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차 경기장에 고해 부스 150개 설치…대구·인천교구 순례단 로마 시내 성당 순례 이어가
젊은이들의 희년 ‘참회의 날’ 행사가 8월 1일 로마 키르쿠스 막시무스(Circus Maximus)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사제 약 800명이 청소년·청년 순례자들에게 고해성사를 베풀며 마음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했다.
과거 로마 제국 시대 전차 경기장이었던 키르쿠스 막시무스의 넓은 들판에는 임시 고해부스 약 150개가 설치됐다. 고해성사는 사제들이 일정 시간씩 교대로 맡아 진행했으며, 정해진 시간이 되면 안내 방송을 통해 다음 순서 사제들로 바뀌었다. 한국교회 사제들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청년 순례자들을 맞이했다.
각 고해 부스 앞에는 세계 각 나라 국기가 그려진 팻말이 세워져 있어, 해당 부스 사제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체크 표시를 해두었다. 대회 기간 내내 활기차고 흥겨운 분위기에 들떠 있던 청년들도 이날만큼은 경건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보기 위해 부스를 찾았다.
한편 젊은이들의 희년 폐막을 이틀 앞둔 이날 한국교회 청년들은 ‘참회의 날’에 참가하거나 그룹별로 봉헌하는 순례단 미사에 참례했다. 또 로마 시내에서 조별로 순례를 이어나가며 로마 4대 성당뿐 아니라 도시 곳곳에 자리한 각양각색의 성당을 방문했다.
대구대교구 순례자들은 이날 교황청립 안토니오대학교 임마꼴라따 경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평소 작은 형제회 수사들의 공간이던 경당은 이날 순례단을 위해 개방됐다. 순례단은 또 조별로 나뉘어 성 세바스티아노 대성당, 라테라노 대성당 등도 찾았다.
인천교구 순례단도 조별로 로마 순례를 이어갔다. 특히 로마 열두 사도 대성당을 방문한 순례단은 성당 내에 안치돼있는 성 야고보 사도와 성 필립보 사도의 유해 앞에서 묵상하거나, 성당의 웅장한 프레스코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한국교회 1400여 명의 순례단 등 전 세계에서 희년 행사를 위해 로마를 찾은 젊은이들은 8월 2일 오후 3시부터 토르 베르가타(Tor Vergata)에서 열리는 음악과 함께하는 환영 행사와 레오 14세 교황과 함께하는 철야기도(vigil)에 참가한다. 철야기도 후 8월 3일 오전 9시30분에는 같은 장소에서 교황 주례 ‘젊은이들의 희년’ 폐막미사가 봉헌된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