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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가톨릭중앙의료원, 지난해 188억 원 규모 사회공헌 활동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료원장 이화성 프란치스코, 이하 의료원)은 산하 8개 병원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과 함께 2024년 한해 동안 총 188억 원 규모의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고 7월 7일 밝혔다. 의료원과 산하 병원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9만 6520명이 직접 혜택을 받았다. 사회공헌 활동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자선 진료였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168억 원이 사용됐다. 자선 진료 외에도 기부금 11억 원, 의료봉사 9억 원 등이 사회공헌 활동에 쓰였다.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눈에 띈다. 성모자선회, 성가자선회, 은평성모자선회 등 각 병원 소속 자선회와 부서, 동아리 등을 중심으로 1만 6228명이 기부, 의료와 노력 봉사, 문화행사 등에 직접 참여했으며, 지원 금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아울러 의료원은 2018년 설립한 가톨릭메디컬엔젤스(Catholic Medical Angles)를 통해 병원별 연계로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부(금전 및 의료 물품, 생필품) ▲국내외 자선 진료 ▲국내외 의료봉사 ▲상설 진료소 운영 ▲해외 의료진 초청 연수와 교육 등 총 7개 부문으로 구분해, 산하 병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캄보디아, 몽골, 필리핀, 부르키나파소 등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의료원의 사회공헌은 일반적인 봉사를 넘어 가톨릭 정신이라는 역사적 뿌리에서 출발한다.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1936년 전국 가톨릭 신자들의 모금으로 설립한 의료원의 전신 ‘성모병원’이 바로 자선 의료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시작된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이화성 의료원장은 “의료원은 가톨릭 영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가치 구현을 이어오며 의학 발전을 선도해 왔다”라면서, “앞으로도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산하 8개 병원이 함께 가톨릭 영성 기반의 다양하고 의미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치유와 나눔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4면

[수원교구 성당 순례] 고초골공소

‘신앙 선조들이 박해를 받으며 고초를 당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는 마을, 경기도 용인의 ‘고초골.’ 이곳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직접 연관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성인이 사목하던 시절 방문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용인특례시는 고초골공소와 성인이 유년기를 보낸 은이성지 등 다섯 곳의 명소를 잇는 스탬프 투어 ‘청년 김대건의 길을 걷다’을 마련했다. 김대건의 길을 따라 걷기 위한 이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수원교구 제1대리구 원삼본당(주임 송영오 베네딕토 신부) 관할 고초골공소와 피정의 집을 찾았다. 되찾은 초가지붕으로 더 뚜렷해진 신앙 선조 숨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 좁은 골목과 둔덕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고초골공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돌담 사이로 향토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마치 전래동화에 나오는 작은 마을 공동체에 들어선 듯 정겹다. 대부분 기와지붕을 얹은 집들이지만 그중 초가집 한 채가 눈에 띈다. 바로 옛 고초골공소다. 현존하는 수원교구 공소 중 한옥으로 지어진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공소로 현재는 경당으로 쓰인다. 최근 연 1회 있는 초가 복원을 막 마친 말끔하고 풍성한 지붕 아래로 세월의 흔적이 담긴 ‘고초천주교회(枯草天主敎會)’ 현판이 걸려 있다. 전통 가옥이지만 자세히 보면 한지 문에는 유리가 덧대어 있고 벽에는 소화 설비가 설치돼 있다. 대들보와 서까래에는 형광등도 달려 있는 등 실용성을 더해 개량된 모습이다. 이는 1891년 세워진 후 기와와 팔작지붕 등으로 개조되며 오랫동안 실제 교회 시설로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이후 2018년 국가등록문화재 제708호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교구와 용인특례시는 2023년 공소의 원형 모습을 최대한 살려 복원했다. 내부 제단의 감실대 등은 고가구로 갖춰 세월의 손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기둥마다 걸린 은색 주석 십자가의 길이 고풍스러운 나무와 어우러진다. 경당 바깥 왼쪽으로는 검은색 철제 종탑이 눈에 띈다. 인근 용암(용바위)공소가 폐쇄되면서 약 12년 전 이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지금은 공소의 명물이 됐다. 경당 오른편에는 청보라색 수국과 노란 나리꽃 사이로 루르드 성모상이 모셔져 있다. 마당 구석구석에 놓인 항아리들은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더한다. 정기적 피정 이어가며 옛 교우촌 구현 고초골공소와 피정의 집에는 교육관, 개인 피정의 집, 수도자·선교사 쉼터, ‘순교자 신안드레아의 집’, 관리동 등 각 용도에 맞는 공간들이 오밀조밀 마련돼 있다. 민가를 개량한 ‘라자로·마르타·마리아의 집’은 순례자들의 식사 준비 공간으로 썼다가 현재는 다른 용도로의 활용을 준비 중이다. ‘순교자 유군심 치릴로의 집’, ‘순교자 박바르바라의 집’이라는 이름의 정자는 순례자 쉼터로 쓰인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며’ 안내를 시작으로, 바위와 소나무에 기대어 있는 십자가의 길도 이색적이다. 2003년 원삼본당이 설립되며 피정의 집으로 용도가 변경된 고초골공소에는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머물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 후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2024년부터 송영오 신부의 특강을 재개했다. 현재 송 신부의 봄·가을 피정 프로그램은 교육관 혹은 경당에서 열린다. 올 하반기 가을 피정은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9월 9일) ▲‘하느님은 어디 계십니까?’(9월 25일)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10월 14일) 등의 주제로 11월까지 이어진다. 피정은 오전 11시 미사로 시작해 점심 식사 후 특강으로 마무리된다. 개인 피정은 운영 준비 중이다. 순교자들의 덕, 마침내 공소로 꽃 피다 고초골은 1820년경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산중에 모여들면서 생긴 교우촌이다. 그러나 1866년 병인박해 때 이곳에 숨어 살던 신자들이 붙잡혀 순교하고 마을은 불타 없어졌다. 이때 끌려간 신자들 중 박 바르바라, 신 안드레아, 유군심(치릴로) 등 다섯 순교자의 기록은 「병인사적 박순집 증언록」, 「치명일기」, 「병인치명사적」에 수록돼 있다. 1886년 조선에 선교의 자유가 허락되자 이곳에 다시 신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며 1891년 기도와 집회 장소로 사용할 공소가 세워졌다. 고초골 교우촌 규모는 문헌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수원교회사연구소의 「상교우서」에 따르면, 공소 신자 수는 1900년 78명, 1924년 226명, 1937년 242명이다. 고초골공소에 대한 기록은 몇몇 사료에 남아 있다. 제8대 조선대목구장 뮈텔 주교(1854~1933)가 쓴 「뮈텔주교일기」의 서울 남부지역 사목 순방 기록(1902년 11월 11~17일)에 고초골공소가 등장한다. 뮈텔 주교는 이곳에서 신자들로부터 국수 대접을 받았다고 적었다. 또한 우리나라 세 번째 사제 강도영 신부(마르코·1863~1929)는 「서한집」 중 <주교님(뮈텔)께 쓴 편지>(1916년 2월 16일) 등 여러 서한에서 고초골공소를 언급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4면

서울대교구-우리금융, 미성년 한부모 만나…“생명 위한 용기, 교회가 도울 것”

서울대교구는 7월 4일 서울 명동 교구청 내 ‘우리사랑나눔터’에서 미성년 미혼 한부모 6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교구와 우리금융그룹이 함께 진행하는 미혼부모 자립 지원 사업 ‘우리 원더 패밀리’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수혜자는 “매달 안정적인 지원을 받아 정말 큰 힘이 된다”며 “지원금으로 적금도 들고 식비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생명이라는 가장 소중한 선택을 한 여러분들의 결정을 함께 지지하며 동행하고자 한다”며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교회를 찾아주시면 종교를 떠나 기꺼이 응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우리금융미래재단 임종룡 이사장은 “생명을 향한 결정을 내린 용기와 책임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사업은 사회가 그 용기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자리에 동석한 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개인적으로 ‘미혼 부모’라고 하면 ‘생명을 선택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며 “부정적으로만 판단하면 그들은 오히려 숨어서 낙태 같은 반 생명 행위를 하게 되고 범죄에도 노출되기에, 사회와 어른들이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원더 패밀리’ 사업은 서울대교구와 우리금융미래재단, 여성가족부가 협력해 2023년 7월부터 이어가고 있는 미성년·청소년 미혼 한 부모 자립 지원 프로그램이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3면

“성(性), 책임과 사랑으로”…한국틴스타, 성교육 교재 개정 발간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성’(性)을 책임과 사랑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비영리 단체 한국틴스타(대표 손호빈 디오니시오 신부)가 6~13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재를 발간했다. 6~11세 어린이 대상 「어린이를 위한 틴스타 Ⅰ~Ⅲ」 개정판은 교사용과 학생용으로 나눠져 있으며 교구 세트도 함께 마련됐다. 교재는 부모와 자녀가 성·사랑·생명에 대해 소통하는 인격적 성교육을 촉진하며, 어린이들에게 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형성과 생식력 자각을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12~13세 청소년을 위한 「성장하는 몸이 말하는 이야기」(김혜정·손호빈 신부 엮음)도 새로 나왔다. 특히 청소년 교재는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이 함께 준비하는 사춘기’를 주제로 남녀 청소년 대상 도서가 각각 발간됐다. 부모와 자녀 간의 신뢰와 소통이 지속적이며 깊이 있게 확장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국틴스타 관계자는 “성교육은 단지 성 지식 전달만이 아닌, 자신에 대한 이해와 존중 속에서 타인과 관계 맺는 삶의 시작을 동행하는 것”이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존감과 정체성을 세우는 중요한 여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교재를 발간했다”고 전했다. 교재 시리즈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한국틴스타는 서울대교구와 전국 본당, 학교, 기관과 협력해 청소년과 청년, 성인과 사제·수도자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문의: 02-727-2357~9 한국틴스타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3면

[인터뷰]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감사패 받은 서봉흠 대표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을 성공적으로 마쳐 헌법재판소에 전달했지만 결국 헌법불합치가 돼 입법 공백이 이어진 현 상황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서울대교구 본당 생명분과 서봉흠(요셉·서울대교구 하계동본당) 교구 대표는 2017년 겨울, 주말마다 명동 거리에 나서 서명운동을 벌였던 기억을 떠올리며 “내 생애 명동성당에 가장 많이 갔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서명운동은 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의 주도로 시작됐으며, 단 두 달여 만에 전국 교구의 참여 속에 성과를 이뤘다. “생명은 너무 자명한 진리이기 때문에, 갈수록 사명감이 생겨 10년 넘게 봉사 중입니다.” 서 대표는 처음부터 생명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본당 봉사자로 시작했지만, 2011년 ‘생명 수호 담당’을 맡게 되면서 그의 활동은 본격화됐다. 이후 생명분과로 조직이 확대되며, 생명을 위한 기도와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산하 본당 생명분과는 현재 약 150개 본당에 설치돼 있으며, 500여 명의 봉사자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매일 생명 수호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반생명적 정책과 입법에 반대하며 ▲생명 전시회,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참 생명 학교’ 등 다양한 교구 활동에 참여한다. 또 태아와 임산부 돌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 대표는 생명 분야는 특히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생명분과 정기연수’와 ‘사목 위원 교육’의 필요성을 내세운 서 대표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봉사 분야보다 교육이 필수”라며 “생명의 복음을 전파하고 실천하는 생명의 봉사자가 많이 양성돼야만 본당 생명 수호 운동이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생명의 소중함은 지식과 교육만으로는 온전히 체감하기 어렵다. 서 대표 역시 생명의 끝자락에서 그 가치를 깊이 깨달은 경험이 있다. 12년 전 갑작스레 위암 판정을 받은 서 대표는 수술 경과가 좋아 안도했지만 5년 전 암이 재발해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지금은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지만 당시 본당의 5000여 신자들과 사제, 봉사자들의 기도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서 대표는 “생명 봉사자로 활동한 덕분에, 또 앞으로 더욱 생명 운동에 투신하라고 하느님께서 큰 은총을 내려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생명위는 6월 29일 열린 설립 20주년 기념미사에서 그간 헌신해 온 서 대표에게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서 대표는 이제 스무 살 청년이 된 생명위가 앞으로 펼치는 활발한 활동에도 힘닿는 데까지 계속 함께하고 싶다. “12년간 교구 대표를 맡으며 세상의 과학 기술과 법 제도의 생명 경시 풍조에 실망하기도 했죠. 그럼에도 진리에 희망을 두고 꾸준히 나아가겠습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1면

서울 생명위 “생명 수호 여정 20년, 새롭게 복음 전하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이하 생명위)는 6월 28일부터 이틀간 서울 한남동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피정의 집에서 ‘2025년 본당 생명분과 정기연수’와 ‘생명위 설립 20주년 기념미사’를 개최했다. 생명위 부위원장이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6월 29일 봉헌된 미사 강론에서 “생명위는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과 생명을 위한 여정이라는 고통과 희망 속에서, 생명의 복음을 새롭게 전하는 공동체라는 새로운 20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생명 수호는 어떤 이념이나 운동이 아닌 복음 그 자체이며, 십자가 위에서 생명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사랑에 참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미사 중에는 서울대교구 본당 생명분과 서봉흠(요셉·서울대교구 하계동본당) 교구 대표가 2011년부터 생명 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감사패를 받았다. 또한 생명위 전임 사무국장 지영현 신부(시몬·서울대교구 압구정1동본당 주임)와 생명위 연구위원 이동호(프란치스코) 신부가 축하 자리를 함께했다. 미사 전 연수에서는 본당 생명 분과의 생명 수호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자 생명위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강사들이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가정형 호스피스 바로 알기 ▲환자와 가족의 영적 돌봄 등 주제로 강의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4면

수도자 위한 ‘전지적 기쁨 시점’ 3차 모임…“기쁨의 본질 재발견”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남녀 수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느님과의 깊은 관계 안에서 소명을 되새기며 고통마저 은총이 되는 ‘기쁨의 본질’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을 함께했다.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회장 유덕현 야고보 아빠스)와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회장 나현오 현오레지나 수녀)는 6월 21일부터 이틀간 충북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전지적 기쁨 시점’ 3차 워크숍을 개최했다. 종신서원 1~10년 차 수도자 30여 명은 워크숍에서 ‘과거’ 속 은총과 그 안의 고통과 기쁨, ‘현재’의 기쁨과 어려움, ‘미래’에 펼쳐질 여정을 하느님과 어떻게 함께 나아갈 것인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 특히, 힘들었던 시간조차 하느님이 함께 계셨음을 깨달은 뒤 고통은 바로 은총을 체험한 진정한 기쁨이었음을 재발견한 시간이었다는 것과, 공동체 자체가 하느님께 나아가는 가장 큰 기쁨과 원동력이었음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류지민(아녜스) 수녀는 “이곳에서 동료 수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가는 길이 교회와 수도 공동체, 내 개인의 삶 안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다시금 깨달아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작은 형제회 이상학(힐라리오) 수사는 “‘미래 지도 그리기’를 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기쁨과 일상에서의 하느님과의 관계를 재발견하는 힘을 얻어간다”고 말했다. 인보 성체 수도회 노윤희(마리아) 수녀는 “세상에서 조금 지쳐있었는데 ‘고민 적어 물에 녹이기’를 통해 나의 어려움이 가벼워짐을 느꼈고, 생활 안에서 희망과 기쁨을 찾는 법을 일깨우는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워크숍에는 유덕현 아빠스가 참석해 수도자들과 1박2일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유 아빠스는 “수도자들의 밝고 기쁜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많은 수도자가 ‘과거와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 안에서 온전히 기쁨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나눔을 통해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파견 미사 강론에서 유 아빠스는 “축성된 빵과 포도주처럼, 서원한 우리들은 겉모습은 그대로이지만 본질은 그리스도의 것으로 변화됐다”며 “모든 것을 그리스도께 의탁하며 기쁘게 살자”고 당부했다. 전지적 기쁨 시점은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필리 4,4)를 주제로, 전능하신 하느님의 기쁨 시점에서 수도자들에게 기쁨의 원천인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기회를 주는 워크숍으로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9월 30일까지 총 여덟 차례 마련된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3면

프로라이프 유럽 방한…“피부색·언어 달라도 ‘생명 운동’ 펼치는 마음은 하나”

“태아가 생명이 아니라면 무엇일까요?” 유럽 유일의 대학생 생명 운동 조직인 ‘프로라이프 유럽’(대표 마리아 체르닌)의 마누엘라 슈타이너는 “이 질문이 ‘태아는 생명입니다’라는 주장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연다”며 “우리가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일대 일로 생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이런 질문은 일방적으로 의견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이 질문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해 볼 여지를 줄 수 있다”고 생명 운동 노하우를 전했다. 지난 6월 18일 서울대교구청 회의실에서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프로라이프 유럽과 인천가톨릭대학교 프로라이프 동아리 ‘라비타’, 서울 의과대학 가톨릭 대학생 연합회 등 청년 약 30명이 모여 ‘생명 운동’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국경을 뛰어 넘어 열정과 경험을 나눈 것이다. 이 자리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가 제19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 부대 행사로 마련한 ‘프로라이프 유럽과 한국 프로라이프 학생들과의 연계 워크숍’이었다. 이번 워크숍은 유럽의 ‘대화 중심’ 생명운동 방식과 한국의 ‘체험 중심’ 캠페인 방식을 서로 공유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자리였다. 프로라이프 유럽은 서울 생명위가 제정한 제19회 생명의 신비상 활동분야 본상 수상 팀이다. 2019년 유럽 각국의 젊은이들이 모여 창립한 단체로 공식 학생 봉사자 137명과 협력 봉사자 300명이 매주 생명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리아 체르닌 대표는 “유럽에서는 프로라이프 운동 참여자 대부분이 신자인 반면 한국 학생들은 종교적 배경 없이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한국 청년들도 우리나라만의 효과적인 생명 운동 방식을 소개했다. 라비타 송승표(알베르토) 부회장은 “한국에서는 부스를 열어 임부 체험복을 입어보거나 태아 퍼즐 맞추기 같은 활동으로 먼저 사람들의 흥미를 유도한다”며 “참가자들이 재미와 체험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뒤, 우리가 설명을 보태 이해를 돕는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생명위는 6월 17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서울에서 제19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은 개최했다. 시상식에서는 프로라이프 유럽을 비롯해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허준렬 교수(생명과학분야 본상) ▲포항공과대학교 장진아 교수(생명과학분야 장려상) ▲출판사 안온북스 대표 서효인 시인(인문사회과학분야 장려상)이 각각 수상했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서울대교구장 명의 상패와 상금 1억 원, 장려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상금 3000만 원이 수여됐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3면

[수원교구 성당 순례] 평택성당

수원교구 평택본당(주임 김현중 요한 보스코 신부)은 하느님의 종 조제프 몰리마르 신부(Joseph Molimard, 牟 요셉, 1897~1950)에 의해 시작된 역사 연구와 보존, 몰리마르 신부의 유해 안치 등 성역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본당 공동체의 보금자리인 성당 또한 하느님이 사랑하신 아름다운 자연과 신자들의 기도를 돕는 성상 등이 자리한 ‘찾고 싶은’ 공간이다. 6·25 한국전쟁 때 순교한 몰리마르 신부가 사랑한 곳, 6월 끝자락에 더욱 의미가 깊은 평택성당을 찾았다. 땅에 모든 걱정 내려두고 한발한발 천국의 계단으로 유치원 건물을 지나 성당 안으로 들어오면 복잡한 바깥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나무와 꽃이 빽빽이 자리한 가운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상, 루르드 성모와 성 베르나데트 조각상이 들어선 ‘하늘 섬’ 같은 이곳은 자연스레 신자들을 묵상의 길로 이끈다. 예수님 조각상이 맞이하는 한가운데 계단, 혹은 왼쪽의 십자가의 길이 놓인 둥근 오르막길에 의해 이곳 지상과 성당이 있는 천상이 분리된 듯하다. 땅에 모든 걱정을 내려두고 한발 한발 천국의 계단을 올라가 본다. 상부 공간의 성당 마당은 태초의 에덴동산이 생각날 만큼, 다른 곳에 비해 나무와 바위, 꽃이 울창하면서도 질서가 공존했다. 성당 건물 바로 앞에는 우람한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다. 몇 년 전 고사 위기를 겪기도 했던 나무의 나이는 200살. 100년 가까이 된 성당의 모든 역사를 나무는 성당 터 한가운데에서 지켜봤다. 느티나무뿐 아니라 봄에는 이름 모를 들꽃까지 가득 피어 성당에 고운 빛을 더한다. 마당에는 놓인 의자와 테이블이 잠시 숨 고르고 쉬라고 반갑게 맞이한다.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성 마리아’ 주보로 모셔…파티마·루르드 성모상도 순례자 맞이 본당은 1928년 설립됐으며 현 성당은 1971년 재건축한 것이다. 본당 주보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성 마리아’ 부조가 성당 종탑 외벽에 걸려 있다. 성모님을 주보로 모신 본당답게 곳곳에는 다양한 성모님이 모셔져 있다. 성당 문 왼쪽에는 돌아가신 예수님을 안고 있는 피에타상이, 성당 안에는 파티마 성모상이 신자들을 맞이한다. 루르드 성모님도 계단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성당의 창문은 형형색색 스테인드글라스 대신 한국의 전통 격자무늬 한지 문을 그대로 가져와 성당의 100년 역사를 드러냈다. 창 옆에는 나무에 파스텔톤 색상을 입힌 십자가의 길을 놓아 바위에 무채색으로 새겨져 있던 마당 십자가의 길과 대조를 이룬다. 성당을 가운데 두고 왼쪽으로 사무실과 교실 등이 있는 몰리마르 관이 있고 오른쪽은 대강당이다. 몰리마르 관 앞에는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몰리마르 신부 흉상과 어우러져 순교의 의미를 더한다. 본당 역사의 시작 하느님의 종 몰리마르 신부…현양과 성역화 노력 지속 몰리마르 신부는 프랑스 님교구 보베르에서 태어났다. 1924년 사제품을 받은 뒤 파리 외방 전교회에 입회했고 1925년 한국에 파견됐다. 황해도 매화동본당, 경기도 병점 공소를 거쳐 1928년 비전리본당(현 평택본당) 초대 주임으로 부임했다. 그는 10여 년을 평택본당에서 사목했다. 부임 전 야산을 매입해 성당 건물을 지은 몰리마르 신부는 서정리(현 평택시 서정동)에 공소 경당을 신축하는 등 신앙의 중심인 성전 건립을 통해 전교에 힘썼다. 매월 본당 소식지인 「성모 월보」를 발행해 신자들을 교육하고 신심을 고취시켰으며, 어린이를 사랑하고 늘 근검절약하면서 청빈한 생활을 했다. 본국에서 휴가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몰리마르 신부는 평택본당 3대 주임과 서정리본당 초대 주임을 역임한 뒤 1948년 대전지목구가 신설되며 충남 금사리본당 주임으로 임명됐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부여로 피신했던 그는 다시 성당으로 돌아와 교우들에게는 나오지 말라고 당부한 뒤 홀로 미사를 봉헌했다. 8월 말 인민군에게 체포된 몰리마르 신부는 대전 프란치스코 수도원으로 압송됐고 9월 23~26일 사이 수도원 뒤편 언덕에서 53세를 일기로 순교했다. 몰리마르 신부는 일찍이 유서를 통해 자신의 유산으로 부여나 규암에 성당이 건축되기를 희망했고, 유언에 따라 1955년 9월에 규암, 1972년 12월에는 부여에 본당이 설립됐다. 마당 끝 쪽에는 경건함이 느껴지는 묘가 있다. 본당 초대 주임 몰리마르 신부의 무덤이다. 오랜 노력 끝에 본당은 2003년 몰리마르 신부의 유해를 모셔 왔다. 교육관의 이름을 ‘몰리마르 관’으로 바꾸고 흉상을 세웠으며, 자료집 발간을 통해 몰리마르 신부를 현양하며 성당 성역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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