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사진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김민석 국무총리,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예방

김민석 국무총리가 7월 10일 수원교구청을 찾아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를 예방했다. 김 국무총리는 이 주교를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 국민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약자를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을 알고 있고, 정부도 조금 더 많이 찾아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방문했다”면서 “종교가 종교의 역할을 넘어, 사회의 지도자로서 민간의 대표 영역으로서 정부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천주교회는 선교나 신자 관리는 물론 사회사목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새벽총리’가 되겠다고 한 것은 부지런히 많은 것을 챙기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을 다니면서, 소외계층과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서러워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수원교구 사무처장 윤재익(바르톨로메오) 신부, 성직자국장 심재형(예로니모) 신부, 홍보국장 이철구(요셉) 신부, 관리국장 이재현(요셉) 신부가, 정부 측에서는 민기 국무총리비서실장, 심종섭 사회조정실장, 김도형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이 배석했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21면

유흥식 추기경, “경청하는 새 교황님…한반도 평화 위한 역할 기대”

휴가차 한국을 찾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이 7월 3일 주교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황 선종과 콘클라베, 새 교황 즉위 등 중대한 교회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분주한 나날을 보낸 유 추기경은 이날 잠시 숨을 고르며, 레오 14세 교황과의 일화를 비롯해 교황의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개인적인 소회와 근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Q.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서 현재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은? 2021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임명돼 올해로 4년째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직자부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모든 사제와 부제를 관할하며, 사제 양성을 위한 교육과 예비신학생들의 준비 과정 역시 성직자부의 책임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직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장관 임명 당시, 한 주교님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신부 하나라도 기쁘지 못한 모습으로 있다면 그것은 네 책임이라는 걸 명심해라.” 그 말씀이 마음 깊이 남아, 그때부터 ‘세상 어떤 신부님도 슬픈 모습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품게 됐습니다. 지난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로마에서는 전 세계 신학생과 사제, 주교님들이 함께하는 희년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제는 ‘행복한 신부들’이었습니다. 사제가 행복할 때 많은 사람에게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고, 젊은이들도 그 모습에 매력을 느껴 사제성소가 늘어날 것입니다. 성직자부 장관으로서의 제 직무도 행복하게 수행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저를 ‘웃는 추기경’이라 부르셨습니다. 교황청 안에서 저는 아주 잘 웃는 사람이고 모든 이들과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Q. 가까이에서 본 레오 14세 교황은 어떤 분인가? 교황님은 저보다 1년 뒤에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부임했습니다. 주교 직무와 사제 직무는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공식 회의 외에도 자주 가까이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교황님이 추기경이었을 때 교황님은 3층, 저는 바로 위 4층에 살았습니다. 제 방 바로 아래가 교황님 방이라 승강기에서도 자주 만났습니다. 제가 윗방에 사니까 “층간소음 괜찮냐”고 물으니 교황님은 “걱정하지 말라”면서 “한국 사람은 방에 들어가면 구두를 벗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농담을 건넨 기억이 납니다. 콘클라베 후 많은 이가 ‘어떻게 미국 사람이 교황이 되었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콘클라베에 참여한 추기경님들은 교황님을 단순히 ‘미국인’으로 보지 않고, ‘선교사’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교황님이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선교사로 헌신한 그 삶을 높이 평가해 교황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진취적인 면이 강했다면, 레오 교황님은 조용하고 특별히 잘 경청하는 분입니다. 무언가를 앞서 주도하거나 자신의 뜻을 강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되도록 많은 이의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성직자부 장관으로서 교황님과 독대할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마주 앉아 담담하게 대화를 나누고, 필요하다 싶으면 직접 메모까지 하며 기억하려 합니다. 무척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진심 어린 만남입니다. Q. 한국·한국교회와 관련해 교황과 나눈 대화가 있다면? 휴가 전, 교황님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2027년 열릴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되기까지의 과정과, 그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나눴던 대화를 전했습니다. 한국은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이고, 그런 만큼 평화가 매우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신앙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이 순교 정신을 세계 젊은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WYD는 가톨릭교회 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이가 모이는 큰 행사이기 때문에, 한국이 그 무대를 맡는 것은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께서도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귀 기울여 들으셨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과 대통령에 취임한 후 두 차례 교황님께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를 제가 직접 교황님께 전달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또 한국과 교황청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고, 교황님은 우리나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현 상황을 이야기하자 교황님은 진지하게 경청했습니다. 사실 레오 14세 교황님이 선출됐을 당시, 제 마음속에 가장 먼저 스친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분이라면 남북관계에 있어 뭔가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 하는 직감 같은 것이었습니다. 교황님께서 앞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와 한반도 평화 증진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Q. 국민 통합과 갈등 치유를 위해 필요한 자세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레오 14세 교황님도 말씀하셨듯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고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마음이 닫혀 있고, 관계에 있어 경직된 태도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로마에서 지내다 보면 많은 한국 분을 만납니다. 제가 그분들에게 다가가 먼저 인사하면 어떤 분들은 이상한 사람을 보듯 합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추기경님이세요’라고 소개하면 얼굴이 180도 바뀝니다. 그럴때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추기경, 주교, 신부니까 잘 대해야 하고, 아니면 아무렇게 대하는 것은 그리스도 정신이 아닙니다. 조금만 마음을 열고, 조금만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며,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성경 말씀 중 하나가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19)입니다. 내가 먼저 거룩해질 때, 다른 사람에게도 거룩해지게 하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우선 자신부터 거룩해져서 가능하면 모범을 보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가톨릭신자가 600만 명 가까이 됩니다. 우리 신자들이 하느님을 믿고 이웃을 신뢰하면서 소금과 누룩의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정치인은 누구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대화로 마음을 잇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진심으로 애써 준다면, 분열된 사회를 치유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국민 통합, 사회 통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대통령을 비롯해 책임 있는 분들이 지혜를 모아 우리 사회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Q. 특별히 마음에 두고 기도하는 지향이 있다면? 가장 먼저는 교황님을 위한 기도입니다. 제가 가까이에서 교황님을 모시는 만큼, 교황님이 성령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교회뿐 아니라 온 인류를 이끌 수 있도록 항상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2월 7일 전 세계 추기경들이 로마에 모인 자리에서 정말 많은 분이 제게 ‘한국은 괜찮은가?’라고 물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어떻게 한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냐’며 ‘한국이 (이 위기를) 잘 벗어나길 나도 기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솔직히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새 대통령이 선출됐고, 이제 저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위기를 이겨 낸 나라’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부끄러움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잠재력도 있고, 세상에 나눌 수 있는 것이 참 많은 나라입니다. 저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 함께 잘 사는 나라, 그런 한국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12면

최광희 신부,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최광희(마태오) 신부가 7월 8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다. 레오 14세 교황은 7월 8일 오후 7시(로마 현지시간 정오) 서울대교구 최광희 신부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Auxiliary Bishop of the Archdiocese of Seoul)이자 엘레판타리아 디 마우리타니아(Elefantaria di Mauritania) 명의 주교로 임명했다. 이 내용은 같은 시간 교황청 공식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에 발표됐다. 최광희 주교는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4년 7월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묵동·신사동본당 보좌를 거쳐 해외유학을 떠나 2012년 교황청립 그레고리안 대학교 성서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가톨릭 청년성서모임 담당 사제로 사목했다. 2021년부터 2년간 성 엥베르 센터 부센터장을 역임했으며, 2023년 2월부터 현재까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겸 홍보위원회 총무를 맡아 왔다. 2024년 9월부터는 서울대교구 대변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최 주교는 현재 한국 주교단 가운데 최연소 주교다. 서울대교구는 2024년 2월 이경상(바오로) 주교에 이어 1년 5개월 만에 새 보좌주교를 맞이했다. 최 주교 임명으로 서울대교구는 모두 4명의 보좌주교를 두게 됐다. 최 주교는 임명 후 첫 공식 일정으로 8일 오후 7시30분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를 예방한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1면

‘안락사’ 허용 확산세…생명 존엄성 ‘적신호’

프랑스 하원에 이어 영국 하원에서도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안락사를 허용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7월 안락사 관련 법안이 발의되는 등 안락사 합법화 시도가 이어져, 인간 생명 존엄성이 위협받고 있다. 영국 하원은 6월 20일 ‘생의 말기 성인에 대한 임종 선택권’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생존 기간이 6개월 이하로 예측되는 말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자살하는 ‘의사 조력 자살’ 형태의 안락사를 허용한다. 5월 27일 프랑스 하원이 유사한 내용의 안락사 법안을 통과시킨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안락사 합법화 움직임은 서구 사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조력 존엄사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을 발의했다. ‘조력 존엄사’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오리건주의 ‘존엄사법’(Death With Dignity Act)에서 온 말로, ‘존엄한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돼 불려지지만, 사실상 안락사를 의미한다. 안 의원은 앞서 2022년 6월에도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을 개정해 발의했으나, 가톨릭교회와 의사협회 등의 반대로 제정이 무산된 후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안락사는 “모든 고통을 제거할 목적으로 그 본성에서나 의도에서 죽음을 유발하는 작위나 부작위”(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생명의 복음」 65항)로 정의된다. 타살, 자살을 막론하고 고통을 피하기 위해 저지르는 모든 ‘살인’은 안락사에 해당한다. 때문에 교회는 안락사를 “생명 자체를 거스르는 행위”로 보고 “이는 인간 문명을 부패시키는 한편 창조주의 영예를 극도로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 27항 참조) 자살을 돕는 행위 역시 “요청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불의한 일에 협조하는 것이며, 때로는 실질적인 가해자가 되는 것”이라고 단호히 반대한다.(「생명의 복음」 66항) 안락사 합법화 움직임은 사회의 분위기와도 맞물려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의 많은 수가 안락사 합법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락사 허용 법안이 처음 발의된 해인 2022년 7월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의사 조력 자살 합법화에 대해 찬성으로 응답한 이가 82%에 달했고, 지난 6월 주간조선이 발표한 설문에서도 찬성이 83%로 조사됐다. 이런 경향은 사회 전반에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다는 방증이다. 안락사의 저변에는 생명의 가치에 차등이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건강하고 즐거운 삶(생명)만 가치 있고, 고통 받는 생명은 죽여도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인간의 생명은 신성”하며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목숨을 직접 해칠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하느님만이 그 시작부터 끝까지 생명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258항 참조)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는 “‘특정 조건에서는 죽여도 괜찮다’는 식으로 생명의 가치를 구분하는 경향은 생명권을 무너뜨리고 나아가 사회 공존의 기반을 뒤흔들게 된다”면서 “생명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주신 선물이자 소명이며, 아무리 병들고 약해진 생명이라 할지라도 그 생명의 가치는 변함없고, 그 어떤 고통 중에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이끌어주신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1면

최광희 신부,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최광희(마태오) 신부가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7월 8일 오후 7시 서울대교구청에서 “레오 14세 교황님께서 최광희 신부를 서울대교구의 보좌주교이자 엘레판타리아 디 마우리타니아(Elefantaria di Mauritania)의 명의 주교로 임명하셨다”고 발표하며 새 주교 탄생을 알렸다. 새 주교 임명 발표 자리에는 서울대교구 주교단과 교구청 사제단과 직원뿐 아니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관련 제반사항 논의를 위해 방한한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대표단도 함께해 새 주교 탄생의 기쁨을 함께했다.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이 자리에서 “교구에 새롭고 젊은 주교님을 보내주신 것에 거듭 감사하면서, 서울대교구가 교구장님을 중심으로 혼연일체가 돼서 이 시대에, 한국 사회에 빛과 소금으로 나아가는 그런 새로운 출발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광희 주교는 “새롭게 주교님이 되신 분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항상 준비된 분들이고 꼭 맞는 옷을 입으셨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임명 소식에) 제 자신도 맞지 않는 옷이 눈 앞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가득하다”면서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벼랑 끝에 몰린 것 같은 저를 위한 기도를 간절히 청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교구장님 뜻에 따라 교구가 일치된 모습으로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작은 발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발표 후 최 주교는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을 찾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했다. 정 대주교는 최 주교를 맞이하며 “최 주교님을 하느님께서 선택해, 우리 교회를 위해 큰일들을 함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기쁨을 전했다. 또한 ““(최 주교가) 준비한 게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준비를 넘어서서 일 하시는 분”이라며 “(우리의 역할은) 하느님께 내어 드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격려하고 최 주교에게 「주교예절서」를 선물했다. 최 주교는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4년 7월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묵동·신사동본당 보좌를 거쳐 해외유학을 떠나 2012년 교황청립 그레고리안 대학교 성서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귀국 후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가톨릭 청년성서모임 담당 사제로 사목했다. 2021년부터 2년간 성 엥베르 센터 부센터장을 역임했으며, 202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겸 홍보위원회 총무를 맡아왔다. 2024년 9월부터는 서울대교구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최 주교는 1977년생으로 현재 한국 주교단 가운데 최연소 주교다. 서울대교구는 2024년 2월 이경상(바오로) 주교에 이어 1년 5개월 만에 새 보좌주교를 맞이했다. 최 주교 임명으로 서울대교구는 모두 4명의 보좌주교를 두게 됐다. < 최광희 주교 약력 >

입력일 2025-07-08

커피 한 잔에 친교 한 모금…‘교구청 카페는 진화 중’

“커피 나왔습니다.” 카페에 퍼지는 향긋한 커피 내음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그 향기만큼이나,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도 사람들을 이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그런 공간이 ‘교구청’ 안에도 마련돼 있다. 교구청은 교구장 주교를 보좌해 교구의 행정, 교회법 관련 사법 업무, 사목계획 수립과 실행 등 교구 전반을 담당하는 중심 기구다. 이러한 성격 탓에 교구청은 신자들에게 다소 엄격하고 딱딱한 곳으로 느껴지기 쉽다. 이에 여러 교구에서는 교구청 내에 카페를 마련해, 신자와 주민들이 편히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카페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장애인·이주민·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들이 자립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공간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대교구청 ‘카페 카리타스’(Caritas)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동굴을 재현한 ‘성모당’을 비롯해 넓은 부지를 갖춘 대구대교구청은 신자들에게는 순례지로, 시민들에게는 산책 명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이 교구청 부지 안에는 방문객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카페 ‘카리타스’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카페 카리타스는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다회용 용기만 사용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매장에서는 유리컵을 사용하며, 포장 시에는 다회용 용기에 보증금을 포함해 제공하고, 빈 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카페 한편에서는 제로웨이스트숍 ‘카리타스 라운지’도 함께 운영 중이다. 2017년부터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학산보호작업장에서 운영하는 카페 카리타스는 중증장애인들이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현재 4명의 중증장애인이 근무하고 있고, 그동안 이곳에서 근무하다 자립에 성공한 장애인도 여럿이다. 카페 수익 대부분은 바리스타들의 인건비로 사용되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로4길 112 - 영업시간: 매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공휴일 휴무) 대전교구청 ‘대건을 그리다’ 카페 ‘대건을 그리다’는 모두에게 열린 교회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하는 대전교구청의 비전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이다. 2021년 세종시에 새롭게 들어선 대전교구청은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조화롭게 담은 화려한 외관 속에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을 품고 있다. 교구청 1층에 자리한 전시관과 복합문화공간, 그리고 함께 자리한 카페는 이러한 열린 교구청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 같은 존재다. 세종성요한바오로2세 성당과 교구청, 성모당을 찾는 신자들은 물론,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도 이곳을 편안한 쉼과 만남의 공간으로 즐겨 찾고 있다. 대건을 그리다는 교구청과 함께 설립된 세종성요한바오로2세 본당에서 운영하며, 40여 명의 본당 신자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원두와 드립백 커피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담근 수제차 역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주소: 세종 국책연구원5로 12 - 영업시간: 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주일 오전 11시~오후 2시 전주교구청 ‘부에나까사'(Buenacasa) 전주교구청 건너편에는 카페 ‘부에나까사’가 있다. 스페인어로 ‘좋은 집’이라는 의미의 이 공간은 전주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한다. 교구청 부지 안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구청을 방문하는 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구청이 전동성당과 치명자산성지 등 교회 사적지는 물론 지역의 유명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과도 가까이 있다 보니 부에나까사는 교구청 방문객과 성지순례자만이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음악회나 전시회, 특강 등도 열려 문화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카페 직원들은 이주민 여성들로,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도 힘이 되고 있다. -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간납로 20 -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9시 인천교구청 ‘카페립(立)’ 인천교구청 내에 자리한 ‘카페립(立)’은 청소년들이 자립의 꿈을 키우며 스스로 설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을 담은 공간이다.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이 운영하는 카페는 취업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직업훈련을 하고 중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지역사회 청소년 기관을 이용하는 만 15부터 24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며 자립의 꿈을 키워나간다. 현재 3명의 청소년 바리스타가 카페립에서 근무 중이다. 교구청은 교구의 다양한 교육과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이자,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상을 모신 성모당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카페립은 교구청 방문객과 성모당을 찾는 순례자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착한 가격으로 운영되는 점 또한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주민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주소: 인천 동구 박문로 1 청소년센터 3층(지상층) -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2면

그리스도인은 전쟁을 어떻게 봐야 할까?…“정당한 전쟁은 없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불씨로 세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중에 일부 전쟁을 옹호하는 이들은 성경의 말씀이나 종교적인 언급을 통해 전쟁이 마치 종교적으로 정당한 듯 꾸미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종교적으로 정당한 전쟁도 있을까?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전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종교로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이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6월 12일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해 자신이 적은 쪽지를 벽 틈새에 끼워 넣었다. 통곡의 벽을 성스럽게 여기는 유다인들은 이 벽 틈새에 바람을 적은 쪽지를 끼워 넣으면 하느님께서 그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여긴다. 네타냐후 총리가 쪽지에 적은 문장은 “보라, 백성이 큰 사자처럼 일어설 것이다”였다. 이 문장은 민수기 23장 24절 “보라, 암사자처럼 일어나고 수사자처럼 일어서는 백성을. 짐승을 잡아먹지 않고서는, 잡은 짐승의 피를 마시지 않고서는 눕지 않는다”에서 따온 것이다. 다음날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과 핵심 군지휘관을 공습했다. 작전의 이름은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였다. 네타냐후 총리의 쪽지 내용이 반영된 작전명이었다. 성경 구절에서 따온 작전명은 민간인 피해까지 일으킨 대대적인 공습에 종교적인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스라엘이 작전명을 성경에서 따온 일이 처음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종종 성경으로 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하곤 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시리아에서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바산 화살 작전’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민수기와 신명기에는 이스라엘 민족이 바산 임금 옥의 왕국을 정복하는 구절이 나오는데, 바산은 오늘날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의 골란고원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미국의 이란 공습에 관련해 ‘하느님’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1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직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고, 이어 휴전 합의 중인 24일에는 “하느님이 이스라엘과 이란, 중동, 미국, 전 세계를 축복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종교로 전쟁을 정당화한 시도라는 비판을 낳았다. ‘정당한 전쟁’은 없다 종교로 전쟁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침략 행위인 전쟁은 결코 정당할 수 없다. 모든 전쟁은 십계명 중 다섯째 계명,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정면으로 반한다. 교회는 “도시 전체나 광범위한 주민들에게 무차별 파괴를 자행하는 모든 전쟁 행위는 하느님을 거스르고 인간 자신을 거스르는 범죄”이며 “이는 확고히 또 단호히 단죄 받아야 한다”고 전쟁을 강력히 반대한다.(「사목헌장」 80항) “침략 전쟁은 본질적으로 비도덕적”(「간추린 사회 교리」 500항)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성경이나 ‘하느님’에서 명분을 찾는다 해도 전쟁이 정당화될 수 없다. 교회는 나아가 “어떠한 전쟁이든 완전히 금지할 수 있는 시대를 온 힘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사목헌장」 82항) 특히 “군비 경쟁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며,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증대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군비 증강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개인들과 국가들 사이에 만연한 불의와, 경제 사회 분야의 지나친 불공정과 불평등, 시기, 불신과 교만은 끊임없이 평화를 위협하며 전쟁의 원인이 된다”며 전쟁 억제를 위한 정의 실현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15항, 2317항) 그렇기 때문에 역대 교황들은 끊임없이 전쟁에 반대하며 평화를 호소해 왔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전날인 4월 20일 ‘로마와 온 세상에’(Urbi et Orbi) 보내는 부활 메시지를 통해 강력하게 평화를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분쟁 속에서 우리는 죽음이 활개 치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느냐”고 개탄하면서 교전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선언하고, 인질들을 석방하며, 굶주림 속에서 평화로운 미래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길” 당부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군비 축소 없이는 참된 평화가 꽃 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레오 14세 교황 역시 6월 14일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군사 충돌 확대를 우려하며, “그 누구도 타인의 존재에 위협을 가해서는 안 되고, 모든 이의 존엄성과 안전을 보장하는 해결책을 증진하고 화해의 길을 찾으며 평화의 사명을 지키는 것은 모든 나라의 의무”라고 전하며 전쟁의 중단과 중동 지역의 평화를 호소했다. 그리스도인에게 ‘전쟁’이란 ‘정당한 전쟁’이 없다면, 성경에 등장하는 전쟁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성경, 특히 구약성경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했던 일화들이 등장한다. 이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전쟁을 수행했고, 전쟁을 종교적인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구약성경의 이 전쟁들을 두고 ‘윤리적 정당성’을 따지기는 어렵다.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의 전쟁이라는 보편적인 체험에서 출발해, 모든 인류의 구원이 달려있는 영적인 전쟁의 본질적 측면을 드러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구약의 율법들이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된 것처럼, 전쟁에 관한 가르침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으로 완성된다. 예수님이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요한 18,36)고 말했듯이, 우리가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수행해야 할 진정한 전쟁은 지상의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전쟁은 사탄과 악에 대항하는 영적인 전쟁이다.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주원준(토마스 아퀴나스) 박사는 “일부 유다교도들은 구약성경을 민족주의적이고 실정법적이고 율법적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 해석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해석이 아니다”라며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이라는 한 혈연 집단에게 특정 땅을 주신 것이 아니라 믿음의 백성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을 주신다는 종말론적이고 신앙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1면

[가톨릭 POLL] ‘식사 전 기도’ 대부분 성실히 바쳐

가톨릭 POLL 조사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87%)은 식사 전에 기도를 바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종기도를 바치는 신자는 10명 중 4명이 채 되지 않았다. 가톨릭신문과 서울대교구 가톨릭굿뉴스는 6월 11일부터 25일까지 ‘식사할 때 기도하시나요?’를 주제로 가톨릭 POLL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는 1196명이 참여했다. 응답자들이 ▲식사 전 기도 ▲식사 후 기도 ▲아침/저녁기도 ▲삼종기도(부활삼종기도) 중 가장 성실하게 바치는 기도는 ‘식사 전 기도’였다. 다른 기도의 경우 모두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성실히 바치고 있었지만, 삼종기도(부활삼종기도)는 매일 바치는 이보다 바치지 않는 신자가 더 많았다. 각 기도를 식사 때마다, 혹은 매일 ‘대체로 바친다’고 응답한 이는 식사 전 기도 1038명(87%), 식사 후 기도 677명(57%), 아침/저녁기도 740명(62%), 삼종기도(부활삼종기도) 425명(36%)이었다. 식사 전·후 기도에 비하면 매일 꾸준히 아침/저녁/삼종(부활삼종)기도를 바치는 이의 비율은 낮았지만, 많은 응답자는 아침/저녁/삼종(부활삼종)기도가 ‘신앙인의 의무’(24%)이며 ‘교회 공동체와 함께하는 전례’(20%)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정해진 시간마다 기도할 수 있어서 좋다’(17%), ‘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일과다’(10%) 등 응답자 다수가 아침/저녁/삼종(부활삼종)기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바치면 좋겠지만, 안 바쳐도 괜찮다’(13%), ‘정해진 시간마다 기도하는 것은 현대인의 생활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10%), ‘너무 의무적으로 기도하는 것 같아 선호하지 않는다’(6%)는 응답도 있었다. 집이나 성당 밖에서 기도하는 데 대해서는 ‘신자라면 장소에 관계없이 당당하게 기도해야 한다’(37%)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내가 기도하는 모습은 선교가 된다’(26%), ‘밖에서는 티 나지 않게 속으로 기도하는 게 좋다’(14%),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으니 기도도 밖에서 더 많이 바치는 것이 당연하다’(8%), ‘주변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불편해할 것 같다’(8%), ‘기도는 좋지만 밖에서 기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7%) 순으로 답했다. 집/성당 밖에서 기도할 때 성호를 어떻게 긋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대다수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성호를 긋는다’(971명, 81%)고 응답했다. 95명은 ‘다른 사람 몰래 긋는다’고 답했다. 성호 대신 엄지로 작게 십자가를 긋거나(54명), 성호는 긋지 않고 속으로 기도하거나(56명), 밖에서는 기도하지 않아서 성호경을 바칠 일이 없다(20명)는 등 집이나 성당 밖에서는 성호를 긋지 않는다는 응답도 있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면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 봉헌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6월 2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가 주관한 이날 미사는 6·25전쟁 75주년을 맞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꺼지지 않는 희망을 품고 평화의 순례길을 함께 걸어갑시다’를 주제로 마련됐다.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에는 민족화해위원회 봉사자를 비롯해, 민족화해 활동을 하는 시설·단체 관계자,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파티마의 세계사도직 회원, 북한에 고향을 둔 북향민 등 5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했다. 특히 이날 미사 중에는 북향민들이 독서, 예물 봉헌, 보편 지향 기도 등 전례봉사자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미사 중에는 6·25전쟁 당시 군종사제로 사목하다 수용소에서 세상을 떠난 하느님의 종 에밀 카폰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한국 전쟁의 예수, 에밀 카폰 신부를 아시나요?>를 시청했다. 참례자들은 영상을 통해 처참한 전쟁터 속에서도 온 삶을 다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에밀 카폰 신부의 일화를 되새기며 평화의 도구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문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가의 ‘2025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를 낭독하고 참례자들과 함께 묵상했다. 문 주교는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은 그 자체로 비극이었고, 폭력이었고, 파괴였고, 죽음이었다”면서 “악마들은 인간과 인간,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분열을 원하지만,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화해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신자들에게 “평화의 도구가 되자”며 “증오, 적개심을 버리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평화를 샘솟게 하고 평화의 강물이 흘러가도록 우리가 먼저 우리 삶 속에서 이러한 노력을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허현 신부는 “평화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만, 에밀 카폰 신부님처럼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평화를 위해 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서 “평화를 위해 이 미사에 함께 모여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매일 오후 9시 주모경을 바치는 기도 운동에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북향민 허영희(알레나·제2대리구 와동본당) 씨는 “해마다 봉헌하는 미사지만, 이 미사 때의 기도가 여느 때의 기도보다 더 큰 힘이 되는 것 같다”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렇게 많은 분이 함께 기도하는 걸 보면서 언젠가 한반도가 하나 되고 평화를 이루는 날이 오리라 기대하게 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면

서울대교구 이재현·함현준 부제, 레오 14세 교황에게 사제품 받아

서울대교구 이재현(안젤로·양천본당), 함현준(프란치스코·대치성모탄신본당) 부제가 6월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사제서품식에서 레오 14세 교황에게 사제품을 받았다. 한국교회 부제가 레오 14세 교황에게 사제품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제서품식은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바티칸에서 열린 ‘사제들의 희년’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아 거행된 사제서품식에서는 32명이 사제품을 받았다. 이재현(안젤로)·함현준(프란치스코) 신부의 첫 미사는 6월 29일 교황청립 로마한인신학원 성당에서 봉헌됐다. 미사에는 로마한인신학원장 정연정(티모테오) 몬시뇰, 교황청 복음화부 한현택(아우구스티노) 몬시뇰,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장 민범식(안토니오) 신부, 양천본당 주임 염기철(베드로) 신부, 대치성모탄신본당 주임 심욱(베드로) 신부, 이재현 신부의 삼촌인 면목동본당 주임 이철희(요한크리소스토모) 신부를 비롯해 40여 명의 사제가 함께했다. 사제서품식과 첫 미사에는 사제수품을 축하하기 위해 로마를 찾은 양천·대치성모탄신본당 신자들과 로마 한인본당 신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두 신부는 현재 로마에서 유학 중으로 이재현 신부는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성서신학 석사학위를, 함현준 신부는 같은 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두 신부는 앞으로 서울대교구 소속 사제로 유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1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