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는 말한다…“교회 내 여성 역할 확대돼야”

[로마 OSV] 교황청은 교회 안에서 여성의 참여를 연구해 온 시노드 연구 그룹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성품성사에 따른 직무를 포함하지 않는 범위에서, 교회 교도권과 지도력에서 여성의 역할을 확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3월 10일 영어와 이탈리아어로 발표된 75쪽 분량의 「최종 보고서」는 교회 안에서 여성 지도력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여성 부제직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진행된 세계주교시노드 연구 그룹들이 발표할 예정인 15개 최종 보고서 가운데 세 번째로 나온 것이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이 보고서들을 ‘작업 문서(working documents)’로 규정하며, “레오 14세 교황에게 제출할 제안들을 구성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노드 연구 그룹은 「최종 보고서」에서 “여성들이 복음 선포와 행정 영역에서 지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러한 역할은 성품성사를 받은 성직자들과 협력해 수행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사적 길과 나란히 존재하지만 그것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길, 곧 은사적 길이 있다”면서 “이 길을 통해 평신도들, 특히 여성들에게 새로운 참여의 공간을 열 수 있고, 교구 교도권에서도 여성들에게 이러한 기회들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또한 “오늘날 평신도 여성들은 교회의 사명에 참여할 권리를 지니는데 이는 인간적, 그리스도교적 존엄이 동등하다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은사들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새로운 복음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제 인력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성들의 현존과 기여로써 교회가 풍요로워져야 한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연구 그룹은 “신학과 교회법이 권위를 행사하는 새로운 방식을 탐구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한편 “이러한 권위는 성품성사가 아니라 세례성사에 근거한 것이어야 하고 그에 맞는 교회법적 형태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어 “교회 안에서 여성들이 지도력을 수행하는 것을 막을 이유나 장애는 없다”며 “이러한 경계의 재정립이 교회 안에서 여성들에게 새로운 책임 영역을 인정하는 길을 열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최종 보고서」에는 논쟁적인 주제로 여겨진 여성 부제직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최종 보고서」는 여성들이 이미 교회 내 최고 수준의 기관에서도 지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특히, 특히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에 의해 “교황청 부서의 통치 권한과 전문성에 따라 평신도 여성도 교황청 부서를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읽는 시노드 최종문서] (5) 시노달리타스의 핵심적 의미: 제1부(28~33항)

시노달리타스의 핵심적 의미를 설명하는 이 단락들에서는 먼저 고대의 ‘시노드’ 관행에서 시작된 시노달리타스의 역사적 연원과 오늘의 의미를 말하고(28항), 시노달리타스를 살아가는 교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성모님에게서 발견하며(29항), 삼중적 차원에서 시노달리타스를 다루고 있다.(30항) 더 근본적으로 시노달리타스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친교’ 개념의 구체적 실현이며(31항), 복음화 사명에 그 목적이 있음을 상기시킨다.(32항) 실천적 차원에서 시노달리타스는 교계적 권위를 이해하는 새로운 틀이며 온 교회의 회심과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고 결론짓는다.(33항)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초기부터, 곧 「예비 문서」가 발표된 시기부터 시노달리타스가 무엇인지 계속해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갔던 시노드라 할 수 있다. 이 질문은 「최종문서」에도 지속됐는데 그만큼 시노달리타스의 의미가 단순하면서도 복합적이어서 정의하기가 쉽지 않음을 말한다. 그러나 이제 시노드 막바지에서 시노달리타스 의미에 관한 수렴이 무르익었다면서 이를 여러 측면에서 정의했다. 시노달리타스란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온 인류와 더불어 하느님 나라를 향해 그리스도와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이 동행은 교회 생활의 다양한 차원에서 함께 모이는 것, 상호 경청, 대화, 공동체적 식별, 성령 안에 살아 계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내는 동의(합의) 형성, 그리고 분화된 공동 책임성 안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을 통해 구체화된다. 단순한 이론 아닌 실천적 길 복음화 사명 향한 회심 촉구 시노달리타스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교회의 존재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실천적인 길이다. 그것은 더 참여적이고 사명 수행에 전념하는 교회가 되기 위한 길, 더욱더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며 모든 남녀와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한 영적 쇄신과 구조 개혁의 길(28항)이다. 나아가 「최종문서」는 세 가지 측면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조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시노달리타스는 무엇보다 교회의 삶과 사명을 특징짓는 ‘고유한 방식’인데, 이것은 교회의 일상적인 생활 방식과 작용 방식에서 표현된다. 둘째, 시노달리타스는 신학적, 교회법적 의미에서 ‘교회 구조와 교회 절차들’이다. 셋째, 시노달리타스는 관할 권위로 그리고 교회 규율로 정해진 특정 절차에 따라서 교회가 소집되는 ‘시노드적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시노달리타스 개념은 ‘친교’와 ‘복음화 사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 개념, 곧 삼위일체 하느님과 이루는 결합과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해 이뤄지는 인간들 사이의 일치를 표현하는 친교는 이제 시노달리타스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걸어가고, 복음화 사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친교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일부 오해를 불식하고자 시노달리타스는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복음화 사명을 지향한다고 확인하게 된다. 이런 시노달리타스의 역동성은 교계 직무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교회의 회심을 촉구한다. 교계 직무는 하느님 백성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건설하고 교회적 친교를 증진하기 위해 성령께서 주신 특별한 ‘선물’로 제시된다. 글 _ 엄재중 요셉(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

발행일 2026-03-08 제3481호 20면

[함께 읽는 시노드 최종문서] (4) 하느님 백성의 신학적·영성적 토대: 제1부(13~27항)

「최종 문서」 제1부는 부활 아침의 세 제자 곧 마리아 막달레나,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 그리고 시몬 베드로에게서 시작한다.(요한 20,1-2 참조) 제자들은 혼자서는 온전히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없다. 그들은 서로 기대고 협력할 때 부활하신 주님을 증언할 수 있다. 이 상호 의존을 「최종 문서」는 ‘시노달리타스의 심장’이라고 부른다.(「최종 문서」 13항) 이를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 서로 다른 소명과 은사, 직무 사이에서의 상호 존중과 겸손이 필요하다. 시노달리타스는 개인주의적 신앙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공동체적 삶을 본질로 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구원하지 않으시고 오직 하나의 백성을 이뤄 당신을 섬기도록 하셨기 때문이다.(「교회 헌장」 9항) 하느님 백성은 시노달리타스와 사명의 역사적 주체로서, 함께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증언한다. 세상은 사람들을 그의 지위나 역할로 구분하지만, 하느님 안에서는 세례받은 모든 이가 동등한 존엄성을 갖는다. 과거에는 교회를 교황, 주교, 사제, 평신도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구조로 이해한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하느님 백성의 정체성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에서 흘러나오고(「최종 문서」 15항), 성품 직무와 교계 제도는 그 토대 위에서 이 백성에 봉사하기 위해 세워졌다. 하느님 백성은 성당의 울타리 안에서만 신앙생활을 영위하지 않는다. 그들은 세상 안에서 그리고 역사 안에서 모든 민족, 다른 종교와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복음을 증언하는 역사적이고 공동체적인 주체들이다.(17항) 그리고 그 안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단순한 시혜의 대상자가 아니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고통받으시는 그리스도의 얼굴과 육신을 만난다.(19항) 교회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가난하게 되도록 부름받았으며, 그들을 복음화의 주역으로 여기고 그들에게 귀 기울여야 한다. 구성원 모두 동등한 존엄 지녀 교계 제도는 봉사를 위한 토대 세례 때 받은 성령 덕분에 신자들은 복잡한 신학을 몰라도 하느님의 뜻과 진리를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능력, 곧 ‘신앙 감각’을 갖는다.(22항) 하느님 백성 전체가 신앙과 도덕에 대해 동의할 때 오류를 범할 수 없다는 확신은 시노달리타스의 중요한 전제다. 이것은 이번 시노드 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교회의 삶에서 가능한 많은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이유가 된다. 성령께서 그들을 통해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세례에서 시작해 견진과 성체성사로 이어지는 ‘그리스도교 입문’의 여정은 시노달리타스를 배우는 첫 번째 학교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교회의 지체들은 함께 걷는 법을 익히게 된다. 특히, 주일 성찬례는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이라는 사실을 통해 교회가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루는 법을 가르친다. 「최종 문서」는 ‘성찬의 모임’과 ‘시노드 모임’이 깊이 연결돼 있다고 본다.(27항) 전례가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행위이듯, 시노드 역시 말씀을 경청하고 식별해 실천하는 행위다. 따라서 우리 본당 전례가 시노달리타스를 더 잘 표현하려면 어떠해야 하는지 사목자와 신자 공동체는 함께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글 _ 엄재중 요셉(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18면

[함께 읽는 시노드 최종문서] (3) 시노드 여정은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 서문(1~2항)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는 교회 생활의 모든 새로운 발걸음은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으로 돌아가는 것, 곧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천명하고(1항), 복음서의 부활 이야기들을 문서 전체의 전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것은 파스카의 새벽에서처럼 어둠과 두려움 속에서도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식별하며 나아갈 때,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고 길을 보여 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최종문서」의 ‘서문’(1~12항)은 시노드 여정의 영적 토대,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의 관계, 그리고 「최종문서」의 목적과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시노드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교회는 세상의 고통과 상처를 자신의 것으로 끌어안고, 참회와 회심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자비로운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시노드 총회의 대의원들은 시노드가 세상과 단절된 골방에서 벌어지지 않고 있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들은 주님의 상처를 통해 지금 세상에서 몰아치고 있는 전쟁과 폭력, 빈곤, 불의를 더 잘 직시한다. 주님을 바라본다는 것은 세상의 고통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들과 함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교회 스스로도 세상의 죄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체들이 저지른 죄로 인해 상처 입었음을 인정하고 참회와 회심의 길로 나서야 한다.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 공의회 가르침 실현하는 길 시노달리타스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한 새로운 신학적 유행 아닌가 하는 우려를 의식한 듯, 서문은 이번 시노드 여정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을 실현하는 과정임을 분명히 한다. 시노드 여정은 공의회가 가르친 ‘신비로서의 교회’,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를 실현하는 것이며, 이는 공의회를 더욱 진지하게 수용하는 행위이다. 오늘의 교회는 공의회가 뿌린 그 씨앗을 세상과 교회 안에서 싹틔우고 성장시켜야 할 책임을 갖는다. 서문은 시노드 여정의 핵심 부르심이 세례성사에서 비롯됨을 강조한다. 이 부르심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세례받은 모든 이에게 주어진 것으로, 세례로 받은 공통된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다. 이에 따라 하느님 백성 전체는 복음 선포의 주체이다. 세례받은 모든 이는 선교의 주역이 되도록 부름받은 ‘선교하는 제자들’이다. 시노드 여정은 결국 우리 모두가 선교하는 제자임을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입증하는 것일 터이다. 시노드 거행을 마무리하면서 서문은 지난 3년의 여정을 돌아보며,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은총을 고백한다. 지역 교회, 국가, 대륙 그리고 총회로 이어진 과정에서 하느님 백성의 ‘신앙 감각’에 귀 기울였으며, 이를 통해 교회가 주님을 따르고 사명에 봉사하는 기쁨을 얻고 쇄신을 이루라는 부르심을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피로감, 변화에 대한 저항, 자기 생각을 앞세우려는 유혹도 있었으나, 참회와 회심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고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길에서 「최종문서」는 시노드의 결론을 알려주는 문서가 아니라 ‘이행 단계’를 위한 열쇠이다. 이제 각 지역 교회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시노달리타스를 위한 가시적인 회심(전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을 요청받는다. 글 _ 엄재중 요셉(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

발행일 2026-02-01 제3477호 20면

[함께 읽는 시노드 최종문서] (2)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불러온 ‘근본적 새로움’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며 온 인류가 감염의 공포 속에서 고립과 격리의 삶을 살아가던 시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초대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주교시노드 역사와 교회의 삶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그분의 죽음 앞에서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찾아오신 부활하신 주님, 그 만남을 새롭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최종 문서」, 1항) 먼저, 제16차 정기총회는 시노드의 시작부터 가능한 많은 하느님 백성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경청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시노드는 처음부터 신자만이 아니라 비신자, 사회와 교회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이는 과거의 주교시노드 총회들이 주로 주교들이나 사목과 신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에 한정된 측면이 많았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졌다. 시노드 방법론 자체도 과거와 큰 차이를 보였다. 과거에 교황청 시노드 사무처가 마련해 지역 교회에 보낸 「의제 개요」의 구체적인 질문은 제한된 답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달리 제16차 정기총회에서는 「예비 문서」를 통해 시노드적 경청과 대화 모임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특별히 성령의 현존 안에서 온 교회 구성원들이 서로 경청하고 대화하는 공동 식별 방식으로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채택했다. 또, 과거의 주교시노드는 준비에 1년, 총회 거행에 단 1개월이 걸렸다면 제16차 정기총회는 준비와 거행에 3년, 그리고 시노드 결실을 지역교회에서 이행하는 과정에 3년을 보내도록 하면서 그 깊이와 넓이를 더했다. 곧 여러 지역교회에서 경청된 수많은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는 로마의 시노드 총회를 통해 식별됐고, 이것은 다시 지역교회들에 보내졌다. 이런 역동적 순환 과정이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두 차례나 이뤄졌다. 소외된 목소리 찾아나서며 평신도·수도자에 투표권 부여 ‘하느님 백성의 의회’로 전환 제16차 정기총회에서는 ‘대륙별 단계’도 이뤄졌는데, 이 모임을 ‘주교들만의 모임’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교회 회의’로 진행했다. 이것은 로마에서 이뤄진 시노드 총회에서도 이어져 주교들만이 아니라 다수의 사제와 평신도, 수도자가 참여했고, 그들에게 투표권까지 부여됐다는 점은 놀라운 변화였다. 시노드 과정의 결과로 2024년 10월 총회 뒤에 참석자들은 「최종문서」를 발표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문서를 즉시 교황의 통상 교도권에 해당하는 문서로 추인했다. 과거의 시노드에서는 총회를 마치고 그 총회의 결실을 약 1년 뒤에 별도의 교황 후속 문서로 발표했지만, 이번 총회에서는 그 결실을 교황이 그대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새롭고도 획기적인 변화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2028년까지 이르는 구체적인 ‘이행 단계’를 약속함으로써 「최종문서」로 수렴된 시노드의 결실이 지속적으로 실천되고 정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곧 「최종문서」는 시노드를 끝내는 문서가 아니라 시노드 여정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는 ‘열쇠’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글 _ 엄재중 요셉(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

발행일 2026-01-18 제3475호 20면

[함께 읽는 시노드 최종문서] (1) 함께 읽기를 시작하며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2021년 개막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현재 ‘이행 단계’를 보내고 있다. 이행 단계란 크게 준비와 거행 그리고 이행의 세 과정으로 구성되는 주교시노드 정기총회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한다. 이것은 시노드 준비와 거행 기간에 이뤄진 결실을 전 세계 지역교회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기간이다. 그렇지만 한국교회 본당에서 이 이행 단계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왜 이렇게 아직도 주교시노드나 ‘시노달리타스’는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수용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현재 생각하는 이유는 대략 아래와 같다. 일단 신자들은 ‘Synodalitas’라는 라틴어를 여하한 번역 없이 그대로 부르는 것에서 오는 이질감이 크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번역어로 사용했던 ‘공동합의성’이 완벽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계속해서 라틴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문제는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교구장 사목교서 등에서는 나름대로 주교시노드나 시노달리타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신자들이 살아가는 본당에서는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찾기 어렵다. 이와 관련한 조사들을 봐도 현재 본당 신부의 강론이나 신앙 교육, 여러 신심단체 활동에서도 시노달리타스를 언급하는 본당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 번째, 많은 신자가 주교시노드를 교황님이 시켜서 하는 일시적인 행사 정도로 그리고 이를 본당 차원에서 책임지고 있는 사목자들 역시 행정적인 과제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는 개인주의적 신앙생활 때문이다. 점점 더 개인화하고 원자화하는 사회적 삶 안에서 신자들의 신앙생활 역시 개인주의화 돼 있다. 곧 주일미사만 참례하고 뿔뿔이 집으로 향하는 신자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교회의 현실과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는 과정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시노달리타스는 하느님 백성의 함께 걸어가기를 강조하고 있는데 아직도 한국의 많은 본당에서는 성직자 중심의 교회 생활이 일반적이다. 곧, 신자들 스스로 교회 안에서 자신을 책임 있는 주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요인들을 오늘날 한국교회의 사목 현장에서 시노달리타스가 수용되기 어려운 문제의 원인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그 결과로 봐야 할지는 애매하다. 오히려 문제의 원인과 결과들이 뒤섞여 있다고 보는 게 맞겠다. 첫 번째 이유를 제외하고는 시노달리타스는 어쩌면 위와 같은 원인을 해소하고자 추진됐지만, 그 질곡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노드 이행 단계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으로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를 함께 읽는 이 칼럼의 첫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가능하면 그러한 한국교회의 고유한 토양들을 감안하면서 읽어 가겠다는 나름의 의향이 있어서다. 시노드 이행 단계는 시노드를 끝내자는 게 아니라 시노드의 결실을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의 교회적 삶에서 실천하자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글 _ 엄재중 요셉(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한국교회의 시노달리타스 실현 주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발행일 2026-01-04 제3473호 20면

주교회의, 시노달리타스 실현 위한 지침서 2종 발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이행 단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들이 발간됐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최근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 「성령 안에서 대화: 관계와 소통」을 각각 펴내 교회 공동체가 걸어가야 할 이행 여정에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는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의 이행 단계를 해석하는 핵심 열쇠로 평가된다. 이 문서는 지난 7월 7일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가 공개했으며, 시노드 사무처 정례 평의회의 찬성을 거쳐 레오 14세 교황의 승인을 받았다. 주요 내용은 ▲이행 단계의 의미와 목표 ▲참여자들의 임무와 책임 ▲「최종 문서」 활용 방안 ▲이행 단계를 수행할 방법과 도구 등 구체적인 지침을 담고 있다. 자료의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전 세계 지역 교회가 보다 수월하게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공유된 틀을 제공하는 것, 둘째 온 교회를 2028년 10월 예정된 교회 회의로 이끌어 갈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국장 베카르 수녀는 “이 문서는 먼저 지역 수준에서 시노드의 이행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취지”라며 “동시에, 우리가 ‘선물의 교환’이라고 부르는 지역 교회들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것도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담당 옥현진 시몬 대주교, 소장 이철수 스테파노 신부)가 배포한 「성령 안에서 대화: 관계와 소통」은 지난 6월 17~19일 열린 ‘2025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에서 공유된 ‘성령 안에서 대화’ 나눔 자료를 토대로 제작됐다. 자료는 ‘성령 안에서 대화 안내’, ‘성찰을 위한 질문’, ‘참고 자료 안내’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성찰 질문은 ▲관계를 돌아보기(보다) ▲소통으로 나아가기(듣다, 그리고 말하다) ▲시노드 교회를 살아가기(행동하다)’ 등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자료는 본당 사제 모임에 참석한 사제들의 요청에 따라 출간됐다”며 “지구 사제 모임 등 다양한 단위의 사제 모임에서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와 「성령 안에서 대화: 관계와 소통」은 각각 주교회의(www.cbck.or.kr)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cbck.or.kr/pastor)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발행일 2025-08-24 제3455호 3면

“시노드 교회 위해 함께 침묵·기도하며 ‘성령 안에서 대화’ 이뤄야”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이하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를 통해 소개되며, 시노달리타스 구현의 강력한 도구로 권장된 ‘성령 안에서 대화’가 한국교회 안에서도 점차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다. 6월 열린 ‘2025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의 설문 결과, 조별 ‘성령 안에서 대화’는 참가자의 78%가 만족하는 높은 호응을 얻었다. 같은 달 열린 제23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에서는 이 방식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다뤄졌고, 7월 5일부터 이틀간 열린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전반기 연수에서도 실습이 이뤄졌다.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들을 비롯한 교회 관계자들은 한국교회가 시노드 이행 단계를 살아가는 여정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 ‘성령 안에서 대화’일까. 그 원리와 기원, 한국교회 안에서의 흐름을 살펴보고 시노달리타스 선교사인 노우재(미카엘·부산교구 서동본당 주임) 신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망을 짚어 본다. ‘성령 안에서 대화’는 교회 역사 안에서는 사도행전 15장의 사도회의 장면처럼, 교회 공동체 안의 문제를 ‘성령 안에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모습이 있어 왔다. 보편 교회 차원의 공의회들과 지역 교구·관구 차원의 여러 회의에서도 이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안내 또는 규칙을 따르는’ 영적 대화는 1977년 캐나다에서 이를 개발하고 보급한 ISECP(이냐시오 영성 운동)가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이후 몇 년 뒤 벨기에의 또 다른 예수회 그룹은 ESDAC(공동 사도 식별을 위한 영신 수련)를 결성하여 ISECP와 연속적으로 공동 사도 식별을 지향하는 영적 대화의 양식을 개발했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ESDAC가 써온 방식들과 더불어 최근 호주 전국 공의회(Plenary Council), 캐나다와 미국 지역 등에서 집단과 단체를 위해 사용하던 이냐시오 영신 수련 방법 등을 더욱 발전시켜 ‘성령 안에서 대화’를 대화의 방법론으로 채택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개막과 함께 전 세계 교회에 보낸 예비 문서(Preparatory document), 편람(Vademecum) 등의 추가 자료를 통해 이를 영성적 대화 방안으로 안내하고, 전 세계 지역 교회가 경청 단계에서 적극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한국교회 확산 흐름 한국교회에서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제1회기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가 자료로 제안됐으나, 아무런 경험이 없던 상태에서 그 의미와 가치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제2회기가 전개되면서 서서히 물꼬가 트였다. 제1회기 본회의에 한국교회 대표로 참석했던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주교단과 내용을 나눴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를 위한 젊은이 양성 과정 등 교구 여러 단위에서 시도됐다. 제2회기를 위한 한국교회 답변서 작성 과정에서도 이 방법이 사용됐다. 2024년 9월 열린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은 확산 계기가 됐다. 로마에서 열린 ‘시노드를 위한 본당 사제 국제 모임’에 참석했던 6명의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사제들을 중심으로, 전국 각 교구 사제들이 ‘성령 안에서 대화’를 깊이 있게 체험했다. 이는 군종교구와 춘천교구 등의 사제 연수와 모임 등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됐다. 이 외에도 여러 세미나와 심포지엄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진행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원리와 방법 ‘성령 안에서 대화’는 자신의 생각이나 입장을 쏟아내며 이뤄지는 대화가 아니다. 일반적인 대화와 가장 다른 점은, 성령께서 내가 무엇을 말하기를 원하는지 듣고, 그것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참석자들과 나누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경청이 중요하다. 대화의 신학적 바탕은 ‘신앙 감각’이다. 신앙 감각은 ‘올바른 그리스도교 교리와 실천을 파악하고 그에 동의하며, 잘못된 것을 배척하도록 해주는, 복음의 진리에 대한 본능’을 뜻한다. 아울러 이 대화는 나와 너에서 ‘우리’로 넘어가는 공동체 차원의 대화다. 개인적 차원을 없애지 않고, 이것을 인정하면서 공동체 차원에 포함시킨다. 대화 과정은 세 번의 나눔으로 이뤄지는데, 모임 전 참가자들은 성찰과 개인적 묵상으로 공동 식별을 준비한다. 첫 번째 나눔에서는 자신의 체험에서 비롯되는 의견을 나눈다. 의견을 제시하는 것보다, 체험의 나눔이라 할 수 있다. 각자 발언 후에는 침묵과 기도의 시간을 가진다. 계속해서 두 번째 나눔에서는 다른 이들의 발언 중에 무엇이 가장 깊은 울림이 있었는지 나눈다. 나눔을 마치면 다시 침묵과 기도 시간을 갖는다. 세 번째 나눔은 ‘함께 이룩하기’다. 발언들에 나타난 핵심 사항을 확인하고 공동 작업의 열매에 대한 동의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다. 가장 자주 언급된 것을 열거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고, 소수 의견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의미를 찾는 ‘식별’이 요구된다. [인터뷰]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노우재 신부 - “대화 익숙지 않은 한국문화 고려해 함께 노력해야” 2024년 로마에서 열린 ‘시노드를 위한 본당 사제 국제 모임’에 참여한 노우재 신부는 전 세계에서 모인 193명의 사제와 함께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경청, 대화, 공동 식별의 체험을 나눴다. 당시 각국 사제가 정성스럽게 자신의 발언을 경청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그 경청과 존중은 자연스럽게 우정으로 이어졌다. 노 신부는 “4박 5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전 세계 신부들이 깊은 영적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성령 안에서 대화 덕분”이라고 말했다. “성령 안에서 대화는 단순한 대화 기법이 아니다"라고 전한 노 신부는 “내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함께 침묵하고 기도하는 데서 대화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당이나 단체 안에서 함께 침묵하고 기도하며 식별하는 경험이 부족한 한국교회 현실에서는 먼저 신앙의 근간을 키워나가야 성령 안에서 대화가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교의 원천인 성체성사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노 신부는 “각 공동체의 상황에 맞는 대화 주제 설정과 ‘대화 봉사자(퍼실리테이터)’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본당 사제 모임에 참여한 신부님들이 교구와 본당에서 실제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시작이니 인식이 저조하고, ‘상호 위로와 공감만으로 끝난다’는 비판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공동 식별을 지향하지만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대화 문화가 미비한 한국 사회의 문화적 특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성령 하느님께서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며 우리를 인도하시고 변화시켜 주시는 분이라는 신앙 경험을 축적해야 합니다.” 노 신부는 “‘성령 안에서 대화’를 행사나 이벤트처럼 성급히 추진할 때 오히려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성령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며 함께 깨어 기도하는 신앙인의 자세를 먼저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요청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11면

‘시노드 교회’ 정착 위한 한국교회 여정 본격화

한국교회가 ‘시노드 교회’를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의 방향성을 실제 사목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정례화한 본당 사제 모임을 중심으로 시노드 정신을 교회 안에 뿌리내리기 위한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딛고 있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경북 왜관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관계와 소통’을 주제로 ‘2025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이하 본당 사제 모임)을 개최했다. 작년 개최된 첫 본당 사제 모임이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의 권고에 따라 마련된 것에 비해, 올해는 2024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정례화가 결정되면서 자발적인 흐름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결과가 한국교회 차원에서 필요에 맞게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올해 본당 사제 모임은 주교회의 사무처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로 구성된 주교회의 시노드팀,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사제들이 공동으로 준비했으며, 1차 모임보다 실천적 내용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성체강복과 기도, 미사를 일과의 중심에 두고 주님 안에서 친교하고 일치하는 시간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본당 사제 모임은 ▲제1주제 ‘관계를 돌아보기–보다’ ▲제2주제 ‘소통으로 나아가기–듣다, 그리고 말하다’ ▲제3주제 ‘시노드 교회를 살아가기–행동하다’ 등 공식적인 주제에 관한 대화와 나눔으로 진행됐다. 또 ‘신오두(Synodu) 신부의 고민, 시노드 스타일로 함께 풀어가기’에서는 공동체 내 갈등 등 본당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시노드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로 함께한 박용욱 신부(미카엘·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장)는 “한국을 비롯한 모든 지역 교회가 이행 과정에 들어서 시노드 교회로 향하는 과정을 부단히 밟고 있고, 3년 후에는 교황청에서 시노드 팀 모임이 열릴 예정"이라며 “이번 본당 사제 모임은 한국교회가 시노드를 이미 끝난 일회성 행사로 여기던 태도를 내려놓고, 교회 전체의 큰 흐름에 합류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견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강론에서 “시노드 교회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 사제들은 봉사하는 권위와 사목적 리더십을 시노드 교회 안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각자 사목지에 돌아가면, 출발 전과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겠지만, 그 모습을 보며 고민하는 우리의 눈과 마음에서 변화는 시작됐다고 믿는다"며 “우리 공동체를 어떻게 시노드적으로 함께 걸어가는 교회로 만들어 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자”고 당부했다. 본당 사제 모임에는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담당 옥현진 대주교(시몬·광주대교구장)와 주교회의 시노드 대표 정순택 대주교를 비롯해 전국 16개 교구 사제 50명,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사제 6명이 참석했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1면

본당 사제들, 사목 현장 ‘관계·소통’ 문제 성찰…“교회 체질 변화 필요성 체감”

‘동행’, ‘친교’, ‘변화의 시작’, ‘허심탄회’, ‘위로’, ‘희망’, '편견 없는 대화', ‘감사’, ‘함께하는 기쁨’, ‘보았습니다’ 주교와 사제, 봉사자에 이르기까지 6월 17일부터 사흘간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에 함께 한 50여 명은 2박3일의 여정을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나누며 모임의 마침표를 찍었다. 주고받은 단어와 문장에서는, 모임 동안 시노드 교회를 살기 위한 행동과 실천을 나누며 체험한 깊은 형제애가 묻어 나왔다. 이번 모임은 지난해 교황청 요청에 따라 열린 1차 모임과 달리,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공동 식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며 나눈 이 시간이 한국교회 성장의 소중한 자양분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노드 이행 단계의 응답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이번 모임의 의미를 키워드로 알아본다. 정례적·능동적 모임 지난해 열린 1차 모임은 교황청 주교대의원회(현 시노드 사무처)에서 공문을 통해 지역 교회 차원의 본당 사제 모임을 제안한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2024년 5월 15일 공문을 통해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지역 교회에서 적어도 두 차례의 본당 사제들의 시노달리타스 모임을 제안하며 그 결과를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와 공유하여 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를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특별히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제2회기 준비를 위한 ‘본당 사제 국제 모임’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던 사제 6명의 건의도 모임 개최에 영향을 미쳤다. 시노드를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인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생생하게 시노달리타스의 의미를 체험한 이들은, 그 경험을 한국의 사제들과도 나누고자 주교회의에 모임 개최를 제안하며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렇게 성사된 1차 모임에서 참석 사제들은 본당 사제 모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교회 차원의 공식적인 자리 마련을 요청했고, 이 건의는 주교회의 정기총회에 수용돼 매년 정례적인 모임을 개최하기로 결정됐다. 올해 개최된 2차 모임은 그 첫 번째 열매로, 한국 주교단의 결정에 따라 정례적이고 자발적으로 실시된 본당 사제 모임의 시작이었다. 관계와 소통 이번 모임의 주제 ‘관계와 소통’은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최종문서」 50항에서 비롯된다. ‘시노달리타스는 새로운 관계로 초대하고, 구원은 그 관계로부터 오기에 시노드 교회가 되려면 관계의 진정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을 이행하려는 뜻에서 정해졌다. 이런 차원에서 참석자들은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자신들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관계들의 진정한 회심을 이뤄 시노드적인 교회를 이룩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성찰했다. 이 주제는 「최종문서」에 나타난 시노드 정신의 핵심을 보여주고, ‘사목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하는 문제’로 적절했다는 공감대를 얻었다. 6개 조로 진행된 주제별 대화와 나눔에서 참석자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고백하고, 그동안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상처받은 마음까지도 진솔하게 밝혔다. 참석자들은 제1주제 ‘관계를 돌아보기-보다’에서 평신도·수도자·동료 사제 등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어려움과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을 토로했다. 사제들은 대화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제2주제 ’소통으로 나아가기-듣다, 그리고 말하다'에서는 경청과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자기 중심성에서 일어난 소통의 어려움을 나누고, 자신의 상처로 타인에게 상처를 줬던 것에 대한 반성도 이어졌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공감하는 소통 방식의 중요성도 이야기됐다. 제3주제 ‘시노드 교회를 살아가기-행동하다’는 「최종문서」의 방향성을 사목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을지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제들은 “머리로만 알던 시노달리타스를 몸으로 체득했고, 이는 고정된 매뉴얼이 아니라, 교회의 체질 변화와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임을 깨달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노드 방식에 대한 혼란과 의심도 있지만 그럼에도 사고의 유연성과 개방성, 인내와 희망을 품고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함께 가는 길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참석한 사제 대부분은 “이런 모임이 상시로 열렸으면 좋겠다”, “성령 안에서 대화하고 함께 식별하는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아우구스티노) 신부는 “2024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모임의 지속적 개최를 결정한 만큼, 앞으로도 이 모임은 계속될 예정"이라며 "가능하다면 모임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가능하다면 규모를 확대해 내년에 한 차례 더 열고, 후속(심화) 모임도 계획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시노드 정신을 한국교회 안에 더욱 깊이 확산시키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아울러 모임을 동반할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양성의 필요성도 제안됐다. 최문석 신부(안드레아·청주교구 배티 순교 성지 담임)는 “현재는 2024년 국제 모임에 다녀온 사제들이 대화 진행자(퍼실리테이터)로 함께 하고 있지만, 다양한 모임을 지속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주교회의 차원에서 양성 과정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를 배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담당 옥현진 대주교 - “‘성령 안에서 대화’로 진정한 공감·유대 나눈 시간”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시몬,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담당)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노드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에 동참했다. 첫 모임에는 격려 차원으로 찾아 일부 일정만 참석했지만, 올해는 조 모임을 포함한 2박3일 전 일정에 함께했다. 옥 대주교는 “‘성령 안에서 대화’ 동안, 사제단의 일원으로서 진정한 공감과 유대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뻤다"며 “교구와 본당을 뛰어넘는 만남 안에서 마음의 소리를 편안히 전할 수 있었던 점도 허심탄회한 나눔을 가능하게 한 큰 강점이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사제들의 자유로운 대화를 방해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함께한 것이 위로와 격려가 됐다’는 반응을 들으며 서로에게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주교님이 함께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노드 정신은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한 옥 대주교는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스며들어 삶이 되고, 그 삶이 문화가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1차 모임에 참여했던 사제들의 체험과 성령 안에서의 마음 열림이 이번 모임을 여는 큰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옥 대주교는 “사제들을 통해 ‘기쁨’이라는 성령의 열매를 발견했고, 이를 더욱 넓고 깊게 확장해 많은 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직을 먼저 세우고 시작하기보다는 아래로부터 자연스럽게 시작되고 스며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도 전했다. “시노드를 단지 한 번 경험해 보는 수준으로는 큰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다"고 재삼 역설한 옥 대주교는 "이번 1·2차 본당 사제 모임 역시 단순한 행사라기보다 체험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노력해 가는 여정이라 여긴다”고 전했다. “이러한 체험들이 재현되고, 새로운 만남을 계획하며 서로 연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함께하기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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