 아쟁, 장구, 대금 등 다양한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와 소리꾼 등 20여 명의 국악인이 함께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느님의 종 이벽(요한 세례자)의 생애를 그린 성극 ‘광암 이벽’을 준비해, 의정부교구 주엽동본당 설립 31주년 기념 행사에서 무대에 올렸다. 물론 국악성가단의 활동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년 넘게 본당과 성지 등을 찾아다니며 국악 미사를 봉헌해 왔지만,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활동 기반이 흔들리는 시기도 있었다. ‘국악 전례곡이 어렵다’는 인식도 넘어야 할 벽이었다. 몇 차례 존립의 위기를 겪었지만, 여러 사제와 단원의 노력으로 활동을 이어오며 오늘에 이르렀다. 아쟁 연주자 정대순(클라라) 씨는 “우리 선율과 전통 악기로 연주하는 국악 성가단이지만, 정작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설 자리가 부족한 현실이 아쉽다”며 “물론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더 많은 관심과 기회 속에서 우리 음악을 키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악성가단 담당사제인 남해윤 신부는 “개인적으로 학창 시절 학교와 성당에서 풍물놀이를 자주 접해 더욱 친밀하고 관심이 크다”며 “한국인에게는 전통 가락인 국악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자 리듬인 만큼, 많은 신자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악의 멋을 더 많은 이와 나누고 함께할 수 있도록, 매 주일 오후 6시 미사에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천주교 공예품 전수조사 착수

한국교회사연구소가 4월부터 한국교회 공예품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교회사연구소는 최근 서울공예박물관이 발주한 ‘2026년 한국 천주교 공예자료 조사연구 용역’ 입찰에서 선정돼 사업을 수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공박물관이 천주교 공예품을 대상으로 조사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가톨릭 연구기관이 해당 용역을 수행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사 대상에는 감실, 세례대 등 성물뿐 아니라 의자와 강론대 등 가구류도 포함된다. 교회사연구소 송란희(가밀라) 학술이사는 3월 18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연구 수행 계획을 발표했으며, 3월 20일 최종 선정 통지를 받았다. 송 이사는 책임연구원으로서 전체 조사를 총괄하고, 남소라(모니카) 박사 등 연구원 3명이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한다. 교회사연구소는 성 베네딕도회가 일제강점기에 운영했던 실업학교인 숭공학교(崇工學校)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를 지낸 고(故) 이순석(바오로) 작가 등이 한국 공예사에 끼친 영향도 함께 추적할 예정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근현대 시기 천주교 문화가 한국에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공예품을 발굴해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1960년까지 제작·유통·사용된 천주교 공예품의 맥락을 규명하고 관련 자료를 조사·정리해 한국 근현대 공예사 연구의 기초 자료를 구축하려는 목적도 있다. 송 이사는 이번 조사 의의에 대해 “한국 천주교 공예품은 교회만의 유산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 더 나아가 세계적인 유산임에도 그 가치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연구 결과가 교회 안팎의 많은 연구자들에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한국교회의 공예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연구는 1단계 연구 설계와 선행 조사, 2단계 자료 조사, 3단계 자료 정리와 보고서 작성, 4단계 최종 보고회 개최, 5단계 최종 보고서 제출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보고서 발간과 제출 등 연구 마무리는 올해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송 이사는 “시간이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연구소가 그동안 국내외 여러 교회 박물관과 협업하며 쌓아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원활하게 연구를 진행하겠다”며 “천주교 공예품에 대한 충실한 해제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가치 있는 천주교 공예품에 대한 제보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