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곽진상 주교 서품식 수어 통역한 농아선교회 신유미 씨

“예수님께서는 낮은 자리에서 가난한 이들을 섬기러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 더 낮은 자세로 소외된 이웃들을 섬기기 위해 수어 통역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수원교구 농아선교회에서 수어 통역 봉사자로 활동하는 신유미(아녜스·수원교구 제2대리구 석수동본당) 씨는 ‘섬김’의 마음으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신 씨는 2월 11일 열린 곽진상(제르마노) 주교 서품식 때도 수어 통역한 베테랑 봉사자다. 장시간 거행되는 서품식을 대본 없이 통역해야 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기도의 힘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신 씨는 “10년 만에 새로운 주교님을 맞이하는 큰 행사에서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감사하다”며 “이런 특별한 전례에 농인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통역해 뿌듯했다”고 밝혔다. 학창 시절부터 장애인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신 씨는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이를 위해 대학에서 수어통역학을 전공하고, 학교 밖에서도 농인들을 만나기 위해 교구 농아선교회에 입회했다. 유아세례를 받은 신 씨에게 교회는 가장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농아선교회 활동을 하며 농인을 위한 예비신자·견진 교리 등에 통역 봉사자로 참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교구 유튜브 미사를 수어로 중계했다. 신 씨는 “농인 어르신들이 덕분에 미사 중계를 잘 볼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해 주셨을 때 마음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농인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신 씨는 오히려 농인들로부터 받는 것이 더욱 많은 호혜적인 관계이며 모든 건 하느님의 사랑 덕분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봉사를 하고 돌아오면 농인분들에게 받은 사랑 덕분에 마음이 충만해져요. 제가 도움이 필요할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도움 주시는 분들도 농인들이고요. 하느님 사랑을 손짓으로, 수어로 전할 수 있어 감사하고, 덕분에 큰 사랑을 체험하고 있어요.” 신 씨의 바람은 시노달리타스 정신 안에서 농인도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청인이 수어를 접하는 것이다. 수어가 제1언어인 농인이 제2언어인 국어를 배워 청인과 소통하는 것처럼, 청인도 수어를 배워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소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구 내 각 지구에서 열릴 예정인 수어 교실에 많은 신자들이 참여해 줄 것도 청한다. “농인들은 방송에 자막이 있어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 수어 통역이 필수적이에요. 많은 분이 수어를 배움으로써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되면, 수어 통역이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러한 장벽을 하나, 둘 없애가면서 다가오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에 농인 신자들도 소통의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가톨릭미술상 젊은 작가상 수상한 정자영 작가

“세례받은 후에도, 고통받는 이들을 만나기 전까지의 작품은 오로지 미와 세속의 기준만을 따랐습니다. 이제는 고통을 통과해야만 예수님 사랑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타인의 고통을 제 영혼에 새기면서 당신의 사랑을 전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29회 가톨릭 미술상 젊은 작가상 회화(영상) 부문 수상자 정자영 작가(가브리엘라·수원교구 제1대리구 상현동본당)는 이와 같이 작품 세계가 달라졌음을 고백한다. 수상작인 <The Living Altar \ 살아있는 제대: 은총의 지형>도 가톨릭 전례와 신학적 의미를 현대 미디어 언어로 풀어내며, 예수 그리스도가 현시대 고통도 짊어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지에서 공부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융복합 예술가인 정 작가는 14년 전 미국의 한 성당에서 거행된 미사에 참례한 뒤 세례를 받았다. ‘미사’라는 의례에 온전히 감응하니, 신앙은 그에게 ‘선물’처럼 찾아왔다. 정 작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체험을 모두 주님의 ‘주권’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주님과 함께하는 일이면 아무리 힘들어도 내면에서 쏟는 힘과 평안이 있다”며 “항상 곁에서 힘을 주다가 마지막 순간에 화룡점정(畫龍點睛)처럼 영감을 선물해 주는 분”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과의 우연한 만남은 정 작가의 작품 세계에 또 하나의 변곡점이었다. 유가족과 맞잡은 손에서 그리스도가 고통받는 이들 안에 있다는 것을 체험했고, 그 뒤로 ‘고통’은 작업의 중요한 모티프가 됐다. 그리스도가 고통받는 존재들 곁에 빛으로 있듯이, 정 작가 또한 세월호 유가족, 5·18 민주화운동 열사, 형제복지원 피해자 등을 조명하는 작품 활동을 하게 됐다. “인간은 누구나 내면의 고통을 갖고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이 내면의 고통을 들여다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00년 전 예수님께서는 오늘날의 고통까지도 끌어안고 십자가에 못 박히셨고, 성체 안에서 해처럼 모든 희망을 비추고 있다는 것을 느끼셨길 바랍니다.” 정 작가의 목표는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만질 수 없는 하느님 사랑을 ‘몸’으로 감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일이다. 정 작가는 “어떤 권세도, 죽음도, 삶도 우리와 갈라놓을 수 없는,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형상화하고 싶다”(로마 8,31-39 참조)며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행하신 일들을 우리의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제 막 수원교구로 전입한 정 작가는 교구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랫동안 해외 활동을 하다 귀국하니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신앙심을 갖고 있는 곳이 한국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어요. 상현동본당 신자들도 열성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계셔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교구 안에서 예술이 주님의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발행일 2026-03-08 제3481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단장 홍서희 양

“작년부터 합창단 단장을 맡게 됐어요.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단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따뜻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요.” 수원교구 성음악위원회 산하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단장인 홍서희(라파엘라·수원교구 제2대리구 용호본당) 양은 올해로 5년째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베테랑’이다.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2월 10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열린 음악회에서도 그는 단원들의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챙기고, 긴장한 친구들에게 미소로 신호를 보내며 공연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중학교 2학년까지 합창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홍 양은 이제 합창단의 ‘최고참’이기도 하다. 그만큼 후배 단원들이 그를 의지하는 일도 많아졌다. 홍 양은 “그러다 보니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저뿐만 아니라 임원을 맡은 친구들과 함께 단원들을 격려하고 도우며 모범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양은 “원래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는데 초등학생 때 주변 친구들이 합창단에 들어가 보라고 추천해 도전했다”며 “혼자 노래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것이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첫 입단 당시 처음 맞춰보던 화음의 울림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그때 느꼈던 감동이 지금까지 합창단 활동을 이어오게 한 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서로의 소리를 맞추고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늘 벅차고 감동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활동하는 게 즐거워요.” 홍 양은 합창단 활동 중에서도 2023년 제44회 세계 푸에리 칸토레스 합창제에 참가해 외국 합창단원들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하나의 화음을 내는 순간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갈라콘서트에서 우리나라 전통 음악을 선보여 기뻤고, 관객들의 박수 소리는 잊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2016년 창설된 합창단은 그레고리오 성가부터 현대 교회음악까지 다양한 전례음악을 노래한다. 또 전국 본당은 물론 병원 등 지역사회 여러 곳에서 마음 따뜻한 노래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공연하며 성음악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때문에 매주 두 번 이상 만나는 등 연습량도 적지 않다. 홍 양은 “학업과 합창단 활동을 병행하기 쉽지는 않지만, 선생님들께서 이를 잘 아시기 때문에 시험 기간에는 연습을 쉬는 등 학생의 사정을 배려해 주신다”고 말했다. 홍 양은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는 성가를 부를 때와 일반 노래를 부를 때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성가는 일반 노래와 발성도 조금씩 다르고, 자기 음색만 주장하기보다 서로의 소리를 잘 듣고 맞출 때 음악이 더 잘 완성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부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저희가 마음을 모아 만드는 화음이 누군가에게 기쁨과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매주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발행일 2026-03-01 제3480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아주대학교병원 교우회장 심주현 소아외과 교수

“병원에는 고통과 절망이 있지만, 그로 인해 우리가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고 한편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대학교병원 교우회장이자 소아외과 교수인 심주현(유디트·제1대리구 원천동본당) 씨는 병원에서 아프고 절망에 빠진 환자들을 만나면서 종교가 주는 희망과 위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 그리고 의사이자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사명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권투 연습을 하다 뇌사상태에 빠진 아들을 보내지 못해 힘들어하는 부모님을 병원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어머니는 가톨릭 신자였는데 아버지는 불교를 믿고 있어 냉담 가정이나 다름없었죠. 뇌사자에게 의사로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신앙인으로서 아들의 세례를 제안했죠. 원목실 신부님께 말씀드려 임종 전 세례를 받을 수 있었고 어머니가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셨어요. 많은 환자 가운데 그 가족의 일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생명이 탄생하기도 하고 생명이 사라지기도 하는 공간. 심주현 교우회장은 “생사가 오가는 병원에서 종교는 새로 태어나는 이들에게는 축복을, 다친 이들에게는 희망을, 삶이 끝나는 이들에게는 죽음 이후의 평화를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학교병원은 원목실이 생기기 전 교우회가 먼저 만들어졌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을 추진했고, 원목실이 없는 가운데서도 교우회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뜻이 맞는 교직원들의 기도 소모임으로 시작했고 이후 원내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신부님을 파견해 주실 것을 요청해 원목실이 생겼어요.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하느님을 믿으면서 확산된 한국교회의 시작과 비슷한 점이기도 하죠. 지난해에는 원목실 개소 25주년을 맞아 교우회, 봉사자들이 함께 사용할 이름을 ‘카르디아(Kardia)’로 정했어요. ‘온 마음’이라는 뜻처럼 병원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응답할 수 있길 바랍니다.” 심 회장은 근무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원목실 미사 전례를 돕고, 기도나 병자성사가 필요한 환자를 원목실 담당 최원섭(요셉) 신부에게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교우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신앙생활은 일상의 부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교우회를 하면서 제가 있는 모든 곳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환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교우회장이 되면서 가진 바람이 있다면 카르디아 회원들이 하느님 사랑을 마음에 품고 일하고, 그 사랑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이끌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환경 교육한 이부영 씨

“그리스도인은 환경 문제를 신앙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을 보호하는 사명을 우리에게 맡기셨기 때문입니다.” 환경교육사 이부영(가타리나·제2대리구 군포본당) 씨는 환경 보호의 실천이 신앙의 본질과 깊이 맞닿아 있음을 이해하려면 교회의 가르침에 기초한 환경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그는 주일학교 아이들이 교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교재를 만들었다. 이 교재는 1월 10일, 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주관한 주일학교 교사 대상 생태환경 연수에서 소개됐다. “지역 사회에서는 EM환경교육센터를 운영하며 기후 환경 교육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 안에서도 하느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환경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교육에 참여하다 위원장 양기석(스테파노) 신부님과 인연이 닿아 이번 연수에서 강의를 맡게 됐습니다.” 교회 내 환경 교육은 ‘하느님의 창조 질서 보전’을 목표로 한다.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기후약자에 대한 이해, 공동선의 원리 등 교회의 사회교리를 중심에 두는 점에서 일반 환경 교육과는 차이를 지닌다. “탄소중립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핵발전소가 나은 선택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교회는 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방사선 노출 위험에 놓여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것이 곧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지키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따른 선택이기 때문이지요.” 이번 연수에는 11개 본당 주일학교 교사들이 참여해 생태영성 바탕의 신심기도, 기후위기 특강, 환경 관련 기초 지식 습득, 수업계획안 작성 등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현장에서 “성당에서 왜 환경 교육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당황했던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이 씨는 “이런 인식을 바꾸려면 신앙과 환경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교회 안에서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환경 문제를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실천할 수 있도록 교재를 구성했고, 여기에 복음 말씀과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도 충실히 담았다. 기존에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환경 교육이 교재를 바탕으로 수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구체화됐고, 교사들은 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교재라는 평가도 받았다. “환경교육사인 평신도가 참여한 환경 교육의 첫걸음이기에 제겐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는 교구에서 활동하는 환경교육사들이 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피조물 보전’이라는 실천 과제를 더 구체적으로 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발행일 2026-02-08 제3478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가톨릭사회복지종사자 수기 공모전’ 우수상 받은 안혜성 씨

“사회복지사로 일한 20여 년은 사람들 곁에 함께 머물렀던 사랑의 시간이었습니다.” 수원교구 사회복지회가 주관한 ‘2026 가톨릭사회복지종사자 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안혜성(마리스텔라·수원교구 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 씨는 사회 복지 현장에서의 모든 경험이 은총이자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안 씨는 현재 수원교구 사회복지회 본오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의 수기 ‘떠나지 않기로 한 마음, 사랑이었다’는 가정 폭력으로 고통받다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 한 여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러나 그 여성은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어린 세 남매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수기는 남겨진 아이들과 그 곁을 지키는 이들이 만들어낸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왔지만, 13년 전 세 남매의 엄마와 아이들을 만났을 때, 사회복지는 ‘무엇을 더 해주는 일’이 아니라 ‘어떤 태도로 함께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엄마를 잃은 세 남매에게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곁에 남아주는 것이었고,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그 경험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공모전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수기에는 안 씨가 현장에서 만난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희망이 사라진 자리에서 그들은 사랑의 씨앗을 심고 자라게 했다. “세 남매의 사연을 들은 제2대리구 산본본당의 ‘자비로운 꿀꿀이’, 이른바 ‘자꿀팀’이 7년 동안 아이들을 도왔습니다. 명절마다 외롭지 않도록 간식과 음식을 가득 보내주시고, 매 학기 등록금을 십시일반 마련하며 아이들이 잘 성장하고 있는지 계속 살피셨어요.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며 변함없이 곁을 지켜주신 자꿀팀은 저에게 ‘작은 예수님’이었습니다.” 안 씨가 근무하는 본오종합사회복지관은 교구 사회복지회 산하 기관이다. 사회복지회가 지향하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은 그가 사회복지사로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되어주었다. “가톨릭 신앙을 토대로 실천하는 사회복지는 현장에서 사회복지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떤 시각과 마음과 행동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중심을 잡아준다고 생각해요. 도움받는 대상의 사람들이 아닌, 그냥 존중받는 한 사람으로 만나며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람을 먼저 바라보게 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때론 제 힘과 판단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흔들리지 않는 가치의 기준이 되어주며 기도와 성찰을 통해 다시 사랑과 연대의 자리로 돌아가게 합니다. 그래서 신앙에 토대를 두고 실천하는 사회복지는 사람 중심의 실천을 끝까지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자 힘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공모전 참여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안 씨는 말했다. 그의 다짐은 언제나 같다. 누군가의 가장 힘든 자리에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다. “그저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글로 옮겼을 뿐인데, 심사위원들께서 현장의 마음을 이해해 주셔서 상까지 받게 됐습니다. 수기의 내용처럼, 저는 늘 외롭고 힘든 사람들 곁에 함께할 것입니다.”

발행일 2026-02-01 제3477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주보 표지에 복음 말씀과 그림 싣는 광명 소하동본당 박경희 씨

“하느님 말씀이 주는 힘과 희망을 많은 분에게 전하고 싶어, 성경을 정성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4일자 교구 주보의 표지에 복음 말씀을 쓴 박경희(유스티나·수원교구 광명 소하동본당) 씨는 “제가 말씀 안에서 발견한 힘을 교구 신자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2026년 한 해 동안 교구 주보 표지 작업에 참여하게 된 여섯 명의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녀가 처음으로 주보에 실은 ‘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이사 60,1)라는 24자 말씀은 기도와 정성이 깃든 손 글씨로, 마치 하느님의 빛처럼 환하게 빛났다. “글씨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캘리그라피에 매료돼 13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무렵 교구 청년성서모임에서 봉사하고 있었는데, 중요한 행사 포스터에 글씨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재능기부를 하게 됐고, 이후 주로 교회 안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그가 복음 말씀을 쓰게 된 이유는, 하느님의 말씀이 주는 힘과 위로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라는 말씀이 큰 위로와 힘이 됐어요. 짧은 한 문장이 삶의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걸 느끼고, 그때부터 복음 말씀을 정성껏 써보자고 결심했죠.” 박 씨의 예명은 ‘마음토끼’다. ‘마음을 글씨로 전하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 이름처럼, 그녀는 모든 작업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기도해요. 그리고 의뢰자에게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씨를 썼다’고 꼭 전해요. 그렇게 기도로 쓴 글이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또 그 사람을 통해 선한 마음이 다른 이에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기도의 선한 영향력을 널리 나누기 위해 SNS를 통해 신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위령성월이나 성령강림대축일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돌아가신 지인이나 가족의 이름과 세례명을 적어드리는 이벤트를 열어요. 고인을 기억하고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되고, 더 많은 이가 기도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신자들이 한 주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복음 말씀을 쓰는 주보 표지 작업은 박 씨에게도 새로운 힘을 안겨주었다. “몇 년 전, 붓글씨로 강렬하게 표현된 복음 말씀이 실린 주보를 보고 ‘참 멋지다’고 느꼈어요. 언젠가 저도 그런 복음 말씀을 써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던 중, 마침 주보 표지 작가 공모를 보게 됐고 운 좋게 참여할 수 있었어요. 아직 두 작품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냉담 중이던 동생과 친구들이 제 주보를 보려고 다시 미사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어요.” 주보 표지에 실릴 네 번째 복음 말씀의 이미지를 구상하며 기도하고 있다는 박 씨는 “제가 복음 말씀을 쓰면서 했던 기도들이 교구민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성가정 축복장 받은 수원교구 서판교본당 한창희 씨 가족

“성가정 축복장을 받게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기도로 살아온 시간이 쌓이다 보니, 어느새 딸과 사위, 손녀까지 신앙 안에서 한자리에 서 있게 되었더라고요.” 성가정 축복장을 받은 날, 한창희(엘리사벳·제2대리구 서판교본당) 씨의 마음에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딸과 손녀였다. 2025년 12월 27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2025년 정기 희년 폐막미사’에서 한 씨는 남편 하몽호(루카) 씨, 딸 하은우(카타리나) 씨, 사위 박정걸(라파엘) 씨, 그리고 32개월 된 손녀 박아린(레지나) 양 등 3대가 함께 성가정 축복을 받았다. 한 씨는 농협은행에서 40년간 근무한 뒤 정년퇴직했으며, 2021년 가을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자신의 신앙을 깊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개신교 신자였던 그는 1996년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되었고, 그 이후 30년 가까이 한 번도 냉담하지 않고 주일을 지켜왔다. 그는 이러한 여정이 모두 “주님의 은총” 덕분이라고 고백한다. 한 씨는 딸에게 신앙을 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으로 ‘친정어머니의 기도’를 꼽았다. 그는 “딸이 중학생 때까지 외할머니가 매일 초를 켜놓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며 “그 영향으로 딸은 ‘주일 미사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지금까지도 철칙처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대대로 불교 집안에서 자란 사위가 함께 성가정 축복장을 받은 순간도 특별했다. ‘가족의 종교와 개인의 신앙은 별개’라는 사위 부모님의 생각 속에서 사위는 2018년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한 씨는 “딸이 비신자 가정과의 만남 속에서도 성당에서 혼인성사를 받을 수 있었던 모든 과정은 주님의 이끄심”이라고 말했다. “착하고 성실한 사위를 만나게 해주신 하느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대구에서 근무 중이라 자주 보긴 어렵지만, 이번 성가정 축복장 수여식에는 시간을 내서 함께해줘서 더욱 고마웠어요. 사실 이 상은 사위 덕분에 받을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한 씨는 딸과 함께 손녀 아린 양을 돌보며, 일상에서 신앙을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다. 기도하는 모습, ‘아멘’을 가르치는 시간 속에서 아이가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내 안에 살아 계신 주님의 모습을 손녀가 저를 통해 닮아 갔으면 좋겠어요. 힘들고 어려운 순간마다 주님께 의지하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한 씨는 “완벽한 성가정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잘 살고 있는 때”라고 말한다. “친정어머니가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았을 때도, 가정이 힘들었던 시절에도 주님의 손을 놓지 않으려 애썼어요.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잃지 않고 묵묵히 살아간다면, 주님 보시기에 기쁘고 행복한 성가정으로 살아가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발행일 2026-01-18 제3475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운전기사사도회 방학열 회장

“‘직업이 곧 봉사’라는 마음으로 운전기사사도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범택시 기사인 수원교구 운전기사사도회 방학열(베드로) 회장은 “특히 노약자와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의 탑승을 우선해 배려한다”고 밝혔다. 방 회장은 어느 날 택시에 오른 한 어르신이 병원에 도착한 뒤 휠체어가 없어 걱정하자, 직접 업고 병원 안까지 모셨던 일을 떠올렸다. 또 한 번은 시장 근처에서 짐 보따리를 든 채 택시를 잡지 못하던 할머니를 태워, 낮은 요금으로 먼 거리까지 모시기도 했다. 방 회장의 모범택시 앞뒤 유리창에는 교구 사도회를 상징하는 성체 마크가 붙어 있다. “성체 마크를 붙이고 다니는 만큼,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더 친절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손님 한 분 한 분께 정성을 다합니다.” 사도회는 사제·부제 서품식이나 성체현양대회 같은 교구 주요 행사에서 빠짐없이 교통정리를 맡아왔다. 천진암성지에서 봉헌된 파티마 성모 발현 기념 미사 때는 전국에서 모인 7000~8000명의 참가자 이동을 통제했으며, 당시 방 회장은 도로의 주요 구간을 미리 확보해 교통 체증을 3분의 1로 줄였다. “여름에는 아스팔트 지열 때문에 견디기 어렵고, 겨울엔 방한복을 껴입어도 추위가 매섭습니다. 그래도 전문가로서 인정받으며 행사를 원활하게 이끌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교구 사도회뿐 아니라 한국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전국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는 방 회장은, 다가오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에서도 전국협의회 회원들이 교통정리뿐 아니라 주요 인사의 안전한 이동을 책임지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협의회는 전국 15개 교구로 확장됐고, 개인택시뿐 아니라 버스, 트럭, 오토바이 등 모든 운수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1991년 창단한 교구 사도회는 현재 8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몇 년 전 개인택시 운영 시간과 관련된 부제가 개편되는 것과 맞물려 회원 수가 줄었고 회원들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방 회장은 “봉사와 친교, 기도를 통한 단체 활성화를 위해 직업군 확대를 결정했다”며 “더 많은 인원과 함께 재미있고 보람찬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교구 사도회는 지구별로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수도회 지원, 불우 청소년 장학사업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일 미사를 봉헌하는 방 회장은 회원들에게도 신심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기도와 선교, 봉사를 실천하는 단체로 사도회를 더욱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자 여러분께서도 붉은 성체 마크가 부착된 택시나 차량을 보시면 한 번씩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행일 2026-01-11 제3474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제2대리구 성경 공부 <은빛 과정> 수료자 이병우 씨

“평생 ‘내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살았어요. 그런데 성경을 통해 천지창조를 배우고 하느님 사랑 안에서 태어났다는 걸 알게 됐죠.” 올해 86세 고령에도 수원교구 제2대리구 성경 공부 은빛 과정을 수료한 이병우(바오로·제2대리구 비산동본당) 씨는 성경 속에서 삶의 참된 길을 깨달았다. 이 씨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나도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도움과 배려를 항상 마음에 간직하며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요한복음 15장 12절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를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이 씨는 2015년 세례를 받은 뒤, 2016년부터 2년간 성경 전권을 필사해 교구 축복장을 받았다. 이후 평생 대학을 통해 성경 공부를 이어가다가 본당에서 은빛 과정이 시작되자 즉시 참여했고,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된 시기를 제외하고 4년간 개근했다. 늦은 나이에 신자가 된 것은 신앙심 깊은 부인 덕분이었다. 부인이 그를 예비 신자로 등록하자, 이 씨는 초등학교 동창이자 신자인 친구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두 발로 걸어가 세례를 받을 건지, 병상에 누워 세례를 받을 건지, 아니면 죽어서 받을 건지 선택하라’고요.” 결국 그는 ‘어차피 세례를 받을 거면 내 발로 성당에 가 받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던 어느 날 심한 가슴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고통을 겪었다.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불안한 일주일을 보냈고, 평소 알고 지내던 수녀님의 조언에 따라 묵주기도를 바치며 그 시간을 견뎠다. 다행히 결과는 단순 빈혈이었다. 이 씨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과 마음의 평화를 위해 역시 수녀님 권유로 성경 필사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필사 이후 다시 시작한 성경 공부는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었다. 이 씨는 “공부를 하고 성경을 읽으니 내용이 머리에 잘 들어오고 기억에 많이 남았다”며 “말씀대로 실천하기까지는 아직 부족하지만, 노력이라는 좋은 수양의 길을 알았다”고 전했다. 성경 공부는 여러 측면에서 이 씨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 씨는 “나이가 들면 병들고 아플지 걱정, 수입이 없다는 경제적인 걱정, 할 일도 만날 사람도 없는 고독에 대한 걱정이 있다”며 “그런데 은빛 과정을 오가며 걷기 운동도 하고, 본당에서 식사도 하고 선물도 받았으며, 동료들과 어울리며 공부할 때는 다른 걱정을 모두 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은빛 과정은 참 좋은 제도예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6-01-04 제347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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