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칼럼] 기대되는 새 교황의 주교 선출 과정 개혁

여름의 열기가 더해지고 교황청의 일상이 한층 느슨해진 가운데, 중요한 직책 하나가 두 달째 공석이다. 바로 교황청 주교부 장관직이다.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 전 마지막으로 맡았던 자리다. 레오 14세 교황이 누구를 새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하느냐에 따라, 새 교황 아래에서 교회의 리더십이 어떻게 재편될지 가늠할 수 있다. 또한, 그 인선은 교황이 주교 선출 절차에서 어떤 개혁을 시도할지를 드러내며, 새 장관은 그 개혁을 실현할 실무자가 될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의 과거 행보는 그의 개혁 방향에 대한 몇 가지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는 2023년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되었을 당시, 한 인터뷰에서 “평신도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부서 내에서 이에 대해 흥미로운 논의를 나눴고, 앞으로는 점점 더 개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수도자나 평신도의 의견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현재 주교 임명 절차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다. 교황대사가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평신도의 의견을 참조할 수는 있으나, 이는 법적 의무는 아니다. 이러한 절차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부 개혁을 시도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1978년 이후 처음으로 개정된 비밀 설문지이다. 교황대사가 후보자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활용하는 이 설문지에는 ‘여성과 미성년자 관련 스캔들 연루 여부’에 대한 항목이 추가되었다. 또한 2022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 세 명을 주교부 위원으로 임명했다. 이 중 두 명은 수녀, 한 명은 평신도 여성으로, 프레보스트 추기경(현 레오 14세 교황)은 이들과 협업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그와의 협력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2024년 초,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세계주교시노드 회기 사이에 두 개의 시노드 연구 그룹에 소속되었다. ‘그룹 6’은 주교·수도자·교회 단체 간 관계를 다룬 문서의 선교적·시노드적 개정에 집중했고, ‘그룹 7’은 주교 선출 기준, 사법 기능, 사도좌 방문 방식 등 주교직의 본질적 과제를 연구했다. 특히 ‘그룹 7’은 2024년 시노드에서 주교 선출 절차의 투명성 강화, 지역 교회와의 연계 확대, 평신도 의견 반영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개혁 권고안을 발표했다. 2023년 시노드 이후에는 시노달리타스를 교회법에 반영하기 위한 위원회도 발족되었다. 이 위원회는 오는 가을 교황에게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주교의 권한 조정과 평신도와의 책임 공유 확대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교회법 박사 학위를 보유한 레오 14세 교황이 이 권고안을 수용할지가 주목된다. 개혁의 방향과 효과는 결국 주교 인사를 통해 드러난다. 즉위 두 달도 되지 않은 레오 14세는 이미 40명 이상의 주교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 중에는 새로 임명된 인물도 있고, 기존 주교의 이동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대부분은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에 이미 승인된 인사들이다. 현재까지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사 원칙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역 신자들과 긴밀히 연결된, 이른바 ‘양 냄새 나는 목자’를 선호했다. 시노드 제2회기에서 프레보스트 추기경과 함께 일한 한 인사는 “전 세계 주교 절반은 실질적인 교구가 없는 교황청 관료나 교황대사”라며, “교황대사가 반드시 주교가 될 필요는 없다”는 그의 견해를 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일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념 성향이 강한 인물을 기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정치적 발언을 전면적으로 막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주교들에게 이민자 보호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데 관여하기도 했다. 또한 레오 14세 교황은 주교 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시노드에서 여러 주교가 업무 과중, 탈진, 고립감 등을 호소하며 요청한 내용이기도 하다.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 추기경단과 함께한 첫 미사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저를 부르시어 이 십자가를 짊어지게 하셨고, 그 사명으로 축복하셨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가 함께 걸어가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친구로서, 복음을 선포하는 신앙 공동체로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글 _ 콜린 둘레 미국 예수회의 ‘아메리카’지 편집차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가톨릭교회와 교황청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CNS, AP 등에서 근무했으며, 전 세계 다양한 언론에 기고하고 있다.

美 텍사스주, 기록적 폭우…‘피해자 위한 기도 요청’

[외신종합] 미국 텍사스주 커빌 지역에 7월 4일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다수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자 샌안토니오대교구는 4일 홍수 피해자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샌안토니오대교구는 발표문에서 “특히 홍수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샌안토니오대교구의 기관, 단체들이 구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비롯해 다수의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돕고자 많은 이들이 자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도인 소녀들이 참여한 여름 캠프도 홍수 피해를 입어 최소 20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과달루페강 강가에서 진행되던 여름 캠프는 밤사이에 250mm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해산됐다. 4일 오전에 내린 폭우로 과달루페강은 45분 사이에 수위가 9m가량 높아졌다. 샌안토니오대교구는 발표문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어난 수위로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없다”며 “홍수 피해자들이 회복할 새로운 힘을 찾는 데는 우리의 기도가 필요한 만큼, 유례없는 재앙 앞에서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는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샌안토니오대교구장 구스타보 가르시아 실러 대주교는 5일 홍수 피해자 가족을 위한 봉사자들과 만난 뒤 “이 재난은 단지 샌안토니오대교구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비극을 접했을 때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요청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6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자들과 삼종기도를 바친 후 “사랑하는 가족, 특히 미국 텍사스주 과달루페강에서 여름 캠프에 참여했던 딸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7면

인도 주교회의, 제약회사 폭발 사고 진상 규명 촉구

[UCAN] 인도 주교회의는 텔랑가나주 상가레디 소재 제약회사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최소 35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6월 30일 ‘시가치 산업’(Sigachi Industries)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장 건물 일부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사고 발생 후 구조와 수색 작업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주교회의는 7월 1일 “정부 당국은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통해 폭발 사고 원인과 안전상의 과실을 밝혀 이런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주교회의 대변인 로빈슨 로드리게스 신부는 같은 날 “희생자 대부분은 다른 주에서 온 노동자들로 이들은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며 “회복이 불가능한 손실 앞에서 희생자들을 가슴 깊이 위로하고 그분들과 연대하면서, 부상자들이 빠르게 완쾌하기를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국은 정당한 배상과 치료, 장기적인 지원이 피해자 가족들에게 제공되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이 사건을 접하고 고통스럽다”면서 “도의적으로 사망자 한 명당 유족에게 20만 루피(미화 약 2300달러), 부상자 한 명당 5만 루피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레반스 레디 주 총리가 7월 1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영상을 공개한 텔랑가나주는 “사고 조사위원회가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최소 35명이 사망했고 조사는 현장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산업 안전 규정이 느슨한 것이 이번 폭발 사고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6면

말레이시아 쿠칭대교구 ‘성 베드로 성당’ 봉헌

[UCAN] 말레이시아 쿠칭대교구 ‘성 베드로 성당’(St. Peter’s Church)이 6월 29일 봉헌된 후 지역사회 종교·사회 지도자들로부터 종교적 다양성과 조화를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칭대교구는 말레이시아에서 그리스도인이 다수를 이루는 사라와크주에 위치한다. 아방 조하리 툰 오펭 사라와크주지사는 아마르 더글러스 우가 엠바스 부지사가 대독한 성 베드로 성당 봉헌 축하 메시지에서 “성당은 다종족, 다종교가 조화를 이루는 사라와크주의 고유성을 반영해 살아 숨 쉬는 일치를 드러낸다”며 “기도와 묵상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사라와크 주민들의 포용성과 비전, 깊은 신앙을 보여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라와크주에서는 상호 존중과 평화로운 공존은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면서 “성 베드로 성당은 사라와크주의 전통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틀림없이 몇 년 안에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봉헌식을 주례한 쿠칭대교구장 포훈셍 대주교는 “성당은 이미 주변 종교적 랜드마크와 함께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며 “쿠칭 지역의 종교적인 조화와 우정, 선의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 베드로 성당은 이슬람 모스크, 힌두교 사원, 성공회 성당, 중국 불교 법당과 나란히 위치해 있다. 포 대주교는 “성 베드로 성당은 종교 간 일치의 기둥으로서 가톨릭 공동체를 상징하고, 미래 세대에게도 축복이 된다”면서 “사라와크주 정부가 종교 간 협력을 증진하는 기구인 ‘타 종교들을 위한 연합체’(The Unit for Other Religions, UNIFOR)를 만들고 지원해 주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타 종교들을 위한 연합체’는 말레이시아에서 주 정부가 이슬람 이외의 종교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유일한 기구다. 포 대주교는 “연합체는 행정적인 조직체를 뛰어넘어 사라와크주의 윤리적 리더십과 평화를 위한 헌신을 상징한다”며 “다른 지역에서 종교적인 갈등이 분열로까지 이어질 위험성이 있을 때, 연합체의 존재는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우쳐 준다”고 말했다. 성 베드로 성당 건축에는 총 3800만 링깃(미화 900만 달러)이 들었다. 건축비는 기부금과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련했고, 타 종교들을 위한 연합체는 300만 링깃을 지원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6면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주교단, “공동선 위해 함께 기후위기 대응해야”

[로마 OSV]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주교단이 7월 1일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위기에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날, 이들 지역 주교단은 교황청 공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동성명 내용을 설명하며 공동선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잘못된 기후위기 해결책을 비판했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기후위기는 긴급한 현실로서 단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인간 존엄성,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는 존재론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후 정의와 공동의 집을 위한 요청: 생태적인 회개, 변화 그리고 잘못된 해결책에 대한 반대’를 제목으로 발표된 성명은 34쪽 분량이며, 11월 10일부터 21일까지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2025 유엔 기후 변화 콘퍼런스에 앞서 공개됐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하는 필요와 관련해 과학은 분명히 말한다”며 “지구 남반구와 미래 세대는 지구 온난화 결과로부터 이미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착취와 불의를 영속화하는 ‘녹색 자본주의’(green capitalism), 기술지배 사회, 자연의 상품화, 자원 채굴과 수출 등 거짓 해결책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지구 남반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지역을 지칭한다. 아울러 주교단은 성명에서 “탄소 배출을 야기한 사람들이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에게 탄소량을 줄여야 하는 짐을 지우고, 생명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불공정성을 비판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위기에 대한 잘못된 해결책들은 위기의 원인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 지구 생명체, 지구에 사는 민족들에게 영구적인 피해를 준다”고 덧붙였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가톨릭교회가 기후와 자연에 관한 모든 결정에서 말을 뛰어넘는 헌신을 하고 있다는 점과 가장 약한 존재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한 뒤 “우리는 통합 생태 교육에 힘쓰고, 연대에 기초한 경제를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교단은 “우리는 남반구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기후정의 관측소’(Climate Justice Observatory)를 통해 콘퍼런스 논의 결과를 살펴볼 것”이라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 북반구와 남반구의 행동가들이 연대 의식을 갖고 역사적인 연합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주교단은 또한 성명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2015년 맺어진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완전히 이행하고 이익에 우선해 공동선을 추구하라”며 “의사 결정권자들은 인간 권리에 바탕을 둔 기후와 환경 정책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숲 파괴를 완전히 멈추며, 해양과 토지의 생태계를 복원시키라”고 촉구했다. 성명 발표에 참여한 라틴아메리카주교회의 의장 하이메 스펭글러 추기경은 “이번 성명은 외떨어져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시노드적인 과정의 결실이고 남반구 자매 교회들과 영적이고 상호적인 식별의 결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성명서 발표에 동참한 주교단은 7월 1일 레오 14세 교황과 교황청에서 만나 기후위기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7면

교황, 신혼부부에 “매일 묵주기도 바치세요”

[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이 한 신혼부부에게 마음을 차분히 하고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권유했다. 교황은 매일 묵주기도를 바쳤던 자신의 부모님이 보여 준 모범으로부터 축복을 받았다는 사실을 신혼부부에게 들려줬다. 교황은 6월 11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콜 스티븐스(24)·안나 스티븐스(25) 부부를 만나 축복했다. 스티븐스 부부는 6월 7일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결혼했다. 스티븐스 부부는 교황을 만나 결혼한 부부로서 어떻게 가장 잘 기도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교황은 다정하게 부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무엇보다, 우리는 서로 다르고, 영성도 다른 만큼 천천히 두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기도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부모님은 평생토록 매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셨고, 두 분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에서 나는 항상 축복받고 있음을 발견했어요. 부모님은 하느님께 믿음을 두고, 성모 마리아께 전구를 청하셨는데,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교황청은 매주 수요 일반알현에 결혼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은 부부를 초대해 교황의 축복을 받게 하고 있는데, 스티븐스 부부는 6월 11일 초대받은 부부 65쌍 중 하나였다. 이들은 교황을 만나게 되리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일반알현장에 나섰다. 콜 스티븐스는 “우리 부부는 오전 8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며 일반알현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묵주기도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결혼생활 안에서 우리 신앙과 기도를 더 성숙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고 말했다. 안나는 “교황님은 마치 광장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콜의 질문에 집중하며 어떻게 답하면 좋을지 생각하셨다”고 전했다. 교황과의 만남 후 스티븐스 부부는 결혼식 기도 성구 카드를 교황에게 주었고, 교황은 부부의 요청에 따라 두 손을 부부의 머리에 얹고 축복했다. 안나는 “교황님께서 우리를 성가정에 맡기셨고, 성가정에 우리를 보호하고 이끌어 달라고 기도하셨다”고 말했다. 교황을 알현한 후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로 돌아간 스티븐스 부부는 교황의 조언대로 매일 저녁 해가 질 무렵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을 일상에서 지키고 있다. 안나는 “묵주기도는 저녁마다 하는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이고, 무척 평화롭다”면서 “우리는 묵주기도를 한 주 동안 각자의 지향을 두고 기도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님 말씀처럼 각자에게 적합한 기도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다른 부부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묵주기도를 바칠 수 있다”고 말했다. 콜은 “부모님이 실천했던 기도 사례에서 실질적인 기도 방식을 제시하는 교황님의 모습에 놀랐고 실제로 교황님의 조언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7면

美 생명운동 단체, ‘임신중절’ 예산 철회 촉구

[외신종합] 수천 명의 미국 생명운동가들이 6월 28일 미국 전역에서 낙태 관련 예산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생명운동 단체 ‘라이브 액션’(Live Action)이 ‘예산 철회의 날’(Defund Day)이라는 이름으로 주도했다. 단체 설립자 릴라 로즈는 “이번 시위는 풀뿌리 운동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국민 세금 8억 달러가 투입되는 연방 차원의 낙태 지원 예산을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즈는 “낙태 예산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미국 48개 주에서 평화로운 방식으로 200군데 이상의 시위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낙태 지원 정책에 투입되는 예산을 철회시키는 것은 국가적 요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년 수십만 건의 낙태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용한 뒤 “의회는 낙태 지원 예산을 철회할 기회를 맞이했고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하원과 상원의 다수 공화당 의원들과 행정부가 낙태 지원 예산 철회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상황을 전했다. 미국 생명운동가들은 낙태 예산 지원이 궁극적으로 철회된다면 단지 1년 동안만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철회가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즈는 “예산 철회가 낙태 건수를 감소시킬 것이지만 우리의 주된 목표는 낙태를 종식시키고, 태아를 법적으로 완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라며 “낙태 종식을 위한 정치적 합의구조를 형성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몰라도, 우리는 10년 안에 이 목표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7면

[글로벌칼럼] 성직자들에게 다정하고 단호한 레오 14세 교황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앞두고 교황청은 주교와 사제, 신학생들을 위한 특별 희년 행사를 마련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들과 직접 만나 각자의 성소를 격려했으며,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에는 새 사제들을 서품하기도 했다. 사제의 길을 준비하는 젊은 신학생들이 진정으로 ‘성직’에 참여하도록 돕는 일은 교회에 있어 매우 복잡하고도 중요한 과제다. 레오 14세 교황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종종 낙담하고 소외감을 느껴온 신학생들과 젊은 사제들의 세대를 이어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성직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젊은 남성 성직자들에게 가혹한 비판을 가하곤 했으며, 때때로 그 언행은 무자비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주의를 교회의 ‘암’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옳은 지적이었다. 그는 ‘섬김’의 소명을 받은 이들이 하느님의 백성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를 꾸짖고 고치려 했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의도만큼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했다. 이는 이들이 고집스러워서라기보다, 그런 질책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오늘날 교회에는 영적으로, 심리적으로, 성적으로 건강한 사제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들은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존재들이다. 하지만 만약 교황과 성직자들 특히 젊은 세대 간에 불화가 존재한다면, 이는 교회 전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하나의 도전이자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최근 며칠간 이어진 신학생 및 젊은 사제들과의 만남에서, 그는 이러한 과제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탁월한 감수성과 진심 어린 태도로 이를 풀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록 재위 초반에 불과하지만, 레오 14세 교황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12년간 추진해 온 교회의 사목적 비전을 되돌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임자와 같은 길을 걷되, 훨씬 덜 극적이고 덜 충격적인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새 교황은 교회를 보다 선교적이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을 중심에 두고, 더 시노드적인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다. 교회 지도자들에게는 겸손과 가난의 삶을 요구하는 그의 기조 역시 변함이 없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내용이기도 하다. 다만 눈에 띄는 차이는 어조, 리듬, 언어의 스타일이다. 이것이 젊은 성직자들을 협력자로 이끄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다. 비록 성직자들이 하느님의 백성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지만, 그들은 교회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핵심 인물들이다. 교황이 제시하는 비전과 사목적 우선순위는, 성직자들이 존중받고 격려받는다고 느낄 때 더 잘 뿌리내릴 수 있다. 반대로, 그러한 관계가 결여되면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한 시노달리타스 프로젝트는 젊은 성직자들과의 긴장된 관계로 인해 큰 제약을 받았다. 반면, 레오 14세 교황은 이들과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 신뢰를 조성함으로써, 이 프로젝트를 한층 더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만남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많은 신학생과 젊은 사제가 여전히 여러 면에서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들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그는 오늘날 젊은 세대가 감정적으로 성숙하고 자기 절제력을 갖춘 남성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장애물에 부딪히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전임 교황과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훨씬 부드럽고 공감 가는 언어로 위선과 이중생활의 유혹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 세대가 연약하고, 연민과 이해, 부드러운 말에 더 마음을 여는 이들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전임 교황 못지않은 단호함을 갖고 있으며, 아마도 더 체계적이고 질서 있게 그 단호함을 드러낼 것이다. 긍정적인 징후는, 전통주의 성향의 젊은 성직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달리 레오 14세 교황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전임 교황이 교회의 오랜 전통과 의전을 무시했다고 느꼈다. 반면 새 교황은 프란치스코가 배제했던 일부 의전과 복식을 다시 도입했으며, 이에 젊은 사제들은 기쁨을 표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따뜻하고 소박한 성품을 지녔지만, 교황직의 권위와 형식을 활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가 프렌치 커프스 셔츠를 입거나 고전적인 디자인의 십자가를 착용하는 단순한 행위조차, 젊은 사제들에게는 위로와 안정감을 주고 있다. 이는 아마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던진 개혁의 공을, 조금 더 멀리 나아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_ 로버트 미켄스 1986년부터 로마에 거주하고 있으며, 40년 가까이 교황청과 가톨릭교회에 관해 글을 쓰고 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1년 동안 바티칸라디오에서 근무했다. 런던 소재 가톨릭 주간지 ‘더 태블릿’에서도 10년간 일했으며, ‘라 크루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 편집장(2014~2024)을 지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8면

日 주교단, “핵무기 완전 폐기 요청” 성명서 발표

[UCAN] 일본 주교단이 성명을 내고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호소했다. 일본 주교단은 전 세계 핵무기의 완전 폐기를 요청하며, 자국에 투하된 핵무기 피해 생존자들이 겪은 고통을 환기시켰다. 6월 17일 자로 작성된 성명서는 20일 일본 주교회의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일본 주교회의는 “우리가 핵무기 폐기를 강력히 요청하는 이유는, 전쟁에서 실제로 핵무기를 경험한 유일한 나라의 주교들이기 때문”이라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주민들, 그리고 피해 생존자들이 겪은 고통과 무거운 역사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약 14만 명이 사망했고, 사흘 뒤 나가사키에 떨어진 또 다른 원자폭탄으로 7만4000명가량이 희생됐다. 일본 정부는 올해 이 비극의 80주년을 맞아 관련 행사를 기념하고 있다. 국제핵무기폐지캠페인(International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 ICAN)에 의하면, 핵무기 피해 생존자들이 받는 고통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되고 후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일본 주교단은 “많은 이가 여전히 후유증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무기의 존재 자체가 모든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되며, 인간의 존엄성과 하느님께서 선한 뜻으로 창조하신 세계를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핵실험과 우라늄 채굴로 인한 피해자들의 존재도 기억해야 한다”며 “이들의 존재는 핵 피해를 바라보는 보다 넓은 시야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핵무기의 개발, 실험, 생산, 보유, 사용은 윤리적으로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단언하고, “핵 억지력 개념은 효과적인 분쟁 해결 수단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세상을 핵전쟁 위험으로 몰아넣는다”고 비판했다. “무력을 국가 간 분쟁 해결의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 일본 헌법 정신을 존중한다”고 전한 일본 주교단은 “대화를 통한 평화 정착과 모든 사람의 생명과 존엄성 존중을 위해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요청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본 주교단은 핵무기 폐기를 위해 네 가지 방향에서 활동을 이어갈 것도 약속했다. 첫째, 핵무기의 비인간성을 세계에 알리고, 둘째, 폐기를 목표로 하는 다양한 활동에 협력하며, 셋째, 핵무기금지조약(TPNW)을 지지하고 일본 정부에 비준을 요청하고, 넷째, 평화 교육과 인식 개선을 통해 다음 세대에 평화의 가치를 전하겠다는 내용이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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