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교회사연구소 남소라 책임연구원

“한국과 중국, 일본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를 맡은 뒤, 중국 상하이와 일본 나가사키·고토, 한국을 잇는 동아시아 가톨릭 네트워크가 살아 있는 역사처럼 느껴졌습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남소라(모니카) 책임연구원은 2월 28일 일본 히사카지마 잠복 기리시탄 자료관 개관 7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한국의 교회를 장식하는 토산만의 성상과 제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 토산만(土山灣)에서 제작돼 한국에 전해진 성상과 촛대, 성화 등을 소개하며 전주교구 전동성당 성상과 나바위성당 촛대 등을 주요 사례로 제시했다. 토산만은 동아시아 가톨릭 미술과 성물 제작의 중요한 거점이다. 예수회는 1864년 고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토산만에 고아원을 세우고 목공·금속·인쇄·회화 공방을 운영했다. 이곳에서 제작된 성물들은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을 통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교회로 전파돼 지역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시각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24년부터 한·중·일 학자들과 함께 ‘토산만 연구회’ 협력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 연구원은 이번 발표가 동아시아 가톨릭 미술사를 더 깊이 연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토산만 성물 연구를 통해 일본과 중국 연구자들과 교류한 경험은 학자로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동아시아 가톨릭 네트워크를 비교 연구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됐습니다.” ‘19~20세기 초 한국의 천주교 성물 공예품 연구’로 최근 이화여대 미술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성물 연구가 문헌 중심 교회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신앙의 현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묵주, 성패, 성상처럼 신자들이 직접 지니고 사용했던 성물을 통해 기록에 남지 않은 신앙 실천의 모습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같은 성물이라도 박해 시기에는 사교 전파의 도구로 보기도 했고, 선교사는 신앙 전파의 수단으로, 신자들은 신앙을 드러내는 가시적 표징으로 여겼습니다. 성물은 시대와 관점에 따라 교회를 바라보는 중요한 창이 될 수 있습니다.” 남 연구원은 또 한국 교회 안에 남아 있는 성물들이 충분한 평가와 관리 속에서 보존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지적했다. “전국 현장 조사를 하다 보면 체계적인 관리 없이 훼손되거나 임시 복원된 성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성물을 보관한 교회와 기관에서 그 가치와 의미를 더 적극적으로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21면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신임희 교수,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KAIRB) 부회장에

신임희(마리아)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의과대학 의학통계학교실 교수가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KAIRB) 부회장에 임명됐다. 임기는 3월 1일부터 2년간. 임상연구 등 인간 대상 연구가 과학적·윤리적으로 수행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KAIRB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윤리지침에 기반한 인간 대상 연구 수행을 촉진하기 위한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 고도화와 연구참여자보호체계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신임희 교수는 국내외 임상연구 및 IRB와 HRPP(임상연구대상자 보호프로그램) 분야의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 학술위원장과 보건복지부 IRB 평가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그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인 유일의 하버드 MRCT(다국가 임상시험 역량강화 센터) 운영위원, WHO SIDCER-FERCAP 한국대표, AAHRPP 국제실사위원으로 참여하며 대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2020년부터 국제 임상데이터교환표준화컨소시움 한국본부(K3C) 회장을 맡아 임상연구 데이터의 글로벌 표준화를 이끌고 있으며, 현재 CDISC 국제전문위원 및 아시아 태평양지역 운영위원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 교수는 이번 임기 동안 ▲최신 국내외 규정에 맞춘 IRB·HRPP 심의의 전문성 및 일관성 제고를 위한 교육·표준화 활동 강화 ▲분산형 임상연구(DCT) 등 혁신적 연구 유형의 다양화에 따른 대응 역량 강화 ▲AAHRPP(피험자보호프로그램 인증협회), FERCAP(아시아·태평양 윤리위원회 연합회) 등 국제 네트워크와의 교류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신 교수는 “인간대상연구 및 임상연구의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 데이터 결합 연구, AI 기반연구 등 새로운 윤리적 과제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연구대상자 보호라는 본질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입력일 2026-03-13

[인터뷰] KBS 다큐멘터리 <성물> 김동일·이송은·김은곤 PD

KBS 공사 창립 53주년을 맞아 제작된 대기획 4부작 다큐멘터리 <성물>이 3월 3일부터 방송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첫 방송은 수도권 기준 시청률 5.1%를 기록했다. <성물>을 연출한 KBS 김동일(브루노)·이송은·김은곤(베르나르도) 프로듀서는 종교를 넘어 인간이 겪는 고통과 그 안에서 발견되는 희망을 조명한 작품이라며, 이 다큐가 서로 다른 신앙과 문화 속에서도 고통을 견디게 하는 믿음과 연대의 의미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부 ‘언약’, 2부 ‘초대’, 3부 ‘말씀’, 4부 ‘마음’으로 제작된 <성물>은 인간의 보편된 ‘고통’을 담고 있다. 또한 가톨릭뿐 아니라 정교회, 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을 비춘다. 낯선 지역과 문화 속 출연진들과 신뢰와 친밀감을 쌓기 위해 각 촬영지를 세 번 이상 방문했고, 촬영 때마다 열흘 이상을 머물렀다. 제작부터 방영까지 약 2년이 소요된 대작이다. 김동일 PD는 “4부는 가난으로 인한 고통에서 시작해 육신의 질병과 결핍, 가정·사회로부터의 편견과 고립, 끝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을 조명한다”면서 “각기 다른 종교를 지닌 사람들이 믿음 안에서 어떻게 고통을 극복하고, 희망을 품는지를 보여 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다큐는 ‘절대자’와 인간을 연결하는 징표이자 매개체를 뜻하는 ‘성물(聖物)’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1부 언약궤, 2부 성의(聖衣)라는 ‘물질’로 나타나는 성물은 3부 기도와 믿음, 4부 선의(善意)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옮겨 온다. 특히 12일 방영되는 4부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떠난 아이들의 안식을 기원하며 석상을 세우는 일본의 ‘미즈코 지조(수자공양, 水子供養)’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부부가 상실을 딛고 신앙인의 길로 나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 ‘진정한 성물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으로 이끈다. 그는 “성물을 물질적인 대상으로 바라보기 쉽지만, 물건 자체보다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믿음과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사람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러한 메시지가 결국 종교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송은 PD는 “종교가 고통을 없던 일로 만들어 주지는 않지만, 고통을 받았을 때 ‘위로’를 준다”고 했다. 이어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통을 겪게 되는데, 종교와 공동체 그리고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 고통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제작 과정에서 이슬람 경전 「쿠란」을 처음 접한 김은곤 PD는 “직접 읽어 보니 처음 가졌던 편견과 달리 신앙과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며 “종교는 서로 다르지만 인간이 절대자를 향해 마음을 품고, 신앙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동일 PD는 “고통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하느님이 계신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분의 뜻은 우리가 알 수 없기에 그저 기도하며 따르고, 이웃을 안아 주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PD는 KBS 다큐멘터리 <세상 끝의 집 -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으로 2020년 제30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TV부문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을 계기로 세례를 받았다.

입력일 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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