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가톨릭계 대학, ‘한국가톨릭대학연합’ 출범

전국 5개 가톨릭계 대학이 ‘한국가톨릭대학연합’(Korean Catholic Universities Alliance·KCUA)을 출범하고 지역과 세계를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가톨릭꽃동네대학교(총장 이종서 보니파시오)와 가톨릭상지대학교(총장 차호철 요한 세례자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성한기 요셉), 목포가톨릭대학교(총장 윤빈호 루치오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총장 홍경완 메디리코 신부)는 4월 24일 KCUA 구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글로컬(Glocal) 인재 양성과 지역 발전을 위한 공동 비전을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전국 각지의 가톨릭계 대학들이 학교 울타리를 넘어 공유와 연대 정신으로 고등교육의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특히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육성사업’ 추진에 발맞춘 융합형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교육부는 2023년부터 학과 간, 대학과 지역‧산업 간, 국내와 국외 간 벽을 허물고 지역‧산업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학-지역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 갈 글로컬대학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CUA의 중심에는 ‘카리타스 메디케어(Caritas Medicare) 허브’라는 공동 비전이 있다. 이는 가톨릭 고등교육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인간 존엄과 나눔의 가치를 바탕으로, 저출생·고령화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전략이다. KCUA는 2030년까지 ▲카리타스 메디케어 분야 전문인력 1만 명 양성 ▲지역 정주형 졸업생 4000명 배출 ▲외국인 유학생 7500명 유치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연합 차원의 교육 협력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 생명위, 제19회 생명의 신비상 ‘프로라이프 유럽’ 등 선정

생명 문화 건설을 위한 ‘제19회 생명의 신비상’에 유럽 대학생 생명 운동 단체 ‘프로라이프 유럽’과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허준렬 교수,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장진아 교수, 안온북스 대표 서효인 시인이 선정됐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이하 생명위)는 5월 4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제15회 생명 주일 미사’와 행사를 열고 미사 중 생명의 신비 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맞춰 해외 청년까지 대상자를 넓힌 결과, 활동 분야 본상으로 프로라이프 유럽이 선정됐다. 2019년 유럽 각국의 24~30세 젊은이들이 모여 창립한 프로라이프 유럽은 공식 학생 봉사자 137명과 협력 봉사자 300명이 거의 매주 생명 교육을 실시해 약 4000명의 학생과 1000명 이상의 생명 운동 지도사를 양성했다. 이어 허준렬 교수는 자폐증 발병 원인을 밝히고 치료 가능성을 제시해 생명과학 분야 본상으로 선정됐다.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터루킨-17 수치가 높으면 자폐증 환자 행동이 개선된다는 점과 임신 중 감염에 의한 염증이 태아의 자폐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으며, 장내 세균이 면역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했다. 생명과학 분야 장려상은 조직 특이적인 바이오잉크를 제조한 장진아 교수에게 돌아갔다. 장 교수는 세계 최초로 바이오프린팅 기반 인공 심장의 개발을 위한 초석인 ‘좌심실 비틀림’ 현상을 구현해 주목받았다. 또한 인문사회과학 분야 장려상으로 선정된 서효인 시인은 생명의 소중함과 존재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작품활동 및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활발한 사회 활동이 인정받았다. 제19회 생명의 신비 상 시상식은 6월 17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수상자에게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상패와 본상 1억 원, 장려상 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생명 주일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이경상(바오로) 주교는 강론에서 “교회는 올해 20주년을 맞는 생명위를 통해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서 무엇보다도 앞세워 지켜야 할 가치는 생명이며, 예수님을 따라 생명을 수호하고 희망의 표식이 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알려왔다”며 “모든 인간 생명이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이 땅에 왔고 또 그분께 갈 것임을 굳게 믿고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사 전후로 주교좌명동대성당 앞마당에서 열린 생명 주일 행사에는 다채로운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생명위는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고 있는 생명의 수호성인 ‘과달루페 성모’ 성화를 중심으로 생명 Q&A 전시, 태아 모형과 아기 예수님 안아보기, 성 요셉 앞에 놓인 임종하는 이의 손 모형 잡기, SNS에 태그하고 상품 받기 등을 준비했다.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많은 이들이 평소 생명의 중요성을 막연하게만 생각하다가 막상 중요한 순간이 오면 실천하지 못한다”며 “이를 위해 체험 부스에서 여러 가지를 실제로 함께 참여해 봄으로써 점차적인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4면

[새 성당 봉헌 축하합니다] 서울대교구 항동본당

서울대교구 항동본당(주임 박명근 클레멘스 신부)은 5월 18일 오후 3시 서울시 구로구 연동로 170 현지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연다. 2023년 2월 1일 신설된 항동본당은 2024년 2월 3일부터 새 성당을 짓기 시작해 2월 11일 완공했다. 새 성당은 대지면적 960.2㎡, 건축면적 379.53㎡, 연면적 1663.21㎡,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주요 시설로는 지하 1층에 주차장, 지상 1층에 사무실과 만남의 방, 2층에 대성전, 4층에는 교리실과 사제관 등을 갖추고 있다. 교황청에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대리석상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한진섭(요셉) 작가가 항동성당 제대, 독서대와 성수대, 지붕 십자가 등을 제작했다. 박정석(미카엘) 작가는 유리화, 한창규(요한 사도) 작가는 십자고상과 성모상, 선종훈(프라 안젤리코) 작가는 십자가의 길 14처 성화 제작에 참여했다. 새 성당은 항동(航洞)의 의미를 살려 전체적으로 배 모양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본당 주임 박명근 신부와 사목위원들은 건축비용 마련을 위해 서울대교구 12개 본당에서 모금활동을 펼쳤고, 항동성당 건축 소식을 접한 재미교포 어르신이 미화 1000달러와 함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본당 신자들은 건축 기간 동안 묵주기도 100만 단을 바치며 정성을 모았다. 박 신부는 “항동본당 설립 2년여 만에 드디어 새 성당을 완공하고 성당 곳곳에 성 미술품을 설치한 것이 꿈만 같다”며 “성전에서 예수님 고상과 십자가의 길 14처 성화를 보며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5면

‘2025 주교 현장 체험’…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 방문

한국교회 주교들이 비정규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를 방문해 한국 사회 노동 문제와 현실을 직접 체험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 위원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와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는 4월 29일 ‘2025 주교 현장 체험’ 일환으로 서울 신길동 비정규노동자의 집 사단법인 ‘꿀잠’을 방문했다. 주교들은 꿀잠 지하 1층 문화교육공간(팜)에서 김소연 상임이사의 비정규직의 현실과 비정규직 철폐운동, 시설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시공간 ‘땀’, 꿀잠 치과 등을 둘러봤다. 점심 식사 후에는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김소연 상임이사는 주교단에게 “노동자를 해고하기에 용이한 비정규직 제도가 시행된 이후 국내 기업들은 이제 비정규직이 없으면 유지가 되지 않는 상황까지 왔다”며 “제도의 피해자로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복직 투쟁을 하려면 결국 원청이 있는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데, 마땅히 머물 곳이 없는 그들이 먹고 자고 쉬도록 장소를 제공해 주는 게 ‘꿀잠’의 주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에 이어 올해도 주교님들이 꿀잠에 직접 방문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준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주교들은 김 상임이사에게 ‘꿀잠’을 운영하기 위한 자금이 충분한지, 시설 운영에 어려움이 없는지 등을 질문했다. ‘꿀잠’은 비정규노동자, 해고노동자, 사회활동가들이 편히 쉴만한 장소를 제공하는 쉼터로, 숙소뿐 아니라 청소년·청년들에게도 개방된 문화예술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지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오랜 시간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투쟁해 온 노동자·활동가·단체들이 시설의 필요성에 공감해 2015년 설립을 확정하고 2017년 개소했다. 예수회 조현철(프란치스코) 신부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주교는 “비정규·해고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꿀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오늘 체험하고, 더 나아가 교회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우리 사회에 이렇게 노동자들을 배려하는 쉼터가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주교 현장 체험’은 주교들이 사목 현장을 찾아 신자들과 교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4월 인천 강화 교동도 순례와 ‘꿀잠’ 방문에 이어 올해 10월 30일에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 주관으로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 후원 1006-701-442424 우리은행 사단법인 ‘꿀잠’ ※ 문의 02-856-0611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2면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북토크, “교황 방북 프로젝트 재가동, WYD가 기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다리를 놓는 사람’(Pontifex, 라틴어로 사제)으로서, 평화의 겨자씨 한 줌을 가톨릭 황무지에 가서 뿌리고자 하셨습니다. 선교 정신에서 방북 의사를 밝히셨죠.” 2018년 10월 18일 문재인(티모테오) 전 대통령이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저는 (언제든) 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Sono disponibile)”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답하자 교황청에서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 외교관으로서 교황의 평양 방문을 성사시키고자 노력했던 이백만(요셉) 전 주교황청 대사는 “방북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사제들에게 교황님은 ‘나는 교황이기 이전에 선교사’라고, ‘사제가 없으니 갈 수 없는 게 아니라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가야 한다’고 피력하셨다”고 회상했다. 국제가톨릭평화운동 단체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Pax Christi Korea, 상임대표 이성훈 안셀모)는 4월 2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이 대사를 초청해 북토크를 열었다. 북토크는 이 대사가 교황청에서 지켜보고 동참했던 교황 방북 프로젝트 과정을 기록한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를 주제로 열렸다. 이 대사는 “교황의 방북 의도는 자신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을 외교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유도해 북한 사람들을 구해 내려는 것이었다”며 “핵심 쟁점은 북한으로부터 선교의 자유를 받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북한에 ▲가톨릭 공동체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교황청이 인정하는 사제의 미사 집전을 허용하고 ▲북한 신자들이 탄압 걱정 없이 미사에 참례할 수 있게 하고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이들을 석방하고 ▲종교 단체의 인도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비오 11세 교황은 소련의 스탈린과 협상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단 하나의 영혼이라도 구원할 수 있고 더 큰 해악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면, 우리는 악마와도 협상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교황 방북 프로젝트는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후 결렬됐지만, 이 대사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가 다음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 재가동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북미 관계 회복 의지를 보이는 미국, WYD에 북한 청년들을 초대하고자 하는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가려는 교황청의 뜻이 답지하면 후임 교황이 평양과 서울을 잇따라 방문하는 미래는 얼마든지 상상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4면

[한국교회 통계 2024] 고령화 극복·성사 활성화 과제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가 2025년 4월 23일자로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4」는 코로나19 이후 조금씩 늘어나는 주일미사 참례율과 성사 생활의 수치를 통해 조심스럽지만 신앙생활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통계 전반에 고령화의 심화와 세례·견진·주일학교 등 입문 성사의 쇠퇴 지표들을 볼 수 있다. 통계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신자 수, 소폭 증가 총인구 5270만5574명 대비 신자 수(599만7654명) 비율은 11.4%를 기록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살펴보면 11.38%로, 2023년(11.34%)과 비교할 때 0.04%의 근소한 차이가 나타난다. 0.5%(2만6979명)의 신자 증가율은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 수치는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다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한 2020년에는 0.1%로 급락했다. 이후 매년 소폭 오르는 추세지만, 10년 전인 2014년(2.2%)과 비교할 때 하락 폭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령화 심화 주민등록상 인구의 연령별 구성 비율과 신자의 연령별 구성 비율을 비교했을 때, 29세까지는 주민등록 인구의 점유율이 앞서고 있으나, 30세에서 34세는 신자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 이후 35세부터 54세까지는 비슷한 추세이나 55세 이후부터는 신자 비율이 더 앞선다. 주민등록 인구 비율에서는 50~54세가 가장 높은 비율(8.7%)이지만, 신자 비율에서는 60~64세가 9.5%로 가장 높다. 이미 한국사회보다 먼저 초령화지수를 돌파한 한국교회는 이번 통계에서도 노령화의 지표를 여실히 드러냈다. 군종교구를 제외하고 전 교구에서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23년도에 비해 증가해서 모든 교구의 초고령화 현상이 심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10년 전인 2014년과 비교했을 때,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10%p 이상 상승했다. 19세 이하 신자 비율과 65세 이상 신자 비율의 차이도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이번 통계에서는, 19세 이하 신자 비율이 전체 신자 중 6.3%에 불과하나,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7.5%다.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중 1인 가구는 22.1%(219만 명)에 달한다. 독거노인의 자살률, 우울증 비율, 사회적 고립도는 OECD 평균보다 높은 실정이다. 고령화 현상은 단순히 ‘나이 많은 신자’가 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돌봄과 동반이 없는 고립된 노년 신앙이 증가하고 있음을 뜻한다. 고령 신자들을 위한 새로운 사목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기적 영세자 감소 추세 2024년 영세자 수가 전년 대비 13.7% 증가했지만, 여기에는 군종교구의 세례 증가에 영향이 있다. 군종교구를 제외했을 때는 전년 대비 1.9%의 증가율을 나타낸다. 2023년 증가율(24.0%) 대비 낮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춘천, 원주, 부산, 마산, 안동 등 일부 교구는 영세자 수가 감소했다. 10년 동안의 영세자 수를 비교했을 때, 장기적으로 감소 추세다. 모든 교구에서 2014년보다 영세자가 줄었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12,9%가 감소해서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에는 200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3만285명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62.6% 감소한 것이었다. 다만 2021년부터는 차츰 매년 영세자 수가 전년보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앙 전수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유아 세례는 10년 전보다 51.7% 감소했다. 0~9세 주민등록 인구와 신자 수, 영세자 수를 2014년과 비교했을 때, 주민등록 인구 감소율보다 신자 수 및 영세자 수 감소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 이런 경향은 코로나19 발생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으로 출산율이 낮은 환경적 요인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만, 유아 세례 수치가 낮은 현상은 가정 내 신앙 전수 기능이 약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성사생활, 코로나19 이전 못 미쳐 전년 대비 성사 활동은 첫영성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증가 추세다. 첫영성체 신자는 1만4908명으로 전년 대비 0.7% 줄었다. 전반적으로 모든 성사 활동이 증가 추세라 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사 별로 보면, 견진성사 건수는 2019년의 72.0% 수준으로 나타났다. 병자성사는 2019년의 98.2%, 첫영성체는 80.2%, 영성체 81.9%, 고해성사는 80.1% 수준으로, 완전한 회복세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첫영성체 경우, 2020년(8561명) 큰 폭으로 감소했다가 2021년(1만6267명) 다시 증가해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는 듯했지만, 2022년(1만3279명) 다시 줄어들었고, 2023년(1만5006명) 조금 늘었다가 다시 감소했다. 전년 대비 견진성사와 병자성사는 각각 5.0%와 8.3%가 증가했고, 영성체는 12.2% 고해성사는 9.5%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견진성사 건수는 10년 전 2014년 5만2287명과 비교했을 때, 2만9777명으로 43%가 감소한 모습이어서 입문 성사 과정의 약화와 신앙 성숙으로의 여정이 견고하지 못함을 시사하고 있다. 학년 오를수록 주일학교 참여 감소 또 다른 신앙의 세대 전수 지표라 할 수 있는 주일학교 현황을 보면, 초등부와 중등부 학생 비율은 각각 53.5%와 29.2%로, 전년 대비 3.9%와 1.6% 증가율을 보였다. 고등부는 53.8%로 0.3% 감소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참여율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주일학교가 있는 본당은 2019년까지 매년 87% 이상 나타났으나 코로나19 이후 운영되지 않는 주일학교도 늘어났다. 2020년 83.8%로 떨어졌다가 소폭 늘었지만 2022년부터 다시 감소하고 있다. 초등부 어린이들의 절반 이상이 주일학교에 참가하는 점은 긍정적 신호나, 중고등부로 갈수록 참여율이 떨어지는 문제는 장기적인 청년 신앙 활성화 측면에서 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사제도 고령화 한국교회 성직자 현황은 소폭 증가세에 고령화 현상이 드러난 모습이다. 교구 사제 수는 4738명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지만, 10년 동안 추세를 보면 교구 소속 신부 수의 증가율은 낮아지는 있다. 2017년까지는 2% 증가율을 보였고, 2017년 2.9%까지 나타났으나 2018년부터 1% 증가율을 보이다가 2023년부터 1% 미만 증가율을 드러냈다. 2024년 교구 소속 새 신부 수는 72명으로, 2023년보다 3명 감소했다. 새 신부 수는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감소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32.7%가 줄었다. 교구 신부 중 본당 사목 소임이 2230명으로, 전체 신부의 47.1%를 차지한다. 원로 사목자 비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24년에는 12.2%로 10년 전보다 5.1%p 증가했다. 사제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도자 현황에서는 수도서원을 준비하는 수련자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 성소 감소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남자 수련자 수는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여자 수련자는 2017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4년과 비교할 때 남자는 61.1%가, 여자는 59.3%가 감소했다.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10면

서울 개봉동본당, 유가족 회복 프로그램 ‘사랑골’ 마련

서울대교구 개봉동본당(주임 윤성호 아우구스티노 신부)은 사고사나 돌연사로 사별을 경험한 유가족의 회복을 돕는 ‘사랑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4월 23일 첫 모임을 시작한 ‘사랑골’ 프로그램은 6월 1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5시 개봉동성당 마리아홀에서 총 8회가 열린다. 총 7명의 유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사랑골’은 사별 유가족 돌봄 전문가인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손영순(카리타스) 수녀의 강의, 미술, 음악, 동작 테라피 전문 강사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손영순 수녀는 4월 30일 강의에서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겪게 되는 심리상태를 설명하고 자가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손 수녀는 “배우자나 자녀를 잃은 가족들이 가슴에 품는 아픔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거나 완전히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가족들이 그 아픔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기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울고 싶을 때 울면서 사별의 아픔을 인정하는 삶을 살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별 가족 중에는 술에 의존하거나 다른 가족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랑골’은 정상적이고 긍정적인 방법으로 사별의 아픔을 덜어내면서, 건강한 지지체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윤성호 신부는 개봉동본당에서 ‘사랑골’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가족을 잃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차라리 빨리 죽고 싶다’는 감정을 갖고 사는 분들도 많은데 본당 사목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면서 “‘사랑골’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가족들이 처음에는 흙빛 얼굴로 왔다가 5주차가 넘어가면 묵혔던 감정이 조금씩 풀리고 점차 얼굴에 웃음기가 생겨난다”고 밝혔다. 이어 “일주일에 하루 모임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본당 수도자가 모임이 없는 날에도 유가족들과 전화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모임이 모두 끝난 후에는 유가족들끼리 후속 모임을 하거나 같이 여행을 떠나는 등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5면

“가장 작은 아이들에게 가장 큰 사랑 베풀어요”

“저희 대부모님이 ‘세례받을 때 행복했던 사람이 신앙생활도 기쁘게 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만큼 세례는 중요한 통과의례인데, 주교님께서 손수 우리 아이에게 세례를 주셨잖아요. 교회가 우리 영유아와 부모들을 진심으로 환대하는 공동체라는 걸 다시 실감했어요.” 5월 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는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주례하는 영유아 세례식이 열렸다. 이마에 묻은 미끈미끈한 기름과 차가운 성수를 “이게 뭐지?”라는 듯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치켜보던 82명의 아이는 정 대주교의 안수에 덩달아 경건한 표정을 짓다가, 정 대주교와 눈이 마주치자 방긋 웃으며 즐거워했다. 이날 세례받은 이수빈(글로리아·12개월) 양의 아빠 이정훈(스테파노·서울대교구 방학동본당) 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기가 생생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이 시간이 큰 추억이 되어 훗날 신앙을 소중하고 가깝게 여기게 될 것 같다”며 아이와 똑 닮은 함박웃음을 보였다. 서울대교구는 올해 영유아·어린이의 희년을 기념하며 교구 청소년국 유아부(담당 윤상현 비오 신부)·초등부(담당 김남혁 대건 안드레아 신부) 공동 주최로 어린이날인 이날 성당에서 교구장 대주교가 주례하는 영유아 세례식과 ‘어린이 큰 잔치’를 열었다. 우리 교회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큰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영유아들이 교구장 대주교를 가까이 만나고 큰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취지다. 팬데믹 이후 교구 내 유아 사목과 초등부 주일학교 사목은 아이들 수가 줄고 의미 있는 반등을 맞지 못하는 등 새로운 어려움을 당면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에서 교구가 희년이자 어린이날을 기해 직접 나서서 영유아를 교회로 초대한 것은 ‘찾아가는 사목’을 펼쳤다는 데서 의미를 갖는다. 마당에서 펼쳐진 잔치도 젊은 부모들과 그 아이들을 하느님에게 더 가깝게 초대하는 자리가 됐다. 교구 청소년국 부서들과 수탁시설들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부스를 열었다. 자기 세례명이 반짝이는 팔찌 만들기, 수단 입어보기, 세례 기념 네 컷 가족사진 찍기, 인공지능(AI) 고민 상담 등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500명가량 어린이와 영유아가 참가하는 큰 호응을 거뒀다. “이제는 예전처럼 아이들과 부모들이 성당에 스스로 찾아오던 시대가 아니에요. 성사, 조건 없는 환대와 포용 등 가톨릭 신앙의 보화들을 재조명해 젊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초대해야겠죠.” 유아부 담당 윤상현 신부는 “교구의 가장 큰 어른이신 교구장 대주교님께 영유아들이 직접 세례를 받고, 아이들이 어린이날 주교좌성당에서 뛰어노는 체험을 통해 하느님 품을 더 익숙하고 기쁜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젊은 부모들에게도 하느님을 각자의 가정에 더 가깝게 초대하는 체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5-05-11 제3441호 3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