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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대구 상동본당, “덜 쓰고 덜 버리며 생태적 삶에 가까워져요”

대구대교구 상동본당(주임 신종호 베네딕토 신부)이 소비를 줄이고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버리지 않고 재사용)를 실현하는 문화 정착에 힘을 쏟고 있다. 공동체의 생태적 회심을 토대로 공동의 집 지구를 돌보는 실천을 하고, 나아가 지역 사회에 ‘덜 쓰고 덜 버리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이다. “미처 다 소비하지 못하거나 앞으로도 소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식재료가 필요한 신자나 지역주민, 또는 어려운 이웃들과 공유하기 위해 설치했습니다.” 본당 생태환경위원회 김진의(요셉) 위원장이 성당 계단 아래에 놓인 ‘공유냉장고’를 보며 이같이 설명했다. 공유냉장고는 신자들뿐 아니라 지역에 사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나눔공간이다. 김 위원장은 “가난한 사람을 돕는 데만 목적이 있지 않다”며 “버려짐 없이 모두 소비될 수 있는 자원순환 운동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공유냉장고 이외에도 본당은 생태환경위원회 주관으로 ‘자원순환센터’를 운영하며 상시로 재활용품을 모아 자원순환을 하고 있다. 연 2회 ‘생태바자’를 열어 사용하지 않은 양질의 제품들을 나눈다. 바자 후에는 남은 제품들을 대구대교구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를 통해 캄보디아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에 보내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유치원 운영을 맡고 있는 김분선 수녀(마리아 도미니카·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는 최근 본당을 찾아 신자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알맹이 성물방’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본당 성물방 자리에 제로 웨이스트숍을 함께 설치한 것이다. 운영 봉사를 맡은 생태환경위원회 위원들은 기존 성물 판매도 하면서 친환경 제품들을 신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알맹이 성물방에는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세제나 식품, 생활용품 등 친환경 제품들이 종류별로 갖춰져 있다. 손정화(마리아 막달레나) 위원은 “처음에는 신자들이 어색해하고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성당 마당에서 두 번의 홍보활동을 펼친 뒤부터 이용이 늘고 있다”며 “사용을 하고 나서는 제품의 필요성을 느껴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본당 신자들은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환경미화를 하는 ‘우리동네 플로깅’을 매월 한 번씩 하고 있다. 지난가을 주민센터로부터 낙엽 정리를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을 정도로 본당의 플로깅 활동은 지역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본당의 이 같은 실천 활동은 교육을 통한 ‘관찰’과 ‘판단’의 결과다. 2022년 10월 생태환경위원회를 조직한 본당은 이후 1년간 신자들과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공부하고, 주일미사 때 생태 동영상을 보면서 생태적 회심과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득했다. 복음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생태 교육에 힘썼던 본당은 이제 실천 단계를 거치며 더 발전적인 생태적 회심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신종호 신부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본당 교우들의 일상 안에 정착되고, 나아가 지역 사회에 확산되면 좋겠다”며 “앞으로는 생태 교육을 넘어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단계들로 강화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신부는 또 “무엇보다 공동의 집이 얼마나 아름답고 우리에게 좋은 곳인지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체험하길 희망한다”며 “깊어진 체험들 속에서 실천에 대한 다짐들이 싹을 틔우면 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16면

대구 왜관본당, 설립 100주년 앞두고 ‘왜관 영성학당’ 개설

대구대교구 왜관본당(주임 허성석 로무알도 신부)은 오는 2028년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인 ‘왜관 영성학당’을 개설한다. 강좌는 2025년 7월 17일부터 2028년 12월까지 매달 셋째 주 목요일에 열리며, 본당 신자뿐 아니라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본당은 3년 앞으로 다가온 설립 100주년을 준비하며 ‘복음의 정신을 삶으로 드러내는 신앙 공동체’라는 본당 사목의 근본 목표에 따라 ▲본당 구조와 운영 방식 변화 ▲신자 재교육 ▲역사 정리와 기록이라는 세 가지 역점 과제를 설정했다. 역점 과제 가운데 신자 재교육 차원에서 진행하게 될 왜관 영성학당은 영성 심화를 통해 신앙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게 하면서, 공동체의 친교와 일치 강화를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강의는 7월 17일 ‘전례란?’을 주제로 허성석 신부가 직접 강의한다. 9월 18일 ‘순교와 순교성월의 의미’, 10월 16일 ‘전례와 신심행위’, 11월 20일 ‘그리스도교적 죽음’ 주제 강의도 허 신부가 맡는다. 12월 4일에는 대림특강을 겸해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윤종식(티모테오) 신부가 ‘전례와 영성생활’을 주제로 강의한다. 왜관 영성학당은 매달 셋째 주 목요일 강의 이외에도 매 주일 오전 6시30분과 10시30분 미사 강론 후 5분 교리, 사순 및 대림 특강, 기타 주제별 특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례와 영성 생활, 순교 영성, 기도 입문, 렉시오 디비나 등 폭넓은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허 신부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꿈꾸는 것에 주년의 의미를 두고, 구체적으로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구현하는 공동체의 모범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이라며 “단순히 일회적 행사로 끝나지 않고 우리 본당 공동체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의 : 054-971-0226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5면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암 투병 중인 하반신 장애 이용우 씨

하반신 마비 장애를 이겨내고 두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이용우(69) 씨. 편안한 노년의 삶을 기대했던 이 씨에게 설암 선고는 비극의 시작이었다. 2024년 9월 설암 4기 진단을 받은 이 씨는 같은 해 11월 혀 일부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후 항암치료를 열심히 받으며 완치에 희망을 걸었지만, 올해 2월 마지막 항암치료를 앞둔 시점에서 암세포가 임파선으로 전이돼 두경부암으로 악화되고 말았다. 임파선에 자리 잡은 두경부암은 동맥이 터질 가능성이 있기에 섣불리 제거 수술을 선택할 수 없다. “저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나쁘게 살지 않았어요. 부끄럽게 살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스무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한순간의 실족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휠체어에 의지한 채 평생을 살아왔다. 당시 음대 작곡과를 다닐 정도로 음악을 즐기고 사랑했던 이 씨는 서커스와 음악밴드에서 기타와 오르간을 연주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음악을 하며 만난 아내와 가정을 이루고 자녀 둘을 낳았다. 그러나 첫째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 아내와 사별해야만 했다. 부정(父情)은 장애를 극복할 힘이 돼 줬다. 어머니 몫까지 하며 이 씨는 어린 두 자녀를 정성스럽게 길러냈다. ‘아버지’ 이용우 씨의 지난 삶은 묵묵한 인내와 헌신의 연속이었다. “더 이상은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 수 없습니다. 너무 큰 짐을 지워준 것 같아 고통스럽습니다.” 자녀들은 이 씨의 설암 수술과 치료비 마련을 위해 그동안 큰 부담을 져야만 했다. 그러나 넉넉지 못한 사정의 자녀들이 고액의 치료비를 온전히 감당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이 씨의 두경부암은 제거 수술이 어려워 항암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항암치료를 계속해도 차도가 없었다. 암세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진은 마지막 희망으로 ‘표적 항암치료’를 제안했다. 표적 항암치료는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치료법으로, 기존의 항암치료보다 정밀하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 방법이다. 다행히 표적 항암치료는 효과가 있었다. 임파선에 부풀어 올랐던 암 덩어리가 세 번의 표적 항암치료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수차례 치료를 이어가지 않으면 지금까지 치료는 소용이 없다.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와 장애인 연금을 합친 110만 원가량이 한 달 수입의 전부. 젊은 시절 모아둔 돈도 지인의 연대보증을 잘못 선 탓으로 한순간에 잃었다. 고액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생명의 위협 앞에서 이 씨는 희망의 끈을 놓아야 할지 기로에 서 있다.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사무국장 이부홍(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는 “작은 손길 하나가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며 “어르신의 고통이 무관심으로 외면되지 않도록, 그분의 마지막 희망이 여러분의 손길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밝혔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5년 7월 2일(수) ~ 7월 22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4면

경북 칠곡서 7월 11~13일 가톨릭 축제 ‘홀리 페스티벌’ 열린다

경북 칠곡군(군수 김재욱)이 주최하는 가톨릭 문화축제 ‘홀리 페스티벌’이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수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 일대에서 열린다. 홀리 페스티벌은 칠곡 지역의 풍부한 가톨릭 문화유산과 관광을 연계한 축제로, 명칭 역시 휴일을 뜻하는 ‘홀리데이’(Holiday)와 ‘신성한’을 의미하는‘홀리’(Holy)를 결합한 중의적 표현에서 착안했다. 관광객들에게 신성한 안식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는 행사로 기획됐다. 신성한 안식과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이 축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왜관 수도원과 가톨릭 고유 문화를 새로운 세대에 소개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페스티벌은 구 왜관성당을 ‘빛의 성당’으로 구현하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공연, 공동체의 삶이 깃든 공간을 수도자와 함께 둘러보는 수도원 투어, 미사 체험, 파이프오르간 연주, 테라스 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이밖에도 보이는 라디오, 감성 버스킹, 왜관스테이 ‘갓생살기’, RPG 형식의 ‘피정의 집의 비밀’, 가수 소향과 DK의 축하 공연도 예정돼 있다. 특히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8시에는 구(舊) 왜관성당에서 ‘이해인(클라우디아) 수녀의 홀리한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생활성가 가수 김정식(로제리오) 씨와 테너 송봉섭(요한) 씨도 함께해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구 왜관성당 앞마당에서는 수도복 입어보기 체험, 십자가 휴대전화 거치대 만들기, DIY 오르골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부스와 먹거리 잔치도 마련된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번 페스티벌은 종교를 넘어 칠곡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행사로, 앞으로 지역 고유의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4면

한국교회 기초 세운 민족운동가 ‘서상돈’, 전시로 만난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상임대표 이명식)는 민족운동가이자 대구대교구 기초 마련에 지대한 공을 세운 서상돈(아우구스티노·1850~1913)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는 ‘서상돈과 아우스딩 젤마나 종(鐘) – 울림, 나눔, 나라사랑’ 기획특별전을 연다. 서상돈 선생 112주기 서거일인 6월 30일부터 10월 27일까지 대구 동인동2가 국채보상운동기록전시관 1층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서상돈 선생의 신앙, 그리고 사회적 연대를 통해 보여준 책임과 나눔 정신을 ‘아우스딩 젤마나 종’이라는 상징을 중심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채보상운동기록물과 함께 펼쳐나간다. 전시의 주요 소재인 아우스딩 젤마나 종은 2023년 새 종을 축복하기 전까지 대구대교구 주교좌계산대성당에 120년 동안 설치돼 있던 종으로 알려져 있다. 제8대 조선대목구장 뮈텔 주교의 기록에는 대구본당(현 주교좌계산본당)이 기존 한옥식 성당을 화재로 잃은 뒤 1903년 뮈텔 주교 주례로 새 성당을 봉헌하면서 아우스딩 젤마나 종도 함께 축복했다고 나온다. 종은 노후화로 파손된 부분을 복원하는 작업을 거쳐 7월초부터 관람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는 이외에도 ▲서상돈 선생이 보부상에서 시민 실천가로 변화하는 과정 ▲대한민국 근대사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전국으로 퍼져갔던 국채보상운동의 연대 움직임 등을 보여 준다. 아울러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각자가 어떤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콘텐츠에도 참여할 수 있다. 관람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과 주일은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무료. ※ 문의 053-257-0221 국채보상운동기록전시관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4면

대구대교구 무학연수원 새 단장…‘신앙교육 거점으로 재도약’

대구대교구 무학연수원(원장 김동진 제멜로 신부)이 약 3년간의 재건축을 마치고 청소년·청년 신앙교육의 거점으로의 재도약을 선언했다. 무학연수원은 6월 21일 경북 성주군 금수강산면 성주로 684 현지에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거행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무학연수원을 운영하는 것은 청소년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한 투자”라며 “한 사람의 청소년을 올바른 어른으로 키우기 위해, 청소년 교육은 교회와 국가, 지방자치가 다 함께 나서서 해야 할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재단법인 대구가톨릭청소년회(이사장 장신호 요한 보스코 주교) 산하 무학연수원은 과거 본당들이 산간학교 장소로 자주 찾았던 성주 무흘구곡에 자리해 있다. 간판에서부터 ‘하느님을 만나는 집’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낸 무학연수원은 ‘젊은이들이 하느님을 만나고 복음화를 위한 사도로 양성되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다. 기존 건물의 노후화와 시대 변화에 따라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무학연수원은 2020년부터 신축 논의를 시작하고, 철거와 설계, 시공 등을 거쳐 새 건물을 준공했다. 신축 무학연수원은 연면적 3691.45㎡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경당과 세미나실, 강당, 카페, 객실, 사제관, 샤워장, 식당 및 다양한 모임 공간이 들어섰으며, 모든 공간에 턱을 없애는 등 장애인 친화시설로 꾸몄다. 외부에는 순환 산책로, 광장, 야영장 등도 조성돼 자연 속에서 신앙과 치유를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축복식에는 장신호 주교와 5대리구 교구장 대리 김준우(마리오) 신부 등 교구 관계자들과 정희용 국회의원(스테파노·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이병환 성주군수, 정영길(소존) 경북도의원 등 지역 정·관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장신호 주교는 “무학연수원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신자들과 신자가 아닌 분들까지 다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며 “오늘을 새로운 출발의 기점으로 삼아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4면

대구 월성본당 자부회, 아빠 사랑 담긴 ‘어린이만을 위한 포차’ 열어

대구대교구 월성본당(주임 김용민 안드레아 신부) 주일학교 아버지들이 ‘아빠 셰프’가 되어 자녀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추억을 선사했다. 본당 주일학교 자부회(회장 김학동 노엘)는 6월 21일 성당 문화관에서 ‘어린이만을 위한 포차(포장마차)’를 열었다. 주일학교 학생들은 이날 행사에서 한 학기 동안 정성과 노력으로 모아온 ‘칭찬카드’를 일일 화폐로 이용해 음식을 구입하고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꼈다. 자부회가 선보인 떡볶이, 튀김, 순대, 꼬치, 어묵, 솜사탕, 슬러시 등 다채로운 메뉴는 아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장준혁(미카엘·초6) 군은 “아빠들의 마음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평소에도 같이 놀아주셔서 늘 감사한 데, 맛있는 음식까지 만들어 주셔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2022년 결성한 본당 자부회는 ‘아이들을 신앙 안에서 성장시키는데 아버지들도 동참한다’는 취지로 주일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함께 놀면서 소통하는 별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평소 전례력에 맞게 주일학교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본당이 필요로 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지난 2년간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포차 행사를 열어 온 자부회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자녀들만을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 김학동 회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한 먹거리 제공을 넘어, 신앙 공동체 속에서 칭찬과 배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어린이들도 본당 공동체의 소속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5면

[인터뷰] 대구대교구 찾은 홍콩교구장 초우 추기경

홍콩교구장 초우사오얀 추기경(Chow Sau-yan, S.J.·周守仁·스테파노)이 6월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대교구를 방문했다. 초우 추기경의 방문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가 홍콩 성 정하상 바오로 한인본당(주임 김종호 요셉 신부) 견진성사를 위해 2024년 10월 홍콩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성사됐다. 대구대교구는 홍콩 한인본당에 1991년부터 전담 사제를 파견하고 있다. “조환길 대주교님께 ‘시노달리타스’를 한문으로 표기한 족자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홍콩교구와 대구대교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함께 걸어가는 좋은 관계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초우 추기경은 10일 오전 대구대교구청에서 교구 사제단과 환담하고 성모당에서 조 대주교와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이어 이틀에 걸쳐 교구 성직자묘지, 대구대교구 대신학교, 관덕정순교기념관, 가톨릭신문사, 대구가톨릭평화방송, 주교좌계산대성당, 대구가톨릭대학교 효성캠퍼스 등을 둘러봤다. “대구대교구의 114년 역사가 교구 곳곳에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놀랍고 감동적입니다. 초대교구장 드망즈 주교님을 시작으로 지난 세월 동안 모든 교구 사제·신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실이라 생각합니다.” 홍콩가톨릭교회 역사는 1841년 홍콩에 지목구가 설정되면서 시작됐다. 현재 홍콩교구 신자는 약 40만 명이다. 초우 추기경은 대구대교구의 사회복지와 교육 활동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홍콩교구 역시 사회복지와 교육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대교구 학교법인 선목학원에는 21개 교육기관과 병원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10개의 사회복지법인과 118개 사회복지시설·단체가 지역사회에서 활동 중이다. 초우 추기경은 특히 대구가톨릭대학교에 24개 국가 1787명의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으며, 그중 1177명이 중국 학생인 것에 놀라워했다. “이번 방문으로 많은 곳을 둘러보고 많은 정보를 교환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대구대교구를 보며 많은 감명을 받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교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초우 추기경은 예수회 소속으로, 2021년 홍콩교구장에 착좌했다. 2023년 9월 30일, 현 레오 14세 교황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과 함께 추기경에 서임됐다.

발행일 2025-06-22 제3447호 21면

[인터뷰] (재)통합의료진흥원 신임 이사장 장병배 신부

6월 12일 재단법인 통합의료진흥원 제5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장병배 신부(베드로·대구대교구 1대리구 교구장 대리)는 “환자 중심의 참다운 전인적 치료 실현이 ‘통합의료’의 시작이고 목적”이라며 “특이 질환뿐 아니라 감기부터 만성질환까지, 어떤 병이든 전인병원에서 치유(Healing)와 돌봄(Care)까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의료진흥원은 현대의학과 한국전통의학을 융합한 신개념 의료모델인 통합의료를 연구, 진료, 교육하고 있다. 통합의료라는 개념과 용어를 처음으로 도입한 통합의료진흥원은 양·한방이 조화롭게 융합된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09년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과 대구한의대학교의료원, 대구광역시가 손을 잡아 탄생했다. 통합의료진흥원의 연구 성과로 치료율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의료를 현실화하기 위해 2015년에는 ‘전인병원’(원장 추성훈 바오로 신부)을 대구 대명동에서 개원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장 신부는 지역민 특히 신자들조차 아직 대구대교구가 전인병원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통합의료진흥원과 전인병원의 존재 이유는 예수님의 전인적 치료를 우리 삶 한가운데서 실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인적 의료를, 사람들을 낫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배웁니다.” 통합의료진흥원은 지난 16년 동안 미국 하버드 암센터 등 세계 유수 의료기관들과 활발하게 연구와 정보 공유, 인적 교류 등을 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규 건강보조성분(NDI) 4건 인증, 국내외 다수 논문 발표, 국제회의 개최 등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10년 동안 전인병원의 진료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장 신부는 전인병원이 많은 사람에게 암과 같은 난치병만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오해되는 것 같다며, 병의 경중(輕重)을 떠나 모든 환자에게 전인적 치유가 이뤄지도록 돕는 병원임을 강조했다. “전인병원의 치료 분야는, 암 환자에게 중요한 전인적 치료뿐 아니라, 의사와 한의사의 통합의료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재활치료에도 특화돼 있습니다. 당연히 일반 감기 환자분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열린 병원입니다. 통합의료진흥원과 전인병원이 많은 분에게, 특히 그리스도의 전인적 치유를 믿는 신자분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합니다.”

발행일 2025-06-22 제3447호 21면

‘소외된 이들과 함께해 온 시간’…예수성심시녀회 설립 90주년 감사 미사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 자비와 사랑을 전해온 예수성심시녀회(총원장 김윤희 이레네 수녀)가 6월 6일 오전 11시 대구 대명동 총원 성당에서 설립 9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감사 미사에서 예수성심시녀회는 설립자 루이 델랑드 신부(Louis Deslandes·한국명 남대영·1895~1972)의 정신을 굳게 간직하며 ‘주님 손안의 연장’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에서 “처음에는 겨자씨 한 알처럼 작고 미미했지만, 지금은 어느 수도회 못지않을 정도로 놀랍게 성장했다”며 “지난 세월 동안 수도회와 또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남대영 신부님과 초기 수도자들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날 빠르게 변천하는 세상 속에서 축성생활자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미사에 앞서 수도회를 시작한 여섯 동정녀 사진과 회헌 및 회칙, 90주년 기념 고리기도를 상징하는 묵주 등이 제대 앞에 봉헌됐다. 수도회는 지난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루이 델랑드 신부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던 의미를 기억하며 올 한 해 동안 공동체별 고리기도를 바치고 있다. 아울러 레오 14세 교황의 설립 90주년 기념 강복장도 이날 공개됐다. 예수성심시녀회는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기를 원한 여섯 명의 동정녀가 당시 경북 영천 용평본당(현 화산공소) 주임 루이 델랑드 신부의 인도로 1935년 12월 8일 공동생활을 시작했던 ‘삼덕당’에서 비롯됐다. 수도회는 이후 1950년 3월 경북 포항 송정해변가(현 포스코 자리)로 이전해 전쟁 고아들과 노인, 장애인 등을 돌봤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따라 포항제철(포스코)에 자리를 내주게 되면서 1969년 본원을 포항 대잠동으로 이전했다. 1992년에는 수녀원 본원이 현재의 대구 대명동에 자리하면서 포항에는 모원만 남게 됐다. 수도회는 2009년 대구·부산·서울 세 관구체제로 편성됐으나 2020년부터는 대구·서울 두 관구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수도회는 설립자 정신에 따라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을 설립하고 노숙인 요양시설 나자렛집, 청소년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루도비꼬집, 무료급식소 요셉의 집 등 여러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 여러 곳의 유아 교육기관에서 몬테소리 교육방법을 중심으로 유아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미얀마, 볼리비아,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지에서도 선교하며 예수성심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발행일 2025-06-15 제344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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