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제1대리구 청소년국, ‘따로 또 같이’ 프로젝트

수원교구 제1대리구 청소년국은 청소년들이 ‘따로 또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체험할 수 있도록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정기 희년을 맞아, 청소년들이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희망의 순례를 함께 걸어가도록 돕기 위한 ‘따로, 또 같이(가치)’ 프로젝트가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프로젝트는 청소년국이 제안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고 인증사진을 제출하면, 건수마다 기부금이 적립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모인 기부금은 성요한의 집, 성야고보의 집, 생명의 집, 모성의 집 등에 전달됐다. 3월에는 ‘성요셉 성월’을 맞아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미션들이 제시됐다. 가족과 성지순례를 다녀오거나, 부모님께 편지를 쓰고 발을 씻겨드리는 등 가족과 함께하는 미션을 39명이 실천했으며, 이를 통해 200만 원이 기부됐다. 5월에는 성모 성월을 기념하며 새 생명과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미션이 이어졌다. 자연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 드리기, 환경 보호 실천, 감사 편지 쓰기, 부모님과 하트 모양 만들기, 장미꽃 선물하기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신앙 성장을 위한 미션도 동시에 진행됐다. 평일미사 후 십자고상 앞에서 사진 찍기, 감실 앞 성체조배, 성모상 앞 묵주기도 등이다. 이 기간 총 498명의 청소년이 참여해 500만 원이 기부됐다. 청소년국은 프로젝트 종료를 기념해 6월 22일 고등동성당에서 파견미사를 봉헌됐다. 두 달간 함께하며 더불어 사는 기쁨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이날 미사를 통해 하느님께 한 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청소년1국장 이재혁 신부는 강론에서 “우리는 피로하고 외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각자가 삶의 여정에서 ‘순례자’가 되기로 마음먹는다면 ‘따로 또 같이’ 살아갈 수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홀로 그러나 함께’라는 신앙의 가치를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여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파견미사에 함께한 모든 이가 상상력 넘치는 꿈을 품고, ‘나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어떤 인생의 순례길을 걸을 것인가’를 예수님의 꿈을 통해 바라보길 바란다”며 “비록 고되고 험한 길일지라도 그 여정 안에서 ‘희망’을 꼭 발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2면

수원교구 민화위, ‘제22기 청년도보성지순례’ 개최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는 7월 5일부터 12일까지 ‘제22기 청년도보성지순례’(이하 도보순례)를 개최했다. ‘주님, 제 소리를 들으소서’(시편 130,2) 주제로 열린 도보순례에는 봉사자 21명을 포함해 69명의 청년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교구 내 성지를 순례하면서 그 걸음을 주님께 봉헌하고,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을 기원했으며, 신앙 선조들의 순교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5일 교구청 지하 강의실에서 봉헌된 발대미사 강론에서 허현 신부는 “오늘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축일에 시작하는 도보순례는 김대건 성인으로 말미암아 퍼진 하느님의 씨앗인 우리들의 신앙을 확인하는 여정”이라며 “뙤약볕 아래 기도하며 걷는 도보순례가 여러분에게 기쁨과 은총,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보순례 둘째 날인 7월 6일 정오경, 청년들은 양근성지에 도착해 성지 전담 권일수(요셉) 신부와 순례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청년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상 앞에서 권일수 신부의 축복을 받으며 각자의 신앙을 풍요롭게 채워나가길 기도했다. 권일수 신부는 도보순례자들에게 “순례를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가운데 여러분 자신도 알아갈 것”을 권고하고 “예수님의 의연함과 성모님의 인내를 배울 것”을 당부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길 위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기쁨은 청년들에게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는 힘이 되었고, 지친 동료의 손을 잡고 함께 걷는 여정은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번 도보순례는 수원교구청에서 시작해 양근성지, 마재성지, 구산성지, 남한산성성지, 수리산성지, 수원화성순교성지 등을 7박8일간 순례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청년들은 도보순례 여정 중 교구 내 20여 개 성당을 경유하며 정의·평화·사랑을 위해 기도했다. 특히 성당과 성지 곳곳을 순례하면서 순교자들의 신앙 열정을 이어받아 교회의 미래를 위해 믿음을 이어 나가며 기여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오는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간 열리는 단기 도보순례에는 40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교구 영성교육원에서 봉헌되는 발대미사를 시작으로 은이성지, 죽산성지, 미리내성지, 어농성지 등을 순례할 예정이다. 성기화 명예기자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1면

한국천주교회 ‘창립 246주년’ 경축 미사 봉헌

한국교회 창립 246주년을 기념하는 제47회 한국천주교회 창립 경축 미사가 6월 24일 수원교구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천진암성지(전담 양형권 바오로 신부)에서 봉헌됐다. 성지 대성당 건립 터 야외 제대에서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와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를 비롯해 성사전담사제 김학렬(요한 사도) 신부 등 50여 명의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에는 15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했다. 미사 참례자들은 1779년 순수한 열정으로 진리를 탐구하며 이 땅에 신앙의 뿌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애썼던 창립 선조들의 모습을 되새기고, 그들이 보여준 교회 정신과 순교 정신을 마음에 아로 새기며 교회를 위해 살아가는 신앙인이 될 것을 다짐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우리가 지금 발을 딛고 있는 이 거룩한 땅은 246년 전 젊은 학자들이 강학을 통해 스스로 신앙 공동체로 발전시킨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이며 탄생지”라며 “창립 선조들과 순교자들의 믿음으로 주님 구원의 신비를 이 땅에 드러내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순교자 정신으로 주님을 증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자”고 말했다. 또 “저는 교회법에서 명시하는 바와 같이 교황님께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으로 오늘 이 미사에 참석한 여러분에게 특별히 전대사를 수여한다”며 “고결한 믿음의 삶으로 주님을 알도록 이끌어 주신 창립 선조들을 현양하자”고 말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면

수원교구 ‘사제 성화의 날’…“그리스도 따르며 복음 선포 직무 훌륭히 수행하길”

수원교구는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아 6월 27일 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사제 성화의 날 행사’를 열었다. 앙상블 올랑의 현악 4중주 공연으로 시작한 행사는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베드로) 주교의 강의와 성시간으로 진행됐다. 강우일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회칙인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 안에서 사제직 수행에 필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회칙은 1장에서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강 주교는 심장과 속마음 모두를 의미하는 ‘Heart’를 우리말 ‘얼’, 즉 참된 마음의 속살로 해석할 것을 권했다. 강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을 통해 우리 현대인들은 우리의 이성적, 기술적 측면을 과장하거나 우리의 본능적 측면을 과장하는 행동 유형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우리의 심장을 위한 자리가 남아있지 않다고 지적한다”며 “그 원인으로 헬레니즘과 합리주의 그리고 관념주의, 물질주의를 지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와 오락,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삶은 심장의 자리가 사라진, 얼이 빠진 상태라는 게 강 주교의 설명이다. 강 주교는 “이런 시대일수록 예수 그리스도의 뜨거운 사랑과 온기를 전해 받을 수 있다면 우리 얼에 생기와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교황님은 말씀하신다”며 “그 방법으로 목요일마다 성체조배 시간을 갖는 것을 충실히 실천한다면 성체 안에서 우리는 육화된 말씀의 심장을 통해 인류를 극진히 사랑하셨던 하느님 사랑을 맛보고 흠숭하게 된다고 회칙을 통해 권고하신다”고 설명했다. 세속화된 교회에 대한 성찰도 당부했다. 강 주교는 “해마다 연말 연초가 되면 사목계획을 세울 때 자신도 모르게 여러 가지 행사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왁자지껄하게 뭔가 바쁘게 돌아가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면 우리 본당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사업을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것은 착각”이라며 “오늘날 세상을 주름잡는 공리주의적 가치관이나 눈에 보이는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적 트렌드에 교회도 중독돼 세속화되는 경향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매우 우려하며 경고하신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강 주교는 사제 성화의 날을 보내는 교구 사제단에게 “예수 성심께 돌아갈 것”을 당부했다. 강의에 이어 사제단은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거행된 ‘성시간’에 함께하면서 예수님의 인류를 향한 사랑과 수난 전날 밤의 고통을 기리며 성체 앞에서 깊이 묵상했다. 한국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매년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을 ‘사제 성화의 날’로 지내고 있다. 이날은 사제들이 대사제인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음 선포의 직무를 더욱 훌륭히 수행하는 가운데 완전한 성덕으로 나아가고자 다짐하는 날이다. 또한 교회의 모든 사람이 사제직의 존귀함을 깨닫고 사제들의 성화를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친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면

수원교구 영통영덕본당, 3년째 거리 노숙인 찾아 사랑 나눔

“저희는 한 달에 한 번 수원역으로 예수님을 만나러 가요.” 매달 한 차례 수원역을 찾는 본당 공동체가 있다. 수원구 영통영덕본당(주임 백윤현 시몬 신부)은 지난 3년 동안 역 인근 노숙인을 위한 물품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 활동은 2021년 12월,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시작됐다. 당시 본당 전교 수녀의 제안으로 수원역 노숙인들에게 선물을 전하자는 취지였다. 현장 조사를 통해 약 50명의 노숙인을 대상으로 첫 나눔이 이뤄졌고, 현재는 70여 명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활동은 본당 사회복지분과(분과장 강혜숙 골롬바)의 주관으로 진행되며, 평일 미사 후 주임신부와 수녀, 신자 15명 내외가 함께 참여한다. 이들은 검은색 바구니에 물품을 담아 차량에 싣고 수원역 일대 노숙인들에게 직접 전달한다. 바구니에는 “내가 너의 힘을 북돋우고 너를 도와주리라”(이사 41,10)라는 성경 구절이 적혀 있고, 안에는 속옷과 양말, 양치 도구, 컵라면 3개, 커피믹스 6개 등 간편식과 생활용품이 담긴다. 계절에 따라 담요, 쿨매트, 상비약 등을 추가로 준비하며, 물품 구입 비용은 매월 130만 원 규모의 본당 사회복지 예산과 신자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된다. 봉사자들은 수원역에서 만난 노숙인들과 날씨나 일상에 관한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필요한 물품이 있는지 직접 묻는다.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을 넘어, 사랑을 나누고 예수님을 만나는 체험을 통해 자신들 또한 성장하고 있음을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가장 오랫동안 이 활동에 참여해 온 본당 사회복지분과 배도희(토마스 아퀴나스) 위원은 “개신교 단체들도 도시락을 나누고, 지자체에서도 관련 시설을 마련하는 등 물리적 지원은 예전보다 다양해졌지만 3년 전보다 삶의 의지와 자존감을 잃은 노숙인들이 많아진 점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백윤현 신부는 “우리 사회 구조나 행정 체계상,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지 않으면 만나기도,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다”며 “지역사회가 미처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찾아가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숙인 역시 공동체의 일원이며, 그들을 수혜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당은 노숙인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꾸준히 찾아 다양한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달 한 차례 독거노인을 방문해 밑반찬을 전하며 위로하고, 예수의 카리타스 수녀회가 운영하는 ‘애덕이네’에는 반찬을, 우만동의 어려운 이웃에게는 기저귀 등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면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 봉헌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6월 2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가 주관한 이날 미사는 6·25전쟁 75주년을 맞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꺼지지 않는 희망을 품고 평화의 순례길을 함께 걸어갑시다’를 주제로 마련됐다.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에는 민족화해위원회 봉사자를 비롯해, 민족화해 활동을 하는 시설·단체 관계자,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파티마의 세계사도직 회원, 북한에 고향을 둔 북향민 등 5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했다. 특히 이날 미사 중에는 북향민들이 독서, 예물 봉헌, 보편 지향 기도 등 전례봉사자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미사 중에는 6·25전쟁 당시 군종사제로 사목하다 수용소에서 세상을 떠난 하느님의 종 에밀 카폰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한국 전쟁의 예수, 에밀 카폰 신부를 아시나요?>를 시청했다. 참례자들은 영상을 통해 처참한 전쟁터 속에서도 온 삶을 다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에밀 카폰 신부의 일화를 되새기며 평화의 도구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문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가의 ‘2025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를 낭독하고 참례자들과 함께 묵상했다. 문 주교는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은 그 자체로 비극이었고, 폭력이었고, 파괴였고, 죽음이었다”면서 “악마들은 인간과 인간,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분열을 원하지만,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화해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신자들에게 “평화의 도구가 되자”며 “증오, 적개심을 버리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평화를 샘솟게 하고 평화의 강물이 흘러가도록 우리가 먼저 우리 삶 속에서 이러한 노력을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허현 신부는 “평화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만, 에밀 카폰 신부님처럼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평화를 위해 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서 “평화를 위해 이 미사에 함께 모여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매일 오후 9시 주모경을 바치는 기도 운동에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북향민 허영희(알레나·제2대리구 와동본당) 씨는 “해마다 봉헌하는 미사지만, 이 미사 때의 기도가 여느 때의 기도보다 더 큰 힘이 되는 것 같다”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렇게 많은 분이 함께 기도하는 걸 보면서 언젠가 한반도가 하나 되고 평화를 이루는 날이 오리라 기대하게 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면

“유아실 벗어나 성전 앞으로”…아이와 함께하는 ‘어부바미사’ 인기

미사 중 아기 울음소리가 성전 안에 퍼졌다. 제대 앞자리에 앉은 엄마는 아기띠로 아이를 안은 채 조심스레 달랬고, 아이가 성전 한쪽 통로를 자유롭게 오가자 아빠는 조용히 뒤따르며 아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제지하거나 눈치를 주는 이 하나 없이,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받아들였다. 성전 맨 앞에는 유모차를 세워둘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수원교구 제1대리구 원천동본당(주임 김창해 요한세례자 신부)은 6월 21일 두 번째 ‘어부바미사’를 봉헌했다. 어부바미사는 5월 처음 시작됐으며, 이후 매달 한 차례 토요일 청년미사를 이 미사로 대체해 봉헌하고 있다. 미사는 영유아를 둔 청장년 세대가 유아실이 아닌 성전 앞자리에서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간이다. 청년회에서 활동하던 한 신자가 결혼과 육아로 인해 미사 참석이 어려워진 현실을 겪으면서 직접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실제로 본당의 30·40세대 청장년층은 청년회 활동에서는 물러났지만 아직 사목회나 본당 단체 참여에는 거리감을 느끼는 이른바 ‘낀세대’로, 결혼과 육아, 생계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신앙 활동이 단절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조규영(대건 안드레아·41) 청장년회장은 “30대부터 청년회에서 활동했지만, 40대가 되니 20대 청년들과는 자연스레 거리감이 생겼다”며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는 이들, 혹은 미혼인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청장년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 후 성당에 잘 나오지 못하거나 육아로 미사 참례가 어려운 청장년층이 마음 편히 올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이 특별한 미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어부바미사라는 이름조차 필요 없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미사에 참례한 하용현(가브리엘) 씨는 “청년회에서 활동하다 결혼하고 육아를 시작하면서 성당에 나오기 어려웠고, 주로 유아실에서 조용히 미사를 드렸다”며 “이제는 성전 앞 가까이에서 아이와 함께 미사에 참례할 수 있어 좋고, 본당 공동체가 함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본당 보좌 김준교(스테파노) 신부는 “어부바미사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아지면서, 청장년층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이 미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그들만의 찬미 방식이라 생각하며, 공동체가 함께 이해하고 품어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원천동본당 사례처럼, 영유아를 동반한 신자들이 성전 안에서 함께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배려하거나 낀세대 맞춤 사목을 시도하는 본당은 차츰 늘고 있다. 제1대리구 동탄송동본당은 2024년 12월부터 어부바미사를 매달 마련하고 있으며, 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 ‘마루’와 서울대교구 묵동본당 ‘요셉회’ 등의 단체들은 청장년 사목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1면

설립 40년 수원교구 성우회…‘영원한 사제’ 돕는 일꾼들

수원교구 원로사목자 후원회인 ‘성우회’(회장 이순자 막달레나)가 설립 40주년을 맞아 6월 19일 제1대리구 율전동성당에서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 미사에는 25명의 교구 성사 전담 사제와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우회는 매년 성사 전담 사제의 축일을 챙기고 설과 추석에 명절 선물을 보내는 등 끊임없는 사랑과 헌신의 정신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병환 중에 있는 사제를 찾아가 말벗이 돼 주고 도움이 필요한 사제가 있으면 한걸음에 달려가 손발이 돼 주었다”며 “이러한 성우회의 그동안의 노고를 하느님께서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크신 은총으로 보답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신부님들을 위해 사랑과 희생을 실천하며 살아오신 성우회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미사 후 열린 기념식에서는 40년 동안 성우회를 이끌며 헌신한 이순자 회장에게 공로패가 수여됐다. 이 회장은 “성우회가 지난 40년 동안 이어온 모든 활동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희년 기도 중 ‘온 인류와 우주가 떨쳐 일어나도록 아버지의 은총으로 저희가 복음의 씨를 뿌리는 성실한 일꾼이 되게 하소서’라는 말씀에 대한 응답처럼 마음 깊이 다가온다”며, “비록 작은 봉사 단체이지만, 성우회가 지난 40년의 시간을 바탕으로 앞으로 교구 안에서 더욱 폭넓은 사명을 이어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성우회 초대 영성지도 정운택(안드레아) 신부는 기념식 축사에서 “40년 동안 일관된 활동을 했다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적인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시간”이라며 “변하지 않는 사랑 그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회장님과 후원회원들의 성실한 뚝심에 두 손 모아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성우회는 1985년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생을 위한 장학회로 출범했으며, 이후 교구에 장학회가 설립되자 활동 방향을 전환해 원로 사목자를 위한 봉사단체로 거듭났다. 성우회는 ▲공동 활동을 통해 회원 간 사랑과 우정을 나누며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원로 사목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연 1회 정기 모임에서 미사와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그분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것을 주요 활동 지침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성우회는 병환 중인 원로 사목자를 찾아 기도하고, 선종 사제를 위한 연도를 바치는 한편, 경로잔치와 야유회, 명절 방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로 사목자들을 물심양면으로 섬기며 정성을 다해 봉사하고 있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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