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이스칸다르 대주교 “중동 전쟁, 무고한 이들의 희생”

[티레, 레바논 OSV]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는 가운데 레바논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교회 티레대교구장 조르주 이스칸다르 대주교는 “무고한 이들이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친이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신속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칸다르 대주교는 3월 2일 레바논 상황에 대해 “주민들이 손에 들 수 있는 최소한의 짐만 챙긴 채 피신하면서 대규모 피란과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레바논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교회는 이와 같은 혼란한 상황에서 피란민 가족들에게 문을 열어 주고, 두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피난처와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 이스칸다르 대주교는 “교회는 고통받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집이기 때문에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며 “사제들과 자원봉사자들,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즉시 가능한 대로 모든 공간과 자원을 조직해 도착하는 모든 이를 마치 자기 집에 온 것처럼 환영하고, 교회 공동체의 기도와 사랑 안에서 견뎌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와 같은 자발적인 연대 행위를 통해 두려움 속에 피란 길에 갑자기 내몰린 무고한 이들 곁에 서는 국민이야말로 레바논의 참된 얼굴이라는 사실을 보여 줬다”고 덧붙였다. 이스칸다르 대주교는 ‘헤즈볼라’라는 명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쟁과 평화에 관한 결정은 오직 국가의 손에 달려 있고, 국가의 결정과 달리 행동하는 어떤 세력도 안정과 평화를 원하는 레바논 국민의 의지와 법적 보호 밖에 스스로를 두는 것”이라는 레바논 정부의 입장을 비판했다. 아울러 “새로운 분쟁은 이미 전쟁과 폭력에 지쳐 있는 레바논 국민에게 무거운 심리적, 영적 부담을 계속 안겨 주고 있다”면서 “국민은 자녀들이 두려움 없이 학교에 가고, 노인이 자기 집에서 평화롭게 잠들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용할 양식을 마련할 수 있는 단순하고 평범한 삶을 갈망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령 독일 브루노 칸트 신부 110번째 생일…교황 “생신 축하드립니다!”

[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은 세계 최고령 사제인 독일 풀다교구 브루노 칸트 신부 생일을 맞아 “오랜 세월 동안 충실하고 헌신적으로 사제직을 수행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칸트 신부는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제로 인정받고 있다. 칸트 신부는 1916년 2월 26일 태어나 올해 110세가 됐다. 독일 ‘풀다어 차이퉁(Fuldaer Zeitung)’ 신문에 따르면, 교황은 칸트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2월 26일에 110번째 생일을 맞이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고, 진심 어린 축하와 축복을 전한다”고 말했다. 칸트 신부의 110번째 생일 축하 행사에는 풀다교구장 미하엘 게르버 주교와 교회 관계자들, 인근 아이헨첼과 뢰셴로트 주민들,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게르버 주교는 “교황청으로부터 칸트 신부님이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사제라는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칸트 신부는 현재는 폴란드에 속한 단치히 인근에서 태어나 9살 때부터 사제가 되기를 원했다. 그는 신학 공부를 시작했지만, 나치 정권이 그를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군인으로 징집하면서 사제가 되겠다는 계획은 좌절됐다. 이후 칸트 신부는 러시아에서 4년 동안 전쟁 포로로 지낸 뒤, 서방으로 피신해 있던 가족들과 다시 만나게 됐다. 마침내 1950년 사제품을 받았다. 올해는 사제품을 받은 지 76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칸트 신부는 102세에 운전을 그만뒀고, 최근 몇 년 동안은 수요일 저녁 공동체와 함께 정기적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것도 삼가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병자 방문은 계속했지만 이제는 병자 방문마저도 더 이상 못 하는 상황이다. 칸트 신부는 “나는 죽음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인정했지만 지금도 스도쿠 퍼즐을 풀고, 텔레비전과 신문을 보고, 기도도 드리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칸트 신부는 “기도는 나를 젊게 유지해 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7면

교황, 로마교구 성모 봉헌 본당 방문

[로마 CNS] 레오 14세 교황은 3월 8일 로마교구 성모 봉헌 본당을 방문해 “모든 가톨릭 본당은 정의롭고 참되며 충만한 삶을 약속하시는 예수님께서 언제나 가까이 계신다는 사실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성모 봉헌 본당을 찾았다. 교황이 찾은 로마교구 네 번째 본당이다. 교황은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로마교구 본당들 중 빈곤과 폭력 범죄, 마약 거래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을 방문하고 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여러분이 본당 활동을 통해, 교회가 마치 어머니처럼 자녀들을 돌보는 공동체가 되도록 힘써 주기를 바란다”며 “교회는 자녀들을 책망하는 대신 받아들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녀들이 위험에 맞설 때 지지해 주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선하고 자애로운 목자이신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디에 살든, 어떤 처지에 있든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시고 우리와 함께 걸어가신다”면서 “주님은 자비로 우리 상처를 치유하시고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선물로 내어주시는 것과 같이 우리 역시 형제자매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본당 청년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젊은이들은 죽음을 부추기는 사람들에게 속거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채 성장할 위험에 처해 있고, 많은 남녀가 영혼에 상처를 입은 채, 존엄이 훼손된 채, 희망을 갈망하며 이 본당으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가까이 계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우리 존재를 위협하는 악에서 우리 삶을 구원하시려는 그분의 뜻을 드러내는 것, 곧 정의롭고 참되며 충만한 삶을 제시하는 것이 본당 신자들에게 맡겨진 긴급한 사명”이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교황은 성체성사 안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우리 안에서 진리의 샘처럼 솟아나는 복음이 우리 각자가 눈을 뜨도록 도와주고,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지혜롭게 식별하며 자유롭고 성숙한 양심을 형성하게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황은 미사 봉헌에 앞서 성당 밖에서 신자들과 젊은이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집으로, 여러분의 마음으로, 여러분의 삶으로 오고 계시기 때문에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그 문을 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예수님께서는 우리 가까이에 계십니다. 눈을 뜹시다!”라고 요청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7면

美 비영리 단체 ‘아미치 바티카니’, 교황관 제작 위한 모금 시작

[외신종합] 미국 비영리 단체 ‘아미치 바티카니(Amici Vaticani)’가 미국 출신 첫 교황인 레오 14세 교황에게 봉정할 교황관 제작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이 교황관에는 가톨릭과 미국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표현될 예정이다. ‘아미치 바티카니’를 설립한 아이작 스미스는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교황관은 보통 교황의 출신 교구나 속해 있던 수도회 등이 선물로 봉정하곤 했다”며 “우리 미국인들이 그 전통을 계속 이어가기를 바랐기 때문에 레오 14세 교황관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미국 출신 첫 교황의 탄생이 미국 가톨릭교회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고도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관은 교황의 미국적 유산을 기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 국기의 색을 상징하는 붉은색, 흰색, 파란색 보석과 미국의 국목(國木)을 상징하는 참나무 잎, 미국의 대표 농작물을 상징하는 옥수수 이삭 등이 장식될 계획이다. 스미스는 "교황관 디자인이 우아하고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교황의 미국적 배경을 기리기 위해 분명히 미국적인 요소들을 포함하도록 구상했다”며 “이 프로젝트가 미국 가톨릭신자들의 소액 기부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교황은 교황관이 집단적인 노력의 산물로서 자신의 고국 신자들이 보내는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달러 이상을 기부한 모든 사람의 이름을 책으로 엮어 교황에게 교황관과 함께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책 표지에는 “교황님, 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힐 예정이다. ‘아미치 바티카니’는 교황관을 제작한 뒤 교황이 미국을 방문할 때 봉정하고, 이후에는 명예로운 장소에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교황은 언젠가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방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7면

美 교구 대표단, 연방의회 찾아 이민 제도 개혁 촉구

[워싱턴 OSV] 미국 여러 교구를 대표한 가톨릭 신자들이 3월 5일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이민 옹호의 날’ 활동에 참여했다. 각 교구 대표들은 구금된 가족과 연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거나, 영적 도움을 받을 길을 찾지 못해 절박해하는 이주민 가족들의 걱정과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날 볼티모어대교구, 필라델피아대교구, 워싱턴대교구, 캠든교구, 프로비던스교구 등에서 대표단이 연방의회를 찾았다. 대표단에는 프로비던스교구장 브루스 레반도프스키 주교, 캠든교구장 조지프 윌리엄스 주교 등도 동행했다. 볼티모어대교구 교도소 사목 담당 지그프리드 프레스베리 부제는 “이주민과 그들의 가족은 도움을 요청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당신의 말을 듣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의 말을 듣고 있습니다’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된 뒤 다른 가족들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 통화를 설명하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프레스베리 부제는 3월 5일 연방의회에 마련된 면담 자리에서 이러한 대화 내용을 메릴랜드주 안젤라 올스브룩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보좌관에게 전달했다. 각 교구 대표단은 면담 중 자신들이 수행하고 있는 교회 활동에서 겪은 개인적 경험을 나누고, 입법자들에게 포괄적인 이민 제도 개혁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각 교구 대표단은 의회 관계자 면담 후 워싱턴 원죄 없는 잉태 대성당에 모여 필라델피아대교구 크리스토퍼 쿠크 보좌주교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7면

“신학교 양성 과정, 본당 생활과 분리돼선 안 된다”

[외신종합]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사제품 후보자 식별 과정에서 여성들의 견해와 평가가 정당한 비중을 지녀야 한다고 촉구하는 「예비 보고서(preliminary report)」를 발표했다. 사무처는 또한 장차 사제가 될 이들을 하느님 백성의 일상적 삶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신학교 모델에 우려 입장을 밝혔다. 이번 「예비 보고서」는 시노드 연구 그룹이 수행한 연구 결과를 모은 것으로 시노달리타스 관점에서 사제 양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예비 보고서」에 제시된 제안들은 아직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검토를 위해 레오 14세 교황에게 제출됐다. 「예비 보고서」에서 제기되는 핵심적인 요청 가운데 하나는 신학교 양성 과정이 본당 생활과 분리되는 문화를 조성하지 않도록 그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예비 보고서」는 “신학교 양성 여정은 신자들의 일상적 삶과 단절된 인위적인 환경을 만들어서는 안 되고, 하느님 백성의 일상적 삶과 긴밀히 접촉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양성이어야 한다”는 제안을 담고 있다. 또한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예비 보고서」에서 신학교라는 장소와 시간에 대한 기존 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완하는 다른 양성 형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다른 양성 형태에는 본당 공동체 혹은 다른 교회적 환경 안에서의 거주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전체 양성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예비 보고서」는 “고립된 신학교 양성 과정은 건강하지 못한 심성이 형성되는 토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다른 형태의 신학교 양성 과정이 사제의 무책임과 자기 합리화, 유아증을 피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 보고서」는 또한 성소의 길로 들어가기 전에,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 신앙생활과 봉사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초기 성소 식별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품 대상자 선발과 관련해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경청돼야 하고, 서품 후보자의 본당 주임신부, 주임신부의 사목 활동을 알고 있는 이들과의 협의가 포함된다”며 “여성들의 견해와 평가에도 마땅한 중요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7면

[글로벌칼럼] 상처 입은 세계의 지도를 따라가는 교황의 여정

교황청 공보실은 레오 14세 교황의 해외 사목방문 일정을 발표했다. 방문지는 모나코 공국, 아프리카 네 나라, 스페인, 그리고 람페두사다. 서로 전혀 달라 보이는 목적지들이지만, 교황청은 이들을 하나의 묶음으로 공개했다. 이는 로버트 프레보스트의 교황직이 로마에 굳게 뿌리내리면서도 끊임없이 길 위에 서 있는, 정주(定住)와 순례를 동시에 품은 사목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듯하다. 특히 분명하게 드러나는 메시지가 있다.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미국 출신 교황은 유럽의 문턱이자 단층선이 된 섬, 지중해 이주의 교차로 람페두사에 선다. 이 날짜는 우연이 아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사목 방문지였던 람페두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때 람페두사는 단순한 지리적 장소를 넘어 도덕적 지형이 되었다. 그러나 여정의 시작은 모나코다. 이는 근대사에서 교황이 이 작은 공국을 방문하는 첫 사례가 된다. 화려함과 스펙터클의 이미지 이면에서 모나코는 생태적 책임과 인간 존엄 수호에 꾸준히 힘써 왔다. 이 선택은 작은 국가 역시 도덕적 진지함의 실험실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순방의 중심은 단연 아프리카다. 알제리는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 교황에게 개인적 울림을 지닌다. 이곳은 성 아우구스티노의 땅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리스도인 인구가 1%도 되지 않는 무슬림 다수 국가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두 축 위에서 전개된다. 하나는 영적 계보, 다른 하나는 종교 간 대화다. 알제리의 정치적 상황 또한 미묘하다. 6월로 예상되는 총선은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교황은 자유와 공존, 신앙과 공적 삶이 만나는 취약한 공간에 대한 질문을 안고 그 땅을 찾는다. 카메룬에서는 내전의 상처를 마주하게 된다. 변호사와 교사들의 평화적 시위로 시작된 갈등은 분리주의 세력과 정부군 간의 무장 충돌로 번졌고, 심각한 인권 침해 의혹도 제기돼 왔다. 이 방문은 외교적 제스처라기보다 교황이 ‘가까이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다. 균열이 가장 깊은 곳에서 교회의 현존이 의미를 지님을 보여주는 자리다. 앙골라는 또 다른 역설을 안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주요 경제국이자 대표적 산유국이지만, 인구의 40% 이상이 빈곤선 아래에 있다. 정치권력은 수십 년간 소수 엘리트에게 집중돼 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앙골라 가톨릭교회는 빈곤과 정치적 불관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더욱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활력 있으면서도 시련 속에 있는 교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앙골라교회는 민중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마지막 아프리카 방문지는 적도기니다. 1979년부터 집권해 온 테오도로 오비앙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임 중인 국가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비판자들은 그 체제를 ‘가족 중심의 권위주의’로 규정한다. 막대한 석유 자원과 광범위한 빈곤이 공존한다. 교황은 정권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방문한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여정의 마무리는 스페인이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안토니 가우디 서거 100주년을 맞아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새 중앙 탑을 축복하며 개막한다. 이는 신앙과 건축, 그리고 국가적 기억을 잇는 상징적 행위다. 카나리아 제도 방문은 람페두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또 하나의 해상 경계, 아프리카 이주민이 유럽 해안으로 들어오는 또 다른 관문이기 때문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편안한 목적지를 선택하지 않는다. 갈등이 남아 있고 억압의 그림자가 드리운 곳으로 간다. 동시에 인구학자들이 세계 가톨릭교회의 미래로 지목하는 아프리카, 곧 교회가 성장하고 있는 대륙으로 향한다. 무슬림이 다수를 이루는 땅에서 아우구스티노의 발자취를 따르며 종교 간 대화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드러낸다. 세속화의 피로를 겪고 이주 문제가 도덕적 분열선이 된 고령화된 유럽으로도 간다. 이 여정들은 단순한 일정표가 아니다. 상처 입은 세계의 지도를 그려 보이며, 멀리서 관망하기보다 그 안에 머물기를 선택한 교회의 길을 드러내는 순례인 것이다. 글 _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 예수회 사제로 교황청 문화교육부 차관보로 일하고 있다. 예수회 잡지 ‘라 치빌타 카톨리카’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저서로 「SNS 시대의 신학」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대담을 엮은 「교황 프란치스코: 나의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가 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6면

교황 방문 앞둔 아프리카, “기쁨과 희망으로 준비”

[야운데, 카메룬 OSV] 레오 14세 교황의 아프리카 사목방문을 앞두고 아프리카 교회 지도자들이 화해와 사회적 안정, 대화 촉진을 기대하며 기쁨과 희망을 드러내고 있다. 교황은 4월 13일부터 23일까지 알제리와 카메룬, 앙골라, 적도기니를 사목방문 한다. 교황청은 2월 25일 교황이 3~6월에 아프리카 4개국을 비롯해 모나코와 스페인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방문 주제는 평화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돌봄에 맞춰져 있으며, 교황이 성 아우구스티노의 발자취를 따르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순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탄생지인 알제리교회는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교황 방문 소식에 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알제리교회 주교단은 2월 25일 성명을 내고 “교황님이 무슬림이 다수인 사회에서 형제적 현존의 사명을 수행하는 알제리교회를 격려하기 위해 오신다”며 “교황님은 이 땅에서 태어난 우리 모두의 형님 같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축복을 상기시켜 주신다”고 말했다. 콘스탄틴-히포교구장 미셸 기요 주교도 “알제리 국민은 교황님이 단지 자신의 신자들에게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평화와 정의, 화해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교황님께서 알제리를 방문하시는 것은 알제리 무슬림 국민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하느님 나라 건설에 역할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알제리 전체 인구 4500만 명의 99%가 수니파 무슬림이며, 가톨릭신자는 약 8740명에 불과하다. 분쟁을 겪고 있는 카메룬교회는 4월 15일부터 18일까지 이뤄지는 교황의 사목방문을 ‘떠오르는 희망의 태양’이라고 표현하며 기뻐하고 있다. 카메룬 주교회의 의장 앤드루 은케아 푸아냐 대주교는 “교황님 방문이 심각한 사회적,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카메룬 국민에게 기쁨의 원천이 된다”며 “많은 고통을 겪어 온 카메룬 국민에게 교황님의 방문은 무척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부에아교구장 마이클 비비 주교 역시 “교황님의 방문이 우리 사회 안에 정의와 평화가 이뤄지도록 계속 노력하는 데 도움을 주고, 공동선을 위한 활동과 연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교황의 방문을 받는 앙골라 정부는 교황을 맞이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앙골라-상투메 주교회의 또한 교황 방문 준비에 전력을 다하면서 교황이 특히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전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앙골라 인구 3400만 명 가운데 4분의 3이 30세 미만이며, 24세 이하 청년 가운데 27.9%가 실업 상태다. 앙골라교회는 아울러 과거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전쟁이 남긴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황 방문이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남겨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교황이 아프리카 사목방문 마지막 국가로 4월 21일부터 23일까지 찾아가는 적도기니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문한 지 44년 만에 레오 14세 교황이 다시 방문하게 됐으며, 적도기니 복음화 170주년 기념과도 맞물려 있다. 적도기니에서 활동하는 원죄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수녀회 프란신 히엔 수녀는 “열정과 기대, 열의와 기쁨 속에서 교황님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며 “교황님이 사랑과 평화, 일치의 메시지를 전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적도기니는 인구 약 137만 명 중 81.6%가 가톨릭신자로 사하라 이남에서는 가톨릭신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6면

미국 연례 캠페인 ‘가톨릭 여자 수도자 주간’ 개최

[외신종합] 미국교회 여자 수도자들에게 보다 큰 시야를 부여하기 위해 실시하는 연례 캠페인 ‘가톨릭 여자 수도자 주간(Catholic Sisters Week)’이 ‘#여자 수도자처럼(#LikeaCatholicSister)’ 주제로 열린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가톨릭 여자 수도자 주간은 각 수녀회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수녀들과 평신도들로 구성된 단체인 ‘여자 수도자 홍보협회’가 주관하고 있다. 행사는 매년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 시작해 14일까지 이어진다. 올해는 수녀들의 사목활동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희망과 마음’, ‘공동체와 연결’, ‘기도와 영성’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미카엘라 반무어레겜 여성 수도자 홍보협회 운영위원장 겸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노틀담 수녀회 홍보 담당 국장은 “지난해에는 ‘잊힌 이들을 위해 싸우기’처럼 대담하고 행동적인 활동에 초점을 맞췄지만, 올해는 여자 수도자들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순간들을 수도회들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여자 수도자들의 이야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면서 “가시적으로 드러난 수도자들의 사랑은 세상에 주어진 선물이고, 어느 때보다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들이 펼치는 사도직과 수도회를 널리 알리며, 사람들이 이 놀라운 여성들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초대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 #LikeaCatholicSister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올해 가톨릭 여자 수도자 주간 관련 이야기들을 찾아볼 수 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7면

테헤란-이스파한대교구장 마티외 추기경, 이란 탈출

[외신종합]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사이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행방이 며칠 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테헤란-이스파한대교구장 도미니크 마티외 추기경이 로마에 모습을 드러냈다. 벨기에 출신 마티외 추기경은 벨기에 가톨릭 뉴스 사이트 ‘카토벨(Cathobel)’에 보낸 짧은 성명에서 “이란의 형제자매들에게 유감과 슬픈 마음을 지니고 3월 8일 로마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마티외 추기경은 11일에는 교황청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만나 이란 상황에 대해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마티외 추기경은 자신의 이란 출국에 대해 “다시 돌아갈 때를 기다리는 가운데 내적 평화를 얻을 수 있는 회개를 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테헤란의 콘솔라타 대성당(Cathedral of the Consolata)과 마티외 추기경의 관저, 행정 사무실은 모두 이탈리아 대사관 부지 안에 위치해 있다. 이탈리아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은 3월 5일 이란 주재 자국 대사관을 일시적으로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티외 추기경의 성명이 나오기 전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한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이 2월 28일 시작된 이후 그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전쟁이 2주 넘게 이어지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뿐 아니라 레바논 남부에 대해서도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타야니 장관은 “이란 주재 우리 대사가 이끄는 약 50명의 이탈리아 국민이 아제르바이잔 국경을 넘었고, 대사관 직원들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티외 추기경이 이란을 탈출한 것은 이탈리아 대사관의 전면 철수 과정의 일환이었지만, 그가 로마에 도착하기 전 이탈리아 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이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황은 11일 마티외 추기경과 면담하던 날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알현에서 이란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호소하며 “이란과 중동 전역의 평화를 위해, 특히 많은 민간인 희생자들, 그 가운데 수많은 무고한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6-03-13 제3483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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